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종(芒種)은 24절기중 9번째 절기이다. 망(芒)은 벼, 보리처럼 까끄라기가 있는 곡물을, 종(種)자인 씨앗을 뿌리기 적당한 시기란 뜻이다.
요즘엔 기온이 달라져 빨라졌지만 예전에는 모내기와 보리 베기에 알맞은 때였다. 그래서 ‘보리는 익어서 먹게 되고, 볏모는 자라서 심게 되니 망종이요’, ‘햇보리를 먹게 될 수 있다는 망종’이라는 말도 있다. ‘보리는 망종 전에 베라.’는 속담이 있듯이 망종까지는 모두 베어야 논에 벼도 심고 밭갈이도 하게 된다는 것이다. 망종을 넘기면 바람에 쓰러지는 수가 많기 때문이다.
지금은 모의 성장기간이 10일 이상 단축되었기 때문에, 한 절기 앞선 소만(小滿) 무렵에 모내기가 시작되지만 예전에는 모내기와 보리 베기가 겹치는 이 무렵의 바쁜 농촌 상황으로 남쪽에서는 이 때를 ‘발등에 오줌싼다’고 할만큼 1년 중 제일 바쁜 때였다. 아무튼 망종까지는 보리를 모두 베어야 빈터에 벼도 심고 밭갈이도 할 수 있다. 또 이 시기는 사마귀나 반딧불이 나타나기 시작하며, 매화가 열매 맺기 시작하는 때이다.
망종에는 ‘망종보기’라 해서 망종이 일찍 들고 늦게 듦에 따라 그해 농사의 풍흉을 점친다. 음력 4월에 망종이 들면 보리농사가 잘 되어 빨리 거두어 들일 수 있으나, 5월에 들면 그해 보리농사가 늦게 되어 망종 내에 보리농사를 할 수 없게 된다. 곧, 망종이 일찍 들고 늦게 듦에 따라 그해의 보리수확이 늦고 빠름을 판단하는 것이다.
“망종이 4월에 들면 보리의 서를 먹게 되고 5월에 들면 서를 못 먹는다.”고 하는 속담이 있다. 보리의 서를 먹는다는 말은, 그해 풋보리를 처음으로 먹기 시작한다는 뜻이다. 예전에는 양식이 부족해서 보리 익을 때를 기다리지 못하고 풋보리를 베어다 먹었다고 한다.
망종 날 풋보리 이삭을 뜯어 와서 손으로 비벼 보리 알을 모은 뒤 솥에 볶아서 맷돌에 갈아 채로 쳐 그 보릿가루로 죽을 끓여 먹으면 여름에 보리밥을 먹고 배탈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망종 시기가 지나면 밭보리가 그 이상 익지를 않으므로 더 기다릴 필요 없이 무조건 눈 감고 베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보리는 망종 삼일 전까지 베라.”는 말이 있다.
전라남도와 충청남도 · 제주도에서는 망종 날 하늘에서 천둥이 요란하게 치면 그해 농사가 시원치 않고 불길하다고 한다. 경상남도 도서(島嶼)지방에서는 망종이 늦게 들어도 안 좋고 빠르게 들어도 안 좋으며 중간에 들어야 시절이 좋다고 한다. 특히 음력 4월 중순에 들어야 좋다고 하며, 또 망종이 일찍 들면 보리농사에 좋고, 늦게 들면 나쁘다는 말도 있다. 제주도 지역에서는 망종이 일찍 들면 그해 보리가 좋고 늦게 들면 보리가 좋지 않다고 하며 또 이날 우박이 내리면 시절이 좋다고 한다.
망종 시기의 식재료는 식탁을 화사하게 밝히는 여름 꽃 옥잠화, 비비추 꽃, 아카시아 꽃은 5~6월의 식탁을 밝히는 특별한 식재료다. 입맛 사로잡는 병풍나물, 비름, 질경이, 코끝 진한 특유의 향을 내뿜는 방앗잎, 뽕나무순, 고수, 향긋한 부추, 쑥갓, 입맛 돋우는 열무, 배추, 상추, 알이 통통하게 오른 감자까지 한 상 푸짐한 계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