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한(小寒)은 24절기 가운데 스물세 번째 절기로 작은 추위라는 뜻이며 음력 12월이다. 절기의 이름으로 보면 소한 다음 절기인 대한(大寒) 때가 가장 추워야 하지만, 실제 우리나라에서는 소한 무렵이 가장 춥다.
그것은 소한은 동지로부터 겨우 보름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낮의 길이가 얼마 길어지지도 않고 냉기도 극심하지만, 대한은 동지로부터 1달 가까이나 지났기 때문에 낮이 더 길어지고 소한 때 극심했던 냉기도 어느 정도 누그러지기 때문이라고 볼 수있다.
이때쯤이면 추위가 절정에 달한다. 예전에 시골에서는 아침에 세수하고 방에 들어가려고 문고리를 당기면 손에 문고리가 짝 달라붙어 손이 찢어지는 듯 했던 기억이 새롭다. 그뿐만 아니다. 저녁에 구들장이 설설 끓을 정도로 아궁이에 불을 때두었지만 새벽이면 구들장이 싸늘하게 식는다. 그러면 문틈으로 들어오는 황소바람에 몸을 새우처럼 웅크리고 자게 되며 이때 일어나 보면 자리끼로 떠다 놓은 물사발이 꽁꽁 얼어있고 윗목에 있던 걸레는 돌덩이처럼 굳어 있다.
소한은 봄 농사를 준비하는 절기이므로 농촌에서는 이 시기에 영농 준비를 대부분 시작한다. 감자와 고구마 종자를 얼지 않게 철저히 관리하고, 남부 지방의 경우는 일찍 심을 고구마 모종을 준비한다. 또 옥수수 종자와 자재를 준비 관리하며 논보리를 재배하는 곳은 눈이 내린 다음 갑자기 찾아오는 추위에 냉해를 입지 않도록 물이 잘 빠지게 배수로를 정비한다. 그러나 요즘은 대부분 씨앗이나 새싹 모종을 구매해 심는게 일반적이다.
추위에 움츠리지 않고 체력을 기르기 위해 아이들은 여러 가지 겨울 놀이를 하였다. 눈싸움은 말할 것도 없고, 팽이치기, 자치기, 딱총놀이, 제기차기, 눈썰매타기, 땅 빼앗기 놀이, 말타기, 바람개비 돌리기, 비석치기, 닭싸움놀이, 목마타기, 사방치기 등등 무수히 많은 놀이를 추운 소한에도 즐겼다.
한파가 계속되기 때문에 소한에는 주로 따뜻한 국물 음식을 먹었다. 특히 쌀, 콩, 밀, 찹쌀, 보리, 삶은 달걀, 소금 등으로 만든 ‘소한죽’을 먹었는데, 이 죽을 먹으면 한 해 동안 건강하고 풍요롭게 살 수 있다고 믿었다. 또 노란 단호박, 굴, 대파, 닭고기 등을 즐겨 먹었다.
사람들은 겨울의 혹독한 추위를 “동장군(冬將軍)”이라고 하는데 동장군의 어원은 1812년 나폴레옹 1세가 러시아의 추위 때문에 러시아 원정에 패배하자 이를 영국 언론에서 'General Frost'라고 한데서 왔다. 'General Frost'는 일본어로 번역하면 동장군(冬将軍)으로 번역되는데 동장군이라는 표현이 한국에 처음 알려진 건 1948년 10월 15일자 <동아일보> 기사에 실렸을 때부터이다. 이후 혹한(酷寒)을 다른 말로 동장군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이때쯤에는 눈도 많이 온다. "눈은 보리 이불이다", "사람이 보지 못하는 사이에 눈이 내리면 풍년 든다", "함박눈 내리면 풍년 든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옛사람들은 눈과 풍년의 상관관계를 믿었다. 그뿐만 아니라 "첫눈 먹으면 감기에 안 걸린다", "장사 지낼 때 눈 오면 좋다", "첫눈에 넘어지면 재수 좋다"라며 눈을 좋은 조짐으로 보았다.
소한 추위와 관련된 속담을 보면 “대한(大寒)이 소한의 집에 가서 얼어 죽는다.” “대한에 얼어 죽은 사람은 없어도 소한에 얼어 죽은 사람은 있다.” “소한 얼음 대한에 녹는다.” “춥지 않은 소한 없고 포근하지 않은 대한 없다.” “추운 소한은 있어도 추운 대한은 없다.” “소한이 대한 잡아먹는다.” “소한이 대한의 집에 몸 녹이러 간다.”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