우수(雨水)는 24절기 중 2번째 절기로 이름 그대로 눈이 녹아서 비가 된다는 ‘빗물’이라는 뜻이다. 겨울철 추위가 풀리고 눈, 얼음, 서리가 녹아 빗물이 되고 한파와 냉기가 점차 사라지며 봄이 오는 것을 알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우수는 농사 채비를 시작하는 때로 땅을 갈아야 할 이 시기의 물은 중요한 의미를 지니므로 우수라 했으며 농사의 첫걸음을 떼는 계절이다. 한 해 동안 심을 씨앗을 고르고, 얼어있던 땅을 고르며, 병충해 예방을 위해 논과 밭을 태우는 쥐불놀이를 하는 등 농사의 본격적인 준비를 하는 시기이다. 우수 기간에는 수달이 물고기를 잡아 늘어놓고 기러기가 북으로 날아가며 초목에 싹이 튼다고 한다. 특히 가정에서는 음력 정월 장을 최고로 치기 때문에 집집마다 된장을 담그는 일을 한다.
우수 어간에는 한겨울 삭풍이 잉잉거리고 꽁꽁 얼어붙은 들판은 풀 한 포기 없는 것 같은, 황량하기 그지없는 죽음의 땅처럼 보이는 중부 이북 지역에서도 낮이 길어지고 일조량이 늘어나서 적당한 햇빛과 온도와 수분이 주어지자마자 그 미세한 변화를 알아채고 죽은 듯한 땅에서 온갖 생명들이 소생하기 시작한다. 해는 따뜻한 볕으로 겨울의 황량한 들판을 생명의 땅으로 바꾸어 놓는 천지개벽의 마술 같은 힘을 발휘한다. 우수가 되면 동물들도 더러 동면에서 깨어나기 시작하고, 남녘에서는 동백꽃, 매화, 납매화, 유채꽃, 보춘화, 수선화, 눈꽃풀(snowdrop), 크로커스(crocus)가 피기도 하는 등 봄과 그에 따른 소생의 기운이 온 산천에 가득해져 간다. 그래서 우수 어간에 남녘에서라면 시절의 변화에 민감한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둔감한 사람조차도 봄이 오고 있음을 어느 정도 느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무렵에는 중부지방에서도 매실나무, 산수유, 목련, 벚나무 등의 가지에는 꽃눈이, 은행나무 가지에는 잎눈이, 분화하여 이미 상당한 크기로 망울져 있고, 산야에는 냉이와 민들레를 비롯해 꽃다지, 광대나물, 쑥 등의 이른 풀들이 가녀리게 자라 있다.
우수 즈음의 음식으로는 설날에 이어 계속 먹던 떡국과 만둣국이 있으며 정월 대보름 관련 부럼, 귀밝이술(이명주), 팥죽 등도 우수 즈음에 맛볼 수 있는 음식들이다.
우수와 관련된 속담으로는 “우수 뒤에 얼음같이” 라는 속담은 우수가 지나면 얼음은 이미 녹아 없어졌거나, 슬슬 녹아 없어지고 있는 상태라는 말로 우수가 지나면 날씨가 많이 따뜻해졌음을 알 수 있는 속담이다. “우수 경칩에 대동강 풀린다”라는 속담은 우수 경칩이 오면 추운 북쪽의 대동강도 풀려 봄기운이 완연해진다는 뜻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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