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매체 미러는 새해를 맞아 미국 플로리다대, 앨라배마대 버밍엄 등 미국 내 3개 대학 공동 연구진이 최근 만성 통증과 인지 기능 저하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브레인 커뮤니케이션(Brain Communications)⟫에 게재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일상의 5가지 생활습관이 만성 통증을 겪는 중노년층의 뇌 노화 속도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한 사람들은 실제 연령보다 최대 8년 젊은 뇌 나이를 보였으며 이러한 효과는 2년간의 추적 관찰 기간에도 지속됐다.
연구진은 만성 통증이 뇌 구조 변화와 연관돼 있다는 기존 인식과 달리, 뇌 노화에는 통증 자체보다 행동·심리적 생활 요인이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했다.
플로리다대 임상·건강심리학과 제이애러드 제이 태너 교수를 비롯한 공동 연구진은 45세에서 85세 사이 성인 100여 명을 2년간 추적 관찰했다. 대상자들은 골관절염 및 통증 위험을 관찰하는 대규모 관찰 연구에 참여 중인 집단이었다.
참가자들의 만성 통증 정도는 1단계부터 5단계까지 평가됐다. 1단계는 만성 통증이 거의 없거나 경미한 경우, 5단계는 심각한 만성 통증 상태를 의미한다. 동시에 흡연 여부, 허리둘레를 포함한 체중 상태, 수면의 질, 스트레스 수준, 낙관성, 사회적 관계 등 생활습관 및 심리적 특성도 함께 분석했다.
연구진은 이들 요인을 종합해 '보호 점수(protective score)'를 산출했다. 개인의 생활 습관과 심리·사회적 요인이 뇌 노화를 얼마나 보호하는지를 수치화한 지표를 말한다.
분석 결과, 연구 시작 시점에서 보호 점수가 높은 참가자들은 만성 통증 유무와 관계없이 실제 나이보다 최대 8년 젊은 뇌 나이를 보였다. 반면 보호 점수가 낮은 집단에서는 뇌 나이가 실제 연령보다 더 늙은 것으로 나타났다.
2년 후 재평가에서도 동일한 경향이 확인됐다. 가장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한 참가자들은 시간이 지나도 상대적으로 젊은 뇌 나이를 유지했으며, 이는 긍정적인 생활습관이 단기적 효과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뇌 건강과도 연관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진이 제시한, 만성 통증을 겪는 사람에서 뇌 노화와 가장 밀접하게 연관된 다섯 가지 보호 요인은 △양질의 수면 습관 유지 △건강한 체중 유지 △흡연하지 않기 △효과적인 스트레스 관리 △긍정적인 사회적 관계 유지였다.
연구진은 "만성 통증은 전반적인 뇌 구조와 연관돼 있지만, 뇌 나이 변화에는 사회적·환경적 요인과 행동·심리적 요인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 요인은 수정 가능하다는 점에서, 수면 개선이나 금연, 사회적 지지 강화와 같은 요소가 중노년기 뇌 노화를 줄이기 위한 잠재적 임상 개입 목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기존 대규모 역학 연구들과도 맥락을 같이한다. 앞서 ⟪더 란셋(The Lancet)⟫에 게재된 연구에서는 치매 발생의 약 45%가 생활습관 및 환경 요인과 연관될 수 있다고 보고됐다. 이 연구에서는 중년기 흡연, 중년기 비만, 노년기 사회적 고립을 포함해 교육 수준, 청력 손실, 고콜레스테롤혈증, 우울증, 외상성 뇌손상, 신체 활동 부족, 당뇨병, 고혈압, 과도한 음주, 대기오염, 시력 저하 등이 치매 위험 요인으로 제시됐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들이 생활습관 관리가 만성 통증 여부와 관계없이 뇌 건강 유지와 노화 지연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뒷받침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