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꽃무릇의 계절

nyd만물유심조 2021. 9. 18. 21:51






꽃무릇은 9월 추석 무렵 붉은 꽃이 먼저 피고 꽃이 떨어지면 잎이 돋아나며 수선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풀이다. ‘꽃무릇’이란 이름은 ‘꽃이 무리지어 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며 본명은 돌 틈에서 나오는 마늘종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석산’ 도는 ‘石蒜花’라고 불린다. 꽃무릇은 가느다란 6매의 꽃잎으로 이루어져 있고 6개의 붉은 수술들이 휘어지는 모양으로 특이한 점은 꽃이 지고 난 다음에 잎이 생겨나며 이 잎은 겨울동안 싱싱하게 살아 있다가 4월이 되면 하얗게 말라서 죽어버린다. 많은 경우 상사화(분홍색, 꽃술이 약간 넓다)와 혼동할 수 있으나 다른 꽃으로 상사화는 봄에 잎이 돋아나고 여름에 꽃대를 올려 꽃을 피운다.
이 꽃이 주로 사찰부근에 군락지를 이루는 것은 꽃무리의 뿌리에 함유되어 있는 독성 때문인데 그 뿌리를 찧어서 단청이나 탱화를 그릴 때 함께 바르면 좀이 슬거나 색이 바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고 한다.
꽃말은 "슬픈 사랑"이라고 한다.

꽃무릇에 대한 전설이 있다. 옛날 산사의 토굴에서 수행을 하던 젊은 스님이 있었다. 장대 같은 소나기가 내리던 어느 날 마침 절로 불공을 드리러 왔다가 나무 밑에서 비를 피하고 있던 한 여인을 보고 스님은 한 눈에 반해 버렸다.
이룰 수 없는 사랑에 빠져버린 두 사람은 서로 가슴앓이만을 하다가 마침내 여인이 먼저 상사병으로 피를 토한 채 죽고 말았다. 스님은 자기로 인해 먼저 세상을 떠난 그 여인이 쓰러진 토굴 앞에 풀 한포기를 심었는데 이 풀은 꽃은 피우지만 열매를 맺지 못하고 긴 겨울동안 엄동설한을 견디다가 다음해 봄이 되자 하얗게 잎이 말라죽고 말았다.
그러나 9월이 되자 다시 꽃대가 나와서 눈이 부시도록 진한 붉은 꽃으로 피어났다.
풀잎은 꽃을 보지 못하고, 꽃은 풀잎을 보지 못해 안타까움만 더하게 되니 슬픈 운명이요 슬픈 추억의 꽃이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