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정부와 과학계 등에 따르면 '아이다호 국립 연구소'(Idaho National Laboratory, INL)는 핵융합을 전기에너지로 활용하는 전환점을 만든, 원자력 발전 개발의 성지와도 같은 곳이다.
미 에너지부 산하 17개 국립 연구소 중 하나로, 원자력 관련 연구에 있어서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명성이 높은 연구소다.
1949년 설립된 국가원자로시험소(NRTS)로 출발, 아이다호 국립 공학 연구소(INEL, 1974년), 아이다호 국립 공학 및 환경 연구소(INEEL, 1997년)를 거쳐, 2005년 아르곤 국립 연구소 서부지점(Argonne-West)과 합병해 현재의 INL로 재출범했다.
미국 북동부 아이다호 고지대 사막에 2310㎢ 규모의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6400여 명의 연구원 및 지원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70개가 넘는 최신 시험용 원자로(Advance Test Reactor)를 갖추고 연구원들이 원하는 연구를 진행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맨해튼 프로젝트'로 불린 미국의 핵무기 개발과 이에 대응한 소련의 핵무기 개발, 이후 미소 냉전이 최고조에 달하던 1955년, INL의 전신인 NRTS에서 원자로를 통해 전력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 세계 최초로 상업적으로 전력을 공급했다.
당시 해당 원자로 근처에 위치한 아르코(Arco)는 세계 최초의 원자력 발전으로 만든 전력을 공급받은 도시로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현재 차세대 원자력 발전소(NGNP), 연료 주기 연구 개발(FCRC), 경수로 지속가능성(LWRS) 프로그램 등을 활발히 연구 중이다.
또 미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 탐사를 위한 원자력 동력원 개발, 전기차 배터리 수명 연장, 전력망 보호, 폐기물의 연료 전환 등도 INL의 주요 연구 과제이다.
송전선, 유무선 통신 네트워크와 같은 중요 인프라 보호 등 국가 및 국토 안보에 대한 연구도 이 연구소의 몫이다.
대표적으로 2015년 명왕성을 향해 발사한 뉴허라이즌스호는 INL이 개발한 플루토늄을 원료로 한 방사성 동위원소 발전기(RTG)로 전기를 생산한다.
2020년에는 외계 행성에서의 인류 생존을 위한 에너지원 확보를 목표로 달과 화성에서 사용 가능한 소형원자로 개발 계획을 담당하는 연구소로 지정되기도 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과도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하는 파이로프로세싱 기술 개발을 10년 이상 함께해 왔는데, 이번 '민감국가' 지정으로 향후 연구개발 협력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과학계는 우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