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분단의 상징인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다. 이후 동서 간 통일 논의가 빠르게 진척되면서 1년 뒤인 1990년 10월 3일 통일 독일이 되었다.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나고 독일은 네 개의 점령지역으로 나뉘었다. 이는 연합국이 독일의 결합을 막아 전쟁을 도발하지 못하게 하려는 이유였다. 하지만 2차 세계 대전 이후 소련과 미국을 중심으로 여러 나라가 두 개의 진영을 형성하여 갈등, 긴장, 경쟁 상태로 대립한 냉전 체제가 계속되면서 프랑스·영국·미국의 점령 지역은 독일 연방 공화국이 되었고, 소비에트 연방의 점령 지역은 공산 국가인 독일 민주 공화국이 되었다. 이처럼 외세에 의해 분단되어 두 개의 정부가 수립된 독일은 서로가 독일 연방의 적법한 계승자라 주장하며 경쟁했다.
그 이후 1961년 동독이 쌓기 시작한 베를린 장벽이 만들어지고 콘크리트로 축조된 장벽을 따라 곳곳에 감시탑이 설치되었다. 동독 정부는 이 장벽을 ‘반파시즘 방어벽’이라 불렀고, 서독 정부는 ‘수치의 벽’이라고 일컬었다. 벽이 세워진 뒤 동독의 주민들은 죽음을 각오하고 장벽을 뛰어넘었으며 탈출에 성공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경비병에게 발각되어 죽는 경우도 많았다.
분단 이후 동독은 정치적, 경제적으로 더 이상 발전이 없었으나, 서독은 이른바 ‘라인 강의 기적’을 이루었고 서방과의 동맹을 강화하며 소련 및 동구 여러 나라들과 화해 외교를 펼쳤다.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동독과 서독은 함께 국제 연합에 가입하는 등 점차 변화하기 시작했다. 또한 1980년대 초부터 시작된 직접적인 교류로 인해 동유럽에서 불어온 개혁과 자유화 바람이 동독에 전해졌으며 결국 독일의 통일에 힘을 실어주었다.
그러나 동독 정부는 이러한 변화를 모른 척 하였고, 이에 견딜 수 없었던 동독의 200만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서독으로 탈출하였으며, 동독의 민주화 요구 시위는 한 달이 넘도록 계속 되었다. 이 결과 독재정권을 몰아내는 데 성공하였고, 동독 정부는 자유 총선거를 통해 서독과 통합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마침내 1989년 11월 9일 베를린 장벽의 문이 활짝 열렸다. 그러나 사람들은 문을 여는 데 만족하지 않고 저마다 망치와 삽을 들고 나와 장벽을 허물어뜨리기 시작했다. 벽이 무너지자 2만 명이 넘는 사람들은 서로 부둥켜안은 채 울고 웃으며 기쁨을 나누었다. 다음해인 1990년 합법적인 선거를 통해 마침내 동독과 서독은 하나가 되었다. 분단된 지 41년만의 일이다.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지 얼마 안 되어 부시대통령과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몰타 섬에서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냉전이 끝났음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그 즈음 고르바초프의 개혁정책에 불만을 가진 공산당이 쿠데타를 일으켰고, 러시아 연방 공화국의 대통령이었던 옐친이 모스크바에서 쿠데다 세력과 맞서 싸우면서 국민적인 영웅이 되었다. 이 사건 이후 결국 1991년 러시아 공화국을 비롯한 11개의 공화국이 소비에트 연방을 탈퇴하여 따로 ‘독립국가연합’을 결성하면서 마침내 소련은 해체되었다. 1922년 탄생한 인류 최초의 사회주의 국가 소련은 70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리게 되었다.
동서독은 분단 시절부터 이미 많은 것을 공유해왔다. 동서독 주민간의 서신교환이나 전화통화도 허용되고 있었으며, 동독 주민들은 서독TV를 시청할 수 있었다. 또한 동독 언론의 특파원이 서독에 상주했고, 서독 특파원도 동독에 머물렀다. 1950년부터 통일 전까지 동독에서 서독으로 넘어간 인구가 490만 명에 달했고 반대로 서독에서 동독으로 이주한 사람도 47만 명 이었다. 이처럼 체제는 달랐지만 주민들 간의 큰 이질감은 없었던 것이다.
독일 통일에 들어간 경제적 비용은 약 1조유로(약 1490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분야별로 분석한 결과 초기 13년 간 동독 지역 주민에 대한 연금과 임금 등 노동시장 보조금과 육아 보조금 등 사회보장 지출액이 총 6300억 유로(통일 비용의 49.2%)에 달했고, 나머지는 주로 경제·인프라 개발에 쓰였다. 또한 독일 정부는 통일기금과 각 주에 대한 재정 지원금으로 전체의 23%인 2950억 유로를 지출했다. 이처럼 서로 다른 체제로 살아온 두 지역이 합쳐지기까지 많은 노력과 경제력이 필요했다.
독일은 16개의 주가 합쳐진 연방제 국가로 각 주마다 하나의 국가처럼 자치권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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