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매입에 사용한 720만 달러 수표
10월 18일은 알래스카가 미국의 땅이 된 날이다. 1867년 3월 30일 알래스카 매각협상이 타결되고 1867년 10월18일, 러시아는 단돈 720만 달러에 알래스카를 미국에 팔았다. 1㏊당 5센트 가격이었다.
크림전쟁(1854~56) 직후에 러시아는 패전에 따른 재정 위기에 빠져 있었고, 안으로는 농민반란에 직면해 있었다. 차르 알렉산드르 2세(Aleksandr II)는 당장에 돈이 급했다. 통치하기 어려운 북아메리카의 얼음 땅을 경쟁입찰에 붙여 팔기로 생각했다. 러시아는 알래스카 매각 협상 대상으로 영국과 미국을 선택했으나 실패하고 스위스와 오스트리아 사이에 있는 리히텐슈타인 (Liechtenstein) 공작에게도 제의를 했다가 거절당했다. 2018년 스위스의 한 TV는 이 사실을 보도했다.
이에 따라 그냥 철수하려 했으나 러시아 주미 대사 에두아르트 스테클(Eduard de Stoeckl)은 그냥 철수하기 보다는 미국에게서 몇푼이라도 받고 팔자고 했다. 차르는 주미대사의 의견을 지지하고, 스테클에게 매각 협상을 지시했다.
스테클은 1859년말에 미국 고위층과 접촉에 나섰다. 그는 존 애플턴(John Appleton) 국무부 차관보, 윌리엄 그윈(William M. Gwin) 캘리포니아 상원의원과 접촉해 알래스카를 사라고 제의했고, 이들은 제임스 뷰캐넌(James Buchanan)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대통령은 협상에 응해보라고 했다. 러시아 대사 스테클이 얼마를 주겠느냐고 물었더니, 상원의원 그윈은 5백만 달러를 넘으면 안 된다고 했다. 턱없이 싼 가격이었다. 한마디로 사지 않겠다는 뜻이기도 했다. 사실 뷰캐넌 대통령은 국민적 신망을 잃고 있었기 때문에 알래스카 문제로 시끄러워지길 꺼려했다.
1865년 앤드류 존슨(Andrew Johnson)이 대통령이 되고, 윌리엄 슈어드(William Seward)가 국무장관이 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미국 대표로 슈어드 국무장관이, 러시아 대표로 스테클 대사가 나서 1867년 3월 30일 알래스카 매각협상이 타결된다.
매입가격은 720만 달러였다. 현재 달러 시세로 쳐도 1억9백만 달러에 불과하다. 1㎢당 매각 가격은 5달러에 불과했다.
협상안은 미국 의회를 통과해 알래스카는 러시아령에서 미국령으로 바뀌었다. 1867년 10월 18일 알래스카 남부 시트카(Sitka)에서 알래스카 주권 이양식이 열렸다. 미국군과 러시아군이 청사 앞에서 퍼레이드를 벌이고, 예포가 발사되는 가운데 러시아기가 내려가고 미국 성조기가 게양되었다. 이 때부터 우리나라 국토의 17배에 해당하고, 미국의 5분의1이 되는 171만8,000㎢ 면적의 알래스카가 미국 땅이 되었다. 알래스카에선 이날을 ‘알래스카의 날’(Alaska Day)로 지정하고 있다.
그 당시 미국인들은 쓸모 없는 땅을 샀다며 이 거래에 대해 맹비난 했으나, 수십 년 후 사정이 180도 바뀌었다. 정확히 30년 후인 1897년, 유콘강 기슭에서 금광이 발견되었다. 1950년 무렵에는 푸르도만에서 대형 유전이 발견되었다. 이제 미국은 세계 3위의 석유매장량 국가이다. 또한 알래스카에는 석탄과 천연가스, 구리 등 천연자원이 풍부하여 전세계에 몇 남지 않은 보고이다.
미국은 1912년 5월 11일에 알래스카를 준주(territory)로 변경하고, 1959년 1월 3일 49번째 주로 편입했다. 지금 인구는 73만명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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