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콰도르 선거관리위원회는 4월13일(현지시간) 치러진 대선 결선에서 개표율 92.00% 기준 국민민주행동(ADN) 소속 다니엘 노보아 (37) 대통령이 55.88%를 득표해 좌파 루이사 곤살레스 시민혁명운동 후보(44.12%)를 제치고 당선됐다고 밝혔다. 곤살레스 후보는 결과에 불복하며 “선관위에 재검표를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두 후보는 1차 투표에서 박빙 승부를 벌였으나 승기는 결선투표에서 노보아 대통령 쪽으로 완전히 기울었다. 지난 2월 1차 투표에서 노보아 대통령은 곤살레스 후보를 0.17%포인트로 아슬아슬하게 앞서, 결선에서 초박빙 승부가 펼쳐질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했다. 하지만 노보아 대통령이 10%포인트 이상 앞서면서 승부가 확정됐다.
이번 대선은 두 사람의 리턴 매치로, 이들은 2023년 비리 의혹에 내몰린 기예르모 라소 전 대통령의 퇴진으로 열린 조기 대선에서 맞붙었다. 당시 노보아 대통령은 1차 투표에서 2위로 결선 투표에 진출한 뒤 역전승을 만들어냈다.
1987년 11월생으로 ‘세계 현직 최연소 대통령’인 그는 바나나 무역으로 성공한 부자 가문 출신이다. 부친은 5차례 대권에 도전했으나 모두 실패한 알바로 노보아 전 국회의원(74)이다. 노보아 대통령은 사업가 출신으로 사실상 무명인 상태에서 2021년 정치에 뛰어들었지만 정치 신인에 대한 대중의 기대와 젊은 이미지, 선명한 친기업 성향 등이 호응을 얻으며 정치 입문 2년 만에 대통령, 4년 만에 재선 대통령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노보아 대통령은 친기업 정책과 부패 척결, 강력한 치안 유지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임기 동안 살인 범죄 건수가 줄어드는 등 치안 강화 정책이 성과를 내기도 했다. 현지 일간 엘우니베르소는 노보아 대통령이 당파적인 정책을 피하며 정치 거부감이 높은 청년과 중산층 내에서도 인기를 얻었다고 분석했다. 반면 잦은 정전과 높은 실업률, 베로니카 아바드 부통령과의 정쟁 등으로 비판을 받았다.
미국에서 태어나 하버드대,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등에서 공부한 그는 대표적인 ‘친미’ 정치 지도자다. 대선 유세 과정에서도 몇 차례 미국을 찾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관계에 공을 들였다. 노보아 대통령 당선으로 한국-에콰도르 전략적경제협력협정(SECA) 발효에도 속도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임기는 오는 5월24일부터 4년이다. 앞선 임기는 중도 퇴진한 전임 대통령의 남은 임기 1년6개월이었다. 뉴욕타임스는 에콰도르 유권자 사이에서 ‘노보아 대통령에게 더 많은 시간을 줄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