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1일 국제축구연맹(FIFA)와 국제축구평의회(IFAB)에 따르면 IFAB는 지난 2월 제140차 연례총회에서 경기 흐름 개선과 시간 지연 감소를 위한 규정 개정안을 승인했다. FIFA는 해당 변경 사항이 2026 북중미 월드컵과 다른 대회에 적용된다고 밝혔다.
새 규정에 따라 스로인과 골킥 상황에는 5초 카운트다운이 적용된다. IFAB는 심판이 스로인이나 골킥이 지나치게 오래 걸리거나 의도적으로 지연된다고 판단하면 시각적인 5초 카운트다운을 시작하도록 했다.
골키퍼가 손으로 공을 잡고 버틸 수 있는 시간이 기존 6초에서 8초로 늘어났으나 규정은 엄격해졌다. 심판이 마지막 5초 동안 시각적으로 카운트다운을 진행하며, 8초를 넘기면 상대 팀에게 간접 프리킥이 아닌 상대 팀의 코너킥이 주어진다.
즉 카운트다운이 끝날 때까지 공이 인플레이되지 않으면 제재가 따른다. 스로인이 지연되면 상대팀에게 스로인이 주어진다. 골킥이 지연되면 상대팀에 코너킥이 주어진다.
기존에는 스로인과 골킥 상황에서 경기 재개가 늦어지더라도 주의나 추가시간 반영 등으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았다. 새 규정은 일정 시간 안에 경기를 재개하지 않을 경우 공 소유권이나 공격권이 상대팀으로 넘어가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교체 절차에도 시간 제한이 적용된다. 교체되는 선수는 교체판이 표시되거나 심판 신호가 나온 뒤 10초 안에 경기장을 벗어나야 한다.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교체 투입 선수는 곧바로 들어갈 수 없고, 경기 시간이 1분 지난 뒤 첫 경기 중단 시점까지 투입이 지연된다.
부상 치료와 관련한 규정도 함께 정리됐다. 경기장 안에서 부상 평가나 치료를 받은 선수는 원칙적으로 경기장 밖으로 나가야 하며, 경기가 재개된 뒤 1분 동안 밖에 머물러야 한다.
비디오 판독(VAR) 운영 범위도 일부 확대된다. FIFA가 공개한 IFAB 발표에 따르면 VAR은 명백히 잘못된 두 번째 경고로 인한 퇴장, 경고나 퇴장 대상자를 잘못 지목한 경우, 명백히 잘못 부여된 코너킥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잘못 부여된 코너킥은 재개 지연 없이 즉시 확인할 수 있는 경우에 한해 대회 주최 측이 허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모든 코너킥 판정이 자동으로 VAR 검토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발생하는 접촉도 판정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로이터통신은 IFAB 설명을 인용해 공격수가 코너킥이나 프리킥이 시작되기 전 수비수를 불법적으로 방해한 뒤 득점이나 페널티킥 등 주요 상황으로 이어질 경우 VAR이 온필드 리뷰를 권고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코너킥이나 프리킥 장면에서 공이 차이기 전 발생한 공격수와 수비수의 접촉이 득점 장면과 직접 연결될 경우 판정이 다시 검토될 수 있다.
새 규정은 경기 중 판정을 이해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스로인 지연은 상대팀 스로인으로, 골킥 지연은 상대팀 코너킥으로 바뀔 수 있다. 세트피스 전 공격수의 반칙이 득점 장면과 연결될 경우 VAR 검토를 거쳐 득점 여부가 달라질 수도 있다.
특히 스로인과 골킥의 5초 카운트다운은 경기 중 바로 확인할 수 있는 변화다. 선수가 공을 들고 있거나 골킥 재개가 늦어지는 상황에서 심판의 카운트다운 동작이 판정의 근거가 될 수 있다.
VAR 역시 골라인이나 오프사이드 확인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잘못된 두 번째 경고, 선수 오인, 일부 코너킥 판정 등이 검토 대상에 포함되면서 경기 중단 사유를 이해하려면 새 판정 범위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상대 선수와 대치하는 상황에서 손이나 유니폼으로 입을 가리고 말하는 행위는 심판 재량에 따라 즉시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할 수 있도록 규정이 개정되었다. 규정 신설 이유는 축구 경기 중 선수들이 입을 가리고 인종차별적 발언이나 심한 욕설, 모욕을 하는 경우 등을 하면 즉시 퇴장당할수 있다.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는 축구 경기 진행 중 선수들의 안녕과 수분 섭취, 그리고 일시적인 휴식을 보장하기 위해 전반전과 후반전 각각 중간 지점에 경기를 잠시 중단하는 제도를 뜻한다.
구체적인 진행 방식을 살펴보면 전반 22분과 후반 22분이 지나면 주심이 공식적으로 휘슬을 불어 경기를 잠시 멈추게 된다. 휘슬이 울린 시점을 기준으로 정확히 3분간의 휴식 시간이 주어진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이 3분의 시간 동안 경기장 시계가 그대로 멈추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로 소요된 3분의 시간은 전반전과 후반전 각각의 정규 시간이 끝난 뒤 주어지는 추가시간(Loss Time)에 고스란히 더해져서 계산된다.
- 잔디에 관하여....
2026 북중미월드컵에서 잔디 관리는 까다로운 과제가 됐다. 잔디 길이와 밀도, 수분 상태에 따라 공이 구르는 속도 및 바운드, 선수의 발 디딤이 달라지는데 이번 월드컵은 미국, 캐나다, 멕시코에 있는 16개 경기장에서 열린다. 더운 야외 경기장, 서늘한 도시 경기장, 햇빛이 충분히 들지 않는 돔형 미식축구 경기장 등 서로 다른 환경에서 104경기가 진행된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2018년부터 미국 테네시대와 미시간주립대 연구진에 2026 북중미월드컵용 잔디 연구를 맡긴 이유다. 연구진은 경기장별 잔디 품종과 깎는 높이, 뿌리 구조, 배수와 관수 방식 등을 검토하며 최근 5년 동안 170건 넘는 실험을 진행했다.
잔디 길이는 그중 가장 민감한 변수다. 5㎜ 차이만으로도 경기장은 벨크로처럼 발과 공을 붙잡는 표면이 될 수도 있고, 빠른 패스를 돕는 매끄러운 천연 카펫 같은 표면이 될 수도 있다. 연구진은 이런 차이를 수치로 확인하고자 작은 실험용 경기장에서 공을 쏘아 보내 속도와 바운드를 측정하고, 축구화가 달린 장치로 잔디 표면을 반복적으로 눌러 선수의 발 디딤과 미끄러짐, 표면 탄성을 확인했다.
기후 차이에 따라 잔디 품종과 관리 방식도 다르게 적용했다. 덥고 습한 지역에는 촘촘하게 자라고 빨리 마르는 버뮤다그래스를 쓰고, 서늘한 지역에는 밀도와 색을 유지하기 쉬운 켄터키 블루그래스와 퍼레니얼 라이그래스를 섞어 쓰는 방식이다. 여기에 인조잔디에 사용하는 것과 비슷한 플라스틱 섬유를 천연잔디에 섞어 써 표면이 쉽게 파이거나 밀리지 않도록 보강했다.
잔디 관리가 경기장의 물리적 조건을 맞추는 기술이라면, 판정은 그 위에서 벌어지는 순간을 데이터로 기록하는 기술이다. 경기용 트리온다에는 공의 움직임을 초당 500회 측정하는 관성측정장치(IMU) 센서가 들어간다. 2022 카타르월드컵 공인구 알 리흘라가 센서를 공 중심부에 고정한 것과 달리, 트리온다는 한쪽 패널 내부에 센서를 넣는 측면 장착 방식을 택했다. 공 움직임 데이터는 실시간으로 비디오 판독(VAR) 시스템에 전달되고, 선수 위치 추적 기술 및 인공지능 분석과 결합해 오프사이드와 핸드볼 판정 등을 보조한다.
하지만 기술이 아무리 정교해도 경기장의 모든 조건을 통제할 수는 없다. 해발고도가 높은 경기장에서는 기압이 낮고 공기 밀도가 작아 같은 힘으로 공을 찬다고 하더라도 공이 더 멀리 날아가고 속도 감소가 줄어들 수 있다. 공을 휘게 하는 힘 역시 달라져 슈팅과 크로스 궤적이 평지에 있는 경기장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기온과 습도는 선수의 체력뿐 아니라, 잔디의 마찰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번 월드컵에서 공이 예상보다 멀리 뻗거나 잔디 위를 빠르게 가르는 패스가 나올 때, 그 뒤에 숨은 과학 원리를 떠올린다면 더 흥미로운 90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