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 운하는 1914년 미국에서 인력과 자본을 투입해 처음 개통했다. 미국이 신생 독립국인 파나마와 조약을 맺어 건설한 뒤 85년 가량을 직접 운영하다가 1999년 파나마에 운영권을 반환했다. 즉 파나마 운하는 1914년 미국이 필리핀과 중국 등 태평양지역 진출을 목적으로 미 동부와 대서양에 있는 함선들이 빠르게 태평양으로 넘어갈 수 있도록 파나마에 설치됐다.
이후 미국이 소유권을 행사하며 관리하다가 지미 카터 행정부 때인 1977년, 미국 정부는 파나마 측에 운하를 반환하겠다는 조약을 체결했으며, 1999년 12월 31일 운하 전체가 반환됐다. 그후 파나마 정부는 2007년 대규모 확장공사를 진행한 후 통행료를 지속적으로 인상해왔다.
일각에서는 파나마 운하 통행료로 불거진 미국과 파나마 정부간 마찰의 이면에는 대중국 견제 목적이 숨어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제적, 군사적으로 중요한 요충지인 파나마가 최근 친중국가로 돌아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2017년 파나마 정부는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정식 수교를 체결했다. 이에따라 중국 정부는 2018년부터 대사관을 새로 건립하기 위해 파나마운하 입구 인근의 토지를 매입하려 했는데 ,미국 정부가 강하게 반발해 세우지 못했다. 아직까지 중국 대사관은 파나마 내 상업지구에 임시로 운영 중이다. 이후 미국 정계 안팎에서 파나마 내 중국 영향력 강화를 크게 경계해왔다고 CNN은 전했다.
현재 파나마 운하 인근 주요 5개 항구 중에 2곳은 홍콩계 기업 CK허치슨이 운영 중이다. 또한 중국 정부와 기업들이 운하를 가로지르는 새로운 다리 건설 등 인프라에 10억달러(약 1조4500억원) 이상 투자하고 있다. 중국이 경제적 영향력을 통해 파나마에서 점차 존재감이 커지면서 전통적인 친미국가였던 파나마가 친중국가로 돌아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 공화당 내에서도 이러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최근 새 트럼프 행정부의 법무장관으로 지명됐다가 떨어진 맷 게이츠 전 하원의원은 "우리는 파나마에서 운하를 되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중국에서 되찾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최측근 인사로 알려진 마이크 데이비스 전 상원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 담당 수석 법률전문위원도 "중국이 파나마 운하를 점령하고 있으며 우리는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고 경고했다.
*** 파나마 건설 역사
이 운하는 현재 대서양의 콜론에서 태평양 연안의 파나마 시티까지 81㎞를 연결하고 있다. 1534년 스페인 당국에 의해 오늘날의 운하와 거의 같은 경로를 따라 계획된 뒤, 1880년 프랑스가 총대를 메고 나서면서 본격적으로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당시 수에즈 운하 개통을 지휘한 기술자이자 외교관인 페르디낭 마리 레셉스(1805~1894)가 이끄는 프랑스 공사팀이 맡았다. 세계 여론은 수에즈 운하 개통의 기술 경험이 있기에 파나마 운하도 문제 없으리라 봤다. 하지만 워낙 난공사에 인부들이 사고 및 질병으로 무려 2만 2천 명이나 사망하자 결국 프랑스도 9년 만에 막대한 피해를 보고 물러났다. 그리고 책임자인 레셉스는 막대한 빚을 지며 파산하여 정신이상까지 일으켜 늘그막을 비참하게 지내다 죽었다. 보다 못한 미국이 1855년에 같은 경로를 따라 철도를 먼저 개통해서 운하가 개통되기 전인 50여 년 동안은 대서양-철도-태평양 루트로 여객이나 화물이 환승이라도 할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물론 이 철도도 말라리아와 황열병으로 삽질해가면서 겨우 개통했다. 그나마 운하보다는 공사 난이도가 낮아서 성공할 수 있었다. 이 철도는 2023년에도 여객열차, 화물열차 둘 다 운행 중이다. 말라리아 문제를 해결한 미국은 당시에는 생소하던 전기까지 끌어와서 건설에 박차를 가했다. 그리하여 1914년 8월 15일에 완공시켰다. 그러나 이렇게 성공시킨 미국도 약 6천 명 가까운 사망자를 냈고, 이 운하 개통공사 과정에 총 2만 8천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파나마 운하의 높이는 해수면보다 최대 26미터 높다. 선박들은 도크에 들어온 뒤 물을 채워 더 높은 위치의 도크로 올라가게 되고 운하 중간에 위치한 가툰 호수를 거쳐 다시 도크로 들어가 물을 빼 내려가며 계단식으로 운하를 통과하여 바다로 들어가게 된다. 이러한 갑문 엘리베이터에 쓰이는 물은 가툰 호수에서 끌어 쓰고 있다. 배가 운하를 지날 때는 예인선과 전동차들의 인도를 받아야 한다. 운하를 모두 통과하는 데 8시간, 대기시간 등을 합치면 24~30시간 가량 걸린다.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려면 전폭이 33m로 제한되는데, 미 해군 최대의 전함인 아이오와급의 전폭은 32.97m로 통과 가능하다. 그리고 현대의 항공모함, 특히 미 해군의 주력 항공모함인 니미츠급 항공모함은 파나마 운하 통과가 불가능하였으나,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파나마 운하의 북쪽 가까운 곳에 폭이 2배 정도 되는 신 파나마 운하를 건설했다. 새로운 파나마 운하는 대략 폭 49미터, 12만톤급 선박도 통항이 가능하다고 하며, 이미 각국 조선소에서는 새로운 네오 파나맥스(Neo-Panamax) 규격에 맞춰 선박을 열심히 팔고 있다. 가툰 호수의 물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호수의 확장공사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