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나라들은 이상기후에 대처하기 위해 '인공강우'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세계 50개국 이상. 국토 대부분이 사막인 중동 국가와 농업 중심의 신흥국에서 특히 그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미국에서 개발된 인공강우 기술은 항공기를 띄워 요오드화칼륨(KI), 옥화은(AgI) 등의 화학물질을 구름 속 대기에 살포해 인위적으로 비를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이는 그 화학물질이 바다의 산성화·오존층 파괴 등 환경문제를 야기한다는 지적이 있다. 에너지 전문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요오드화은이 특유의 독성을 갖고 있어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산화타이타늄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 '발암 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등록돼 있다.
그런데 최근엔 전기를 이용한 것이 개발되었다. UAE(아랍에미리트)는 전용 장비를 갖춘 드론을 띄워 구름 속에 전하를 방출해 비를 만들어냈다고 한다.
-각국의 기술동향
• UAE(아랍에미리트) 국립기상청이 SNS(소셜미디어)에 공개한 영상 속 인공강우는 만드는 방식이 다르다. 바로 전기를 이용한 것. UAE는 전용 장비를 갖춘 드론을 띄워 구름 속에 전하를 방출해 비를 만들어냈다. 미르텐 암범 영국 레딩대 교수는 지난 3월 BBC 인터뷰서 머리카락과 빗이 정전기로 달라붙는 것처럼 구름에 전기를 투과시키면 구름 속 물 입자들이 합쳐져 비구름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개된 영상에선 달리던 차량이 비상등을 켜고 갓길에 멈추는 등 상당한 양의 비가 내린다. 연평균 강수량이 100mm에 불과한 UAE에선 보기 드문 광경이다.
1990년대부터 인공강우를 시도해온 UAE는 인공강우 기술 강국이다. 포브스에 따르면 UAE는 지난 몇 년 동안 총 9개의 '강우 강화 프로젝트'(rain enhancement projects)를 시행했다. 사업 규모는 1500만달러(171억8850만원)에 달했다. 이 중 8개 프로젝트에선 화학물질을 살포하는 전통 방법을 사용했지만, 최근에는 전기를 이용한다.
• 중국도 기상제어 기술 분야 1인자에 도전한다. 중국 역시 드론을 활용한 기술 개발에 힘을 쏟으며 2035년까지 자국 기상제어 수준을 세계 최고로 끌어올리려 한다. 지난 1월에는 자국 최초 기상제어 드론인 '간린'(甘霖) 1호의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 신흥국들도 기상제어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뭄 등 기상 이변으로 인해 농업이 중요한 이들 국가의 경제 손실이 커졌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태국 등은 인공강우 기술 개발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태국 정부는 '왕립인공강우국'이란 인공강우 전문부서를 두고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고 있다. 내년까지 7개의 강우센터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인도네시아는 태국과 인공강우 관련 전문 지식·기술 상호지원을 위한 협정을 체결했다.
• 에티오피아는 인공강우 기술을 농업 생산 능력 향상과 수력 발전에 활용할 계획인데, 지난 4월 인공강우 기술의 실증실험을 했다.
• 우리나라에서는 국립기상과학원이 인공강우 연구를 하고 있다. 지난 2019년에는 청와대가 미세먼지 감축을 위해 중국과 공동으로 서해에 인공강우를 내리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인공강우는 가뭄을 겪는 지역에 단비가 될 수 있지만 부작용 우려도 나온다. 일부 과학자는 기존 방식의 인공강우 유도 과정에서 대기 오염을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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