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소탐대실(小貪大失)의 유래

nyd만물유심조 2022. 3. 17. 11:07

소탐대실(小貪大失)
(小 작은 소, 貪 탐낼 탐, 大 큰 대, 失 잃을 실. penny wise and pound foolish)

중국 춘추전국시대, 약 기원전 316년, 진(秦)나라 혜왕(惠王)은 이웃 나라인 촉나라(蜀)를 공격하려고 했다. 당시 촉은 별볼일 없는 나라였지만 수백여년동안 진나라랑 싸우고 견딜 정도였기에 놔두자면 골치가 아플게 뻔하고, 강력한 적국인 초나라를 견제하고자 그 가운데 있는 촉을 멸망시키는 게 국익에도 이롭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촉나라를 정벌하기 위해 군대를 거느리고 가지만 길이 험하고 까마득한 계곡을 끼고 가파른 협곡을 지나야 해 적군보다 지형지물이 더 적이 될수 있다 생각하고 다시 돌아온다. 그러나 혜왕은 단념 할수가 없어 중신들을 모아놓고 방법을 모색하는중 똑똑한 신하 한명이 역공보다는 재치있는 대응이 필요할것 같다고 제안, "좋은 방법이라도 있는가?"라고 묻자 "촉나라 군주는 물욕이 많다고 하니 그 점을 이용해서 귀중한 보물을 선사할 것처럼 하여 촉나라 왕의 마음을 들뜨게 해 놓고 그 허점을 파고들면 전하의 소망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말을 들은 혜왕은 몹시 기뻐하면서 바로 작업에 착수한다. 먼저 집채만한 옥괴(玉塊)를 캐어 운반한 다음 황소를 조각해서 그 안에 돈과 비단을 잔뜩 넣고 촉왕한테 선사할 예물이라고 은근슬쩍 흘리며 소문을 냈다. 예상대로 그 소문은 바람을 타고 촉왕의 귀에 들어갔다.

촉왕은 너무 좋아하며 “아니, 뭐라고? 진왕이 과인을 존경하여 그런 보물을 선사하고자 준비하고 있다고? 지난번엔 무모한 전쟁을 도발하더니 이제야 과인을 제대로 알아보는가 보군.” 하며 만족해 한다. 허나 촉나라 신하들 중에는 진나라 임금의 야심을 꿰뚫어보고 경계해야 될 일이라고 간언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물욕이 많은 촉왕은 별로 중요하게 생각지 않는다.
마침 그때 진나라의 사신이 도착하자 반갑게 맞이한다.
“저희 임금께서는 양국 관계를 영원한 우호로 다지고자 옥으로 만든 소(玉牛 황금똥을 누는 소)를 선물로 준비하고 계십니다. 우선 전하의 궁금증을 덜어 드리고자 도면(圖面)과 선물 목록을 가지고 신이 미리 찾아뵌 것입니다.”
촉왕이 언제쯤 선물을 받아 볼수 있을지 다급 한 마음에 물어봤다. 선물은 거의 완성이 됐지만 이곳까지 운반하는데 어려움이 있어서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이곳으로 통하는 길이 좁고 가파른 협곡이어서 잘못 실수하면 떨어지거나 손상이 될수 있기 때문에 조심조심 다루자면 한 2년 정도는 걸릴것 같습니다.

촉왕은 2년이란 말을 듣자 놀라며 진왕이 "그렇게 수고를 하는데 나도 가만히 있을수 없지요. 산을 깎고 계곡을 메꾸어 길을 만들 어 선물을 가져오는 진나라의 수고를 조금이라도 덜어 드리리다" 라고 말한다.
촉의 백성들은 노역에 끌려 나가 길을 넓히고 백성들의 원망의 소리는 높아가고 조정 안에 도 불만의 이야기가 들리지만 이미 눈 앞에 어른 거리는 옥우에 정신이 팔린 촉왕의 귀에는 아무 소리도 들어오지 않는다. 드디어 길이 완성되고 혜왕은 거창한 예물 행렬을 촉을 향해 출발시킨다. 특별히 제작한 대형 수레에 옥우와 다른 예물들을 잔뜩 실고 약탈 위험으로부터 보호한다는 구실로 중무장한 정병 수만 명을 앞뒤에 세운다. 이윽고 예물 수레가 국경에 도달하자 촉의 파수병들은 호위대의 어마어마한 위용에 놀라 여러 사람들의 낯빛이 변했으나 옥우에 눈먼 우매한 촉왕은 다 무시하고 오직 옥우에 만 시선이 꽂혀있었다.
촉왕을 비롯한 대신들과 백성들은 소문을 불러일으킨 그 진기한 보물을 구경하려고 저자거리에 함빡 몰려나왔다.

그때, “지금이다~!”

대기하던 진나라군 15만명은 즉시 행동에 들어갔다. 아비규환 속에 피는 강을 이루었고 사방에 불길이 치솟게 된다. 촉의 세력을 완전히 제압한 진나라군은 궁궐에 진입하여 욕심꾸러기 촉왕이 그동안 모아 놓은 재물을 약탈하여 징발한 수백 대의 수레에 잔뜩 실고 한편으로는 옥우속에 넣어 왔던 물건까지 꺼내어 실은 다음 빈 껍데기는 버린채 유유히 개선길에 오른다.

촉왕이 기대하던 玉牛만 생각하다 보니 촉나라가 참패를 당하게 된 것이다. 작은 물욕을 채우려고 하다가 큰것 즉, 나라를 잃게 된 슬프면서도 재미있는 유래이다.

소탐대실의 예.
① 조금 더 빨리 가겠다고 과속하다가 소탐대실 큰 사고가 날 수 있다.
② 눈앞의 이익만 보고 가격을 올렸다가 소탐대실 손님이 반으로 줄었다.
③ 상대방을 비난하는 전략은 오히려 자신을 깍아내리는 소탐대실이다.
④ 다리를 꼬는 자세는 잠시 편할 수 있지만 소탐대실 척추에 무리를 준다.
⑤ IT 산업은 소탐대실 눈앞의 이익보다는 미래 먹거리를 개발해야 한다.
⑥ 기차표를 구입하기 아까워 무임승차를 했다가 소탐대실 10배 벌금을 물었다.
⑦ 조금만 더 오르면 팔아야지 생각했다가 소탐대실 큰 손해를 입고 말았다.
⑧소탐대실 괜한 자존심을 부리다가 더 큰 후회를 하게 되었다.
⑨ 택시비가 아까워 버스를 기다렸다가 면접 시간에 늦어서 탈락했다.
⑩ 약값 이 비싸다고 먹지 않았더니 소탐대실 병원비가 더 나온다.
⑪ 치과 비용을 아깝게 생각하다가 이가 모두 썩어서 소탐대실이 되었다.

- 소탐대실을 영어로는 "penny wise and pound foolish" 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영국 통화에서 유래한 표현인데, penny는 푼돈을 의미하고 pound는 큰 돈을 의미한다. (1파운드는 본래 240페니였지만 현재는 100페니이다.)
Cambridge Dictionary Online에서는 "penny wise and pound foolish"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to be ​extremely ​careful about ​small ​amounts of ​money and not ​careful enough about ​larger ​amounts of ​money
푼돈에는 매우 조심하면서 큰 돈에는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것으로, 실제 돈과 관련된 표현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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