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立春(2.4)

nyd만물유심조 2022. 2. 2. 14:15




立春은 24절기의 첫번째 절기로 ‘봄의 기운이 다다르다’라는 뜻이다. ‘설 립(立)’에는 물리적으로 선다, 설립하다는 의미뿐 아니라 ‘어떤 장소나 경우, 상황으로 나아가 다다르다’ 라는 뜻이 함께 있다. 
立春에는 농경의례와 관련된 행사가 많으며 입춘이 되면 도시 시골 할 것 없이 각 가정에서는 기복적인 행사로 입춘축(立春祝)을 다가올 일년 동안 대길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글을 대문,벽이나 문설주, 문지방 따위에 써 붙이는 풍속이 있다. 이를 ‘입춘방’(立春榜) 또는 ‘입춘첩’(立春帖)이라고 한다. 입춘방의 문구로 가장 많이 쓰이는 ‘입춘대길’(立春大吉)은 입춘을 맞이하여 집안과 나라에 길운을 기원한다는 뜻으로 써 붙이고. 또 밝은 기운을 받아들이고 경사스러운 일이 많이 생기라고 기원하는 글인 ‘건양다경’(建陽多慶)도 입춘방으로 자주 쓰였다.
이외에도 나라는 태평하고 백성은 편안하며 집집이 넉넉하다는 의미를 가진 국태민안 가급인족(國泰民安 家給人足), 문을 열면 복이 들어오고 땅을 쓸면 황금이 나온다는 개문만복래 소지황금출(開門萬福來 掃地黃金出) 같은 문구를 입춘축에 썼다. 또 사악한 기운을 물리치기 위해 용(龍)과 호(虎) 자를 종이에 각각 적어서 거꾸로 대문에 붙이기도 했다.

그러나 요즘에는 누구나 알 수 있는 우리 말로 쓰고 싶은 사람들이 '들봄한볕 기쁨가득'이라고 써 붙이기도 한다. 이와같이 옛것을 낡은 것으로 여기고 버리는 것보다 오늘날에 맞춰 고쳐 쓰는 것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입춘축'도 들봄 때 쓰는 글이니까 '들봄글' 이라고 할 수도 있겠고 들봄 때 기쁜 일이 많기를 바라고 비는 것이니 '들봄빎'이라고 해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입춘에는 특별한 음식을 만들어 먹기도 했는데 궁중에서는 경기도의 산간 지방에서 딴 미나리싹, 무싹 등에 겨자즙을 넣고 무친 '오신반'(五辛飯)을 수라상에 올렸고, 민간에서도 봄기운을 느낄 수 있는 햇나물을 먹었다.
지역별로 독특한 입춘 문화도 있었다. 제주도에서는 풍년을 희망하며 입춘굿을 벌이고, 서울과 경기도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는 보리뿌리로 그해의 풍흉을 예측하는 보리뿌리점을 봤다.
입춘이 봄의 시작이라지만, 다음 절기인 우수(2월 18일)와 경칩(3월 5일)까지는 추위가 완전히 가시지 않기 때문에 입춘과 관련된 속담 중에는 '입춘에 장독 깨진다', '입춘 거꾸로 붙였나', '입춘 추위는 꿔다 해도 한다' 등 추위를 원망하는 것이 유독 많다.

'정학유의 농가월령가’에 보면 “정월은 맹춘이라 입춘, 우수 절후로다, 산중간학에 빙설은 남았으나 평교 광야에 운물이 변하도다.(중략) 산전수답을 상반하여 힘대로 하오리라. 일년 풍흉은 측량하지 못하여도 인력이 극진하면 천재는 면하리니 제각기 근면하여 게을리 굴지마라.”라고 쓰여 있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달(Moon) 이란 천체는?  (0) 2022.02.15
정월 대보름  (0) 2022.02.14
설날 아침. 瑞雪  (0) 2022.02.01
설날  (0) 2022.01.27
몸에 좋다는 1능이 2표고 3송이 버섯  (0) 2022.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