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이야기

아웅산 국립묘지 테러사건

nyd만물유심조 2021. 10. 9. 14:50





1983년 10월9일 미얀마(당시 버마)의 수도 양곤에 있는 아웅산 국립묘지에서 북한 공작원 3명이 전두환 당시 대통령을 암살하기 위해 미리 설치한 폭탄을 터뜨려 한국인 17명과 미얀마인 4명 등 21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부상당한 사건이다. 폭발 당시 전두환 전 대통령은 묘소에 도착하기 전이어서 해를 입지 않았다. 

1983년 10월 8일에 전두환 대통령은 공식 수행원 22명, 비공식 수행원 등과 함께 동남아 5개국의 공식 순방길을 출발했다. 미얀마는 당시 전두환의 동남아시아, 오세아니아 순방길의 첫 방문지였으며, 이 날은 미얀마의 독립운동가 아웅산의 묘소에서 참배 행사가 예정되어 있었다. 10월 9일, 부총리 서석준을 비롯한 수행 공무원들과 경호원들은 행사 준비 및 예행 연습을 하고 있었고. 같은 시각인 오전 10시, 전두환은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출발한다. 예행연습을 마치고 대통령을 맞이할 준비를 한 서석준을 비롯한 수행원들은 오전 10시 26분에, 대통령 측근으로부터 무전 연락을 받아 "차량 정체로 인해 대통령이 약 30여 분뒤에 지연도착" 한다는 연락을 받고 한번 더 애국가의 예행 연습을 한다. 그런데 미리 대기해 있던 폭탄 테러 용의자중 1명인 신기철은 전두환 대통령이 오전 10시 30분에 도착한다는 소식을 첩보를 통해 파악한 상태였고 예행연습중에 나온 음악을 듣고 전두환이 도착했다고 오인하여 오전 10시 28분에 미리 설치해 두었던 폭탄 스위치를 작동시켰다.

이날 희생된 사람은 서석준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 이범석 외무부 장관, 김동휘 상공부 장관, 서상철 동자부 장관 등 4명의 각료와 함병춘 대통령 비서실장, 심상우 민정당 총재 비서실장, 김재익 청와대 경제수석, 이기욱 재무부 차관, 이계철 주 버마 대사, 하동선 해외협력위원회 기획단장, 민병석 대통령 주치의, 강인희 농수산부 차관, 김용한 과학기술처 차관, 이재관 청와대 공보비서관 등 10명의 고위 관리와 이중현 동아일보 기자, 경호원 한경희, 정태진 등 모두 17명이었다.

단 4분의 차이로 아비규환이 된 테러 현장으로부터 몸을 피할 수 있었던 전두환 대통령. 이 운명의 시간에는 외교적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대통령을 수행할 미얀마 외상의 차가 고장 나 4분을 지각하자 전두환 대통령은 똑같이 ‘4분’ 늦게 아웅산 묘소로 출발한다. 이 사실을 모르는 테러범들은 예상한 시간에 지나가던 이계철 대사의 차를 대통령의 차로 착각한다. 그리고 예정된 시각에 폭탄을 터뜨린것이다.

미얀마 정부는 사건발생 즉시 암살범 추적에 총력을 다해 10월 11일과 12일, 북한에서 온 북한군 정찰국 특공대 소속 강민철 대위와 진용진 소좌(소령) 등 2명을 체포하고 신기철 대위를 사살했다. 이후 10월 17일 이 사건이 북한의 특수공작원에 의해 자행된 것임을 공식발표했고, 11월 6일 북한에 대한 국교 단절과 북한 외교관을 추방하는 조처를 취했다. 북한은 이 암살사건과 무관함을 강변했다. 그러나 11월 22일 미얀마 검찰이 체포된 범인들을 수사해 북한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과 수행원들을 살해하기 위해 인민군 장교들로 구성된 암살단을 밀파했다는 사건의 전모를 밝혀냈다. 진용진은 1985년 양곤 현지에서 진술을 거부하다 처형됐다. 강민철은 북한의 테러를 시인하고 무기징역을 선고 받고 복역했고, 북한의 암살 위협에 시달리다 2008년 현지 감옥에서 간암으로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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