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춘분(3.21)

nyd만물유심조 2022. 3. 17. 11:47





춘분(春分)은 24절기의 4번째 절기이다. 태양 황경이 0°가 되는 때로 낮과 밤의 길이가 같으며 이 날 이후부터 하루 중 낮의 길이가 밤의 길이보다 점차 길어진다.
그런데 사실 춘분과 추분은 낮의 길이가 더 길다. 그 이유는 태양은 천구상에서 다른 별들과 달리 점광원이 아니기 때문에 일출과 일몰시 태양의 고도는 0도가 아니고 -0.8도 가량 되기 때문으로 실제 춘분의 낮·밤 길이는 태양 반지름만큼 오차가 생기는 것이다.
이날 태양이 남쪽에서 북쪽으로 향하여 적도를 통과하는 점, 곧 황도(黃道)와 적도(赤道)가 교차하는 점인 춘분점(春分點)에 이르렀을 때, 태양의 중심이 적도 위를 똑바로 비추어, 양(陽)이 정동(正東)에 음(陰)이 정서(正西)에 있으므로 춘분이라 하는 것이다. 이날은 음양이 서로 반인만큼 낮과 밤의 길이가 같고 추위와 더위가 같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춘분을 전후해서 봄보리를 갈았고, 담을 고치고 들나물도 캐어먹었다. 그리고 농사의 시작인 애벌갈이(논밭을 첫 번째 가는 일)를 엄숙하게 해야만 한 해 동안 걱정 없이 넉넉하게 지낼 수 있다고 믿었다. 또, 춘분 당일의 날씨를 보고 그 해 농사의 풍년을 점치기도 했는데 춘분에 비가 오면 병자가 드물고, 춘분에 구름 한 점 없이 청명하면 열병이 들어 만물이 자라지 못한다 하여 구름이 많고 어두운 것이 좋다고 여겼다. 이 외에 춘분 구름 색이 푸르면 충해를 입고, 붉으면 가뭄, 검으면 수해, 누런 색이면 풍년이 든다고 점을 치기도 했다.
또 이날 동풍이 불면 보리값이 내리고 보리 풍년이 들며, 서풍이 불면 보리가 귀하며, 남풍이 불면 오월 전에는 물이 많고 오월 뒤에는 가물며, 북풍이 불면 쌀이 귀하다고 하였다.
이 즈음에는 바람이 많이 불어 “2월 바람에 김치독 깨진다.”, “꽃샘에 설늙은이 얼어죽는다.” 라는 속담이 있듯이 2월 바람은 동짓달 바람처럼 매섭고 차다.
이는 풍신(風神)이 샘이 나서 꽃을 피우지 못하게 바람을 불게 하기 때문이라 하여 ‘꽃샘’이라고 한다. 또 이때에는 고기잡이도 나가지 않고 먼 길 가는 배도 타지 않았다.

국보31호인 첨성대(瞻星臺)는 춘분이 되면 태양이 남중(南中•해가 하늘 한가운데 온 순간)할 때 정 중앙에 뚫린 네모난 창문에 광선이 창문 속까지 완전히 비쳐 춘분 분점(分點)을 정확히 알려준다. 팔만대장경이 있는 가야산의 장경각 입구 역시 춘분에 얽힌 작은 비밀이 담겨있는데, 춘분과 추분 오후 3시경이면 장경각 입구의 동그란 문으로 들어선 햇살이 맞은편 지분 기와 사이로 내려서면서 땅에 연꽃 모양의 햇살이 생겨 3분간 연꽃이 땅에서 피어난다고 한다.

한편 춘분에는 태양간섭현상으로 인한 통신장애가 발생할 수도 있다. 태양간섭 현상은 태양과 통신위성, 지구의 중계 안테나가 일직선으로 놓일 때 위성신호보다 훨씬 큰 태양전파가 통신망에 영향을 미쳐 일어난다. 이 기간에는 위성을 이용한 국제통신 회선에 잡음이 생겨 국제전화 및 위성방송의 송·수신 품질이 떨어지거나 일시적으로 중단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태양간섭 현상은 매년 춘분과 추분을 전후해 매일 수초에서 10여분간 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