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추분

nyd만물유심조 2022. 9. 19. 20:39


추분(秋分)은 24절기의 16번째로 태양 황경이 180도가 되는 때를 말한다. 동지 이후 낮의 길이가 조금씩 길어져 춘분이 되듯이, 하지 이후 낮의 길이가 조금씩 짧아져 추분이 되면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진다.

추분 이후부터는 차츰 낮이 짧아져 바야흐로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다가오는 시점이다. 실제로 춘분과 추분에는 낮의 길이가 8~9분 더 길다. 낮과 밤의 길이가 12시간 씩 같은 날은 춘분일보다 3~4일 전, 추분일보다 3~4일 후다.

추분과 춘분은 기온을 비교해보면 추분이 약 10도 정도가 높다. 이는 여름의 더위가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다. 추분에는 벼락이 사라지고 곤충들은 땅속으로 숨고 물이 마르기 시작하며 태풍이 부는 때라고도 하였다. '추분이 지나면 우렛소리 멈추고 벌레가 숨는다.'는 속담도 있고, 덥고 추운 것도 추분과 춘분까지이다 라는 말이 있다.

춘분과 추분에 일어나는 또 다른 흥미로운 현상은 태양이 정동에서 뜨고 정서로 진다는 것이다. 이는 동서남북이 없는 북극과 남극을 제외하고 지구 상의 어느 곳이든 마찬가지이다. 그 이유는 우리가 어디에서 있든 지평선 상에서 정동 쪽과 정서 쪽 지점은 천구의 적도와 지평선의 교차점에 해당한다. 춘분과 추분에는 태양이 천구의 적도 바로 위에 위치한다. 이러한 이유로 춘분과 추분 당일 태양은 지구 전체에서 정동에서 떠서 정서 쪽으로 지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위치에서 동쪽과 서쪽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려면 춘분과 추분에 밖에 나가 해가 뜨고 지는 방향을 살펴보면 된다.

추분 즈음에는 논두렁·밭두렁에 심은 콩들도 익어 가고 고추는 날로 붉은색을 더하니 볕 좋은 때에 따서 잘 말려야 한다. 노랗게 익은 큼지막한 호박과 탐스러운 박은 거두어 깎아 말려 호박고지, 박고지를 만들어 겨울을 나는 요긴한 반찬거리로 준비해야 한다. 고구마순도 거둬들이고 짬짬이 산에 올라 산채를 말려 묵은 나물을 준비하기도 한다. 들깨를 거두기 전에 깻잎을 따서 된장·간장에 저장해 겨우살이를 준비하는 것도 이 즈음이다. 가을을 대표하는 과실은 밤으로 뾰족한 가시로 무장한 송이가 벌어진다.

벼를 수확하기 위해서는 논의 물을 빼야 한다. 논의 물을 빼면 논에 살고 있던 미꾸라지들이 논바닥으로 들어가기 시작하는데 이때 잡은 미꾸라지를 가을 물고기라고 해서 秋魚라고 하며 미꾸라지로 만든 탕이 추어탕이다. 이때의 제철 음식은 고등어, 광어, 갈치, 가지, 버섯, 호박고지, 박고지, 깻잎, 고구마순 등이다.

추분에 부는 바람을 보고 이듬해 농사를 점치는 풍속이 있는데 이날 건조한 바람이 불면 다음해 대풍이 든다고 생각한다. 만약 추분이 사일(社日) 앞에 있으면 쌀이 귀하고 뒤에 있으면 풍년이 든다고 생각한다. 바람이 건방(乾方: 정북과 정서사이 45도 각도 안의 방향)이나 손방(巽方: 정동과 정남사이 45도 각도안의 바향)에서 불어오면 다음해에 큰 바람이 있고 감방(坎方: 정북을 중심으로 한 45도 각도 안의 방향)에서 불어오면 겨울이 몹시 춥다고 생각한다. 또 작은 비가 내리면 길하고 날이 개면 흉년이라고 믿었다.
※사일(社日)이란 :
사(社)는 땅귀신을 의미한다. 춘추로 2회 있는데 봄의 것을 춘사일(春社日), 가을 것을 추사일(秋社日)이라 한다. 춘사일은 입춘 후 제5무일(戊日)로, 3월 17∼26일에 있으며, 추사일은 입추 후 제5무일로, 9월 18∼27일에 들게 된다. 제비는 춘사에 날아와서 봄을 알리고, 추사에 떠나 가을을 알린다고 한다. 춘사에는 부지런히 일하자는 뜻에서 그리고 추사에는 풍성하게 된 것을 기뻐하자는 뜻에서 지신(地神)과 농신(農神)에게 제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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