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명(淸明)은 24절기의 다섯 번째 절기이다. 태양의 황경(黃經)이 15도에 있을 때로 한식과 같은 날 또는 하루 전날이 되며 때로는 식목일과 겹치기도 한다.
청명이란 말 그대로 날씨가 좋은 날이고 농사력으로는 청명 무렵에 논밭둑의 손질을 하는 가래질을 시작하는데, 이것은 특히 논농사의 준비작업이 된다. 청명에 날씨가 좋으면 그 해 농사가 잘 되고 좋지 않으면 농사가 잘 되지 않는다고 점친다.
바닷가에서는 청명에 날씨가 좋으면 어종이 많아져서 어획량이 증가한다고 하여 날씨가 좋기를 기대한다. 반면에 이날 바람이 불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또 파도가 세게 치면 물고기가 흔하고, 날씨가 맑아도 물밑에서 파도가 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비해 경남 사천에서는 청명날의 날씨가 좀 어두워야 그 해 농작물에 풍년이 들고, 너무 맑으면 농사에 시원치 않은 것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천지간에 양기가 왕성해지는 때라 '청명에는 부지깽이를 꽂아도 싹이 난다'는 옛말이 있을 정도다. 곳에 따라서는 손 없는 날이라고 하여 특별히 택일을 하지 않고도 이날 산소를 돌보거나 묘자리 고치기, 집수리 같은 일을 한다.
청명에는 나무를 심기도 했는데, 특히 ‘내 나무’라 하여 아이가 혼인할 때 농을 만들어줄 재목감으로 나무를 심었다. 그런데 연정을 품은 아가씨가 있으면 그 아가씨의 '내 나무'에 거름을 주는 것으로 사랑을 표시하기도 했다.
청명에는 ‘청명주(淸明酒)’를 담아 먹었는데 ‘춘주(春酒)’라고도 했다. 찹쌀 석 되를 갈아 죽을 쑤어 식힌 다음, 누룩 세 홉과 밀가루 한 홉을 넣어 술을 빚는다. 다음날 찹쌀 일곱 되를 깨끗이 씻고 쪄서 식힌 다음, 물을 섞어 잘 뭉개어서 독 밑에 넣고 찬 곳에 둔다. 7일 뒤 위에 뜬 것을 버리고 맑게 되면 좋은 술이 된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청명조(淸明條)의 기록에 따르면, 이날 버드나무와 느릅나무를 비벼 새 불을 일으켜 임금에게 바치며, 임금은 이 불을 정승과 판서를 비롯한 문무백관 그리고 360 고을의 수령에게 나누어준다. 이를 '사화(賜火)'라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