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웨덴의 민주주의다양성연구소(V-Dem·)는 3월7일(현지시간) 민주주의 보고서(Democracy Report 2024)를 발표했다.
V-DEM(비딤)이 이날 공개한 보고서 “민주주의 리포트 2024‘에서 한국의 2023년도 자유민주주의 지수(LDI)가 0.60으로 조사대상국 179개 국가에서 47위를 기록했다. 1년 전 보고서에서는 LDI가 0.73으로 전체 순위 28위였으나, 윤석열 정부 들어 순위가 현격하게 뒤쳐지면서 한국을 "민주화에서 독재화(autocratization)로의 전환이 진행되는 국가” 가운데 한 국가로 꼽았다.
‘비딤’은 각 국가와 지역의 •선거민주주의, •삼권 분립과 시민자유, •표현의 자유, •평등 등 관련 지수를 바탕으로 산출하는데, 0~1까지로 1로 갈수록 높은 수준의 민주주의를 뜻한다.
이번 민주주의 보고서는 “민주화가 독재화(autocratization)”로 전환 중인 국가를 소개했는데, 한국은 그리스, 폴란드, 홍콩, 인도 등과 함께 뽑혔다.
특히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민주화 진전이 끝난 후, 5년 이내에 독재화가 진행되는 경우”로 보았다. 한국과 관련, 보고서는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문재인 전 대통령 취임으로 한국의 LDI가 진전됐으며, 한국 정부 부정부패에 분노한 시민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이며, 대통령 탄핵을 이끌어내며 지수 상승의 계기를 제공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또 “박근혜 전 대통령 부패 스캔들 이후, 인권 변호사 출신인 문재인 전 대통령이 취임하며 LDI를 이전 수준으로 돌려놓았다”면서 “그러나 다음 대선의 대통령의 변화가 한국의 지수를 다시 떨어뜨렸다”고 밝혔다.
LDI가 28위에서 47위로 밀려난 배경으로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성 평등에 대한 공격, 전임 정권 및 야당을 향한 강압 조치가 이뤄졌다”는 점을 그 근거로 삼았다. 특히 보고서에서 언급한 “성 평등에 대한 공격”은 윤석열 정부에서 추진한 여성가족부 폐지 논란을 근거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2023년 말 여전히 한국은 ‘자유 민주주의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윤 정권 이전 정권의 노력은 사실상 무력화됐다”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비딤’은 언론의 대(對) 정부 비판이 위축된 것으로 나타난 20개국 가운데 한 곳으로 한국을 지목했다. 보고서는 “한국과 그리스는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가 침해받는 일이 비단 가혹한 독재국가 만의 일이 아님을 보여준다”고 꼬집고는 “한국과 인도 같이 인구가 많거나 영향력이 있는 글로벌 강대국이 독재화하는 것은 다른 국가에도 영향을 미쳐 독재화 물결을 더욱 가속화 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