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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 대보름은 한국의 전통 명절로 음력 1월15일(2023.2.5)이다. 음력 새해를 시작하고 맞이하는 첫 번째 보름달이기에 "大보름"이라고 부르는 것이며 설날 이후 처음 맞는 보름날을 상원(上元), 혹은 오기일(烏忌日)이라고 한다. 어찌보면 조상들은 설날보다 더 성대하게 지냈던 명절이며 또한 세배를 드릴 수 있는 마지막 날이기도 하다.
그리고 보통 그 전날인 14일부터 행하는 여러가지 풍속들이 있다. 대보름 전날 밤에는 아이들이 집집마다 밥을 얻으러 다녔다. 또한 이날 잠을 자면 눈썹이 하얗게 샌다고 믿었기 때문에 잠을 참으며 날을 샜다. 잠을 참지 못하고 자는 아이들은 어른들이 몰래 눈썹에 쌀가루나 밀가루를 발라 놀려준다.
대보름에 차려 먹는 절식으로는 부럼, 귀밝이술 외에도 약밥, 오곡밥(쌀, 보리, 조, 수수, 팥), 묵은 나물과 복쌈 등이 있다. 또 고사리, 버섯, 오이고지, 호박고지, 가지껍질, 무시래기 등 햇볕에 말린 묵은 나물을 물에 잘 씻어서 먹으면 여름에 더위를 먹지 않고 건강하게 지낸다고 한다. 또 대보름 아침 일찍 부럼이라고 하는 껍질이 단단한 과일을 깨물어서 마당에 버리는데, 이렇게 하면 1년 내내 부스럼이 생기지 않는다고 한다(부럼깨기). 또 귀밝이술을 마시고, 밤에는 뒷동산에 올라가 달맞이를 하며 소원 성취를 빌고 1년 농사를 점치기도 하였다. 즉 달빛이 희면 많은 비가 내리고 붉으면 가뭄이 들며, 달빛이 진하면 풍년이 오고 흐리면 흉년이 든다고 하였다.
대보름의 풍년과 복을 비는 행사로는 볏가릿대세우기, 용알뜨기, 놋다리밟기 등이 있고 놀이로는 지신밟기, 용궁맞이, 하회별신굿, 쥐불놀이, 사자놀이, 줄다리기, 차전놀이 등이 있으며 그 밖에 더위팔기도 있다.
- 오기일(烏忌日)이란, 그 유래.
"삼국유사" 권1 '기이(紀異)' 사금갑조(射琴匣條)에 제21대 소지왕(炤智王) 10년(488), 왕이 천천정(天泉亭)에 거동하였는데 그때 까마귀와 쥐가 와서 울다가 쥐가 사람의 말로 “이 까마귀가 가는 곳을 따라가 보라.”고 했다. 왕이 명하여 기사(騎士)가 까마귀를 뒤쫓아서 남쪽으로 피촌(避村)에 이르니 돼지 두 마리가 싸우고 있었다. 그것을 구경하다가 까마귀를 놓치고 길가에서 방황하고 있을 때 한 노인이 못에서 나와 글을 바쳤다. 겉봉에 “이를 떼어 보면 두 사람이 죽고, 떼어 보지 않으면 한 사람이 죽는다.”고 적혀 있었다. 기사가 돌아와 글을 왕에게 올리니 왕이 “열어 보지 않고 한 사람이 죽는 것이 낫다.”고 하였다. 이에 일관(日官)이 “두 사람은 서민이요, 한 사람은 왕입니다.” 하고 아뢰므로 그 편지를 열어 보니 “금갑(琴匣 거문고 통)을 쏘라.”고 적혀 있었다. 왕이 이상히 여겨 곧 궁중에 들어가 금갑을 활로 쏘니 그 안에 내전(內殿)의 분수승(焚修僧)이 궁주(宮主)와 통정하며 반역 간계를 꾸미고 있었다. 이에 두 사람을 복주(伏誅) 처단하였다. 이로부터 나라의 풍속에 해마다 정월 상해일(上亥日)·상자일(上子日)·상오일(上午日)에는 온갖 일을 삼가고 감히 동작하지 아니하였으며 15일을 오기일(烏忌日)이라 하여 찰밥으로 까마귀에게 제사지냈다고 하였다. 이 설화에 의하면 정월 15일에 찰밥을 만들어 까마귀에게 먹임으로써 역경에 처한 소지왕의 신세를 갚은 셈이 되고, 이는 한 해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의식으로서 오기일의 풍속이 생겨난 것이다.
고대인은 까마귀를 태양·신의 사자, 신의(神意) 전달자, 신의 승물(乘物) 등의 상징적 신조(神鳥)로 사유하였기 때문에 '사금갑(射琴匣• 거문고 통을 쏘라)’ 설화가 형성되었고, 여기에 다시 농경사회에서 기풍 의식으로 약밥을 해 먹는 풍속이 덧붙여져 오기일이 형성된 것이라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