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방송은 6월1일(현지시간) '서호주대학교 연구팀'이 웬만한 도시 크기와 맞먹는 지구상 최대의 식물 '포시도니아 오스트랄리스'를 호주 연안에서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포시도니아 오스트랄리스’(Posidonia australis)는 호주에서 서식하는 해초의 일종이다. 리본 모양의 잎을 가지고 있어 ‘리본 잡초’로 불리기도 한다. 수심 1~15m 지점에서 주로 발견된다.
서호주대학교(UWA) 연구팀은 서호주 주(州) 샤크만 연안 약 200㎢에서 서식 중인 해초(seagrass·잘피)가 사실은 동일 유전자 정보를 가진 식물 한 덩어리라는 사실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뉴욕시 맨해튼(87㎢)의 약 3배, 축구장 2만 개에 달하는 크기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전북 전주시(206㎢)의 전체 면적과 비슷하다.
연구팀은 해초밭의 유전적 다양성을 연구하려고 현장의 해초 순 샘플 1만8천 개를 채취 분석했다가 우연히 이런 사실을 파악했다.
연구팀은 이 해초의 뿌리줄기가 1년에 약 35㎝ 정도 자란다는 점을 근거로, 씨앗 하나가 최소 4천500년 동안 꾸준히 자라며 덩치를 불린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팀은 BBC에 "(광범위한 서식지 내에) 온도, 염도가 매우 다양하고 극도로 밝은 빛을 받고 있는데도 뛰어난 회복력을 자랑한다"며 해초의 강인한 생명력에 놀라움을 드러냈다.
당초 전문가들은 해당 지역에서 표본을 채취하기 전까지, 서로 다른 종류의 포시도니아 오스트랄리스가 모인 군락이라고만 판단했다. 그러나 180㎞ 떨어진 곳에서 따로따로 채취한 샘플의 유전적 정보가 동일하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분석을 통해 여러 종이 모인 것이 아닌 하나의 단일식물이라고 결론지었다.
연구에 참여한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대학의 연구원인 제인 엣지로는 “복원 프로젝트에 사용할 표본을 찾는 과정에서 약 1만 8000개의 유전자를 조사했다. 그 결과 하나의 식물이 뿌리줄기를 통해 퍼졌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면적이 200㎢에 달하는 포시도니아 오스트랄리스는 단일 뿌리에서 확장된 하나의 해초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연구 참여자인 플린더스대학의 생태학자 마틴 브리드 박사는 “도대체 이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매우 당황스러웠다”고 연구 소감을 밝혔다.
연구진은 “하나의 뿌리에서 퍼지기 시작한 호주의 포시도니아 오스트랄리스가 현재의 규모까지 자라는데 최소 4500년이 걸린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특히 염도가 높고 온도 차가 큰 샤크만에서 생존하기 위한 독특한 방법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연구진은 해당 식물의 유전자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미묘한 돌연변이를 발견했다. 이 돌연변이가 4500년에 달하는 수명의 비결을 내포할 가능성을 가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