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일 11시에 1차대전 종전되다. 종전기념일이자 추모의 날, 영국을 비롯한 영연방 국가에서 11월 11일의 의미는 사뭇 다르다. 추모의 날이다. 영국을 비롯해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영연방국가에선 이날이 종전기념일(Armistice Day)이다.
1914년 시작된 제1차 세계대전이 1918년 11월 11일에 끝났다. 당시 영국은 1차대전 종결 시간을 그리니치 표준시로 오전 11시로 맞췄다. 11월 11일 11시다. 영 연방 지역에선 이를 11번째 달, 11번째 날, 11번째 시간(Eleventh Month, Eleventh Day, Eleventh Hour)이라고 말한다. 11이 세 차례나 겹치도록 한 것은 두고두고 기억하기 쉽게 할 목적이었다. 영연방에선 종전기념일이 공휴일이 아니다. 대신 이 날과 가장 가까운 일요일을 ‘현충 일요일(Remembrance Sunday)’이라 부르며 추모의 날로 삼는다. 런던에선 이날 오전 11시 시내 한복판에 있는 전몰장병 추념비인 ‘세너타프(Cenotaph)’ 앞에서 국가 공식 추념식을 연다.
11월 11일 전후해 영국과 영연방에선 가슴에 빨간 꽃 ‘포피’를 단다.
왕족, 정치인, 공직자, 연예인 등 스스로 공동체를 위해 봉사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가을이 오면 가슴에 빨간 포피 조화를 달고 다닌다. 심지어 퍼브서도 카운터에 쌓아놓는다. 그 앞에 작은 저금통이 있어 각자 알아서 성의를 표시하고 포피 조화를 가져간다. 자연스럽게 젊은이들도 포피 달기에 동참할 수 있다. 저금통에 모인 판매수익금은 전몰장병 추모사업과 유가족 돕기에 사용된다. 추모행사가 오랜 세월 생활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
독특한 것은 따로 현충일이 있는 미국에서도 1954년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에 의해 이날이 ‘재향군인의 날(Veterans Day)’이 됐다는 점이다. 전쟁에 참전했거나 군에서 복무했던 모든 재향군인을 기린다. 공동체를 위한 희생을 되새기는 날이다.
1차대전은 연합군 4300만 명, 추축군 2500만 명 등 6800만 명 이상이 징집돼 1000만 명 가까이 전사한 살육의 역사다. 군인 2400만과 민간인 5000만 명이 희생된 제2차 세계대전에 이은 인류사의 대참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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