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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 내년도 국방 예산안 증액 러시

nyd만물유심조 2023. 12. 20. 21:01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최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 31국 가운데 미국· 그리스·에스토니아 등 11국이 올해 GDP(국내총생산) 대비 국방비 지출 비율 목표(2% 이상)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작년엔 30국 중 7국만 목표를 달성했는데, 루마니아·헝가리·슬로바키아가 새로 문턱을 넘었다. 70년 넘게 중립국 지위를 유지하다 올해 4월 나토에 가입한 핀란드도 ‘2% 클럽’에 합류했다. 지난 10월에는 내년도 국방비 지출액에 올해보다 5% 늘어난 65억8000만달러를 배정했다. GDP 대비 2.3%로 나토 목표인 2%를 웃돈다. 핀란드와 함께 대표적인 중립국이었던 스웨덴도 나토 가입을 추진하는 가운데, 새해 국방 예산을 올해에 비해 28%나 늘리기로 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은 새해 방위 예산으로 역대 최대인 7조7000억엔(약 70조1000억원)을 편성하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다. 올해보다 26% 늘어난 규모로 역대 최대다. 기시다 후미오 정권은 방어용 무력행사에 그치지 않고 적(敵)을 선제 타격할 수 있는 군사 지침을 1년 전 마련한 이후, ‘방위 증세’를 둘러싼 여론의 차가운 시선에도 군사 대국화를 밀어붙이고 있다. 북한의 거듭된 미사일 도발과 중국의 대만 침공 위험 등에 대비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세계 1위 군사 대국 미국의 경우 8860억달러(약 1160조6600억원) 규모 새해 국방 예산안이 최근 의회 문턱을 넘었다. 올해(7730억달러·편성 당시 환율 기준 947조원)에 비해 14.6%나 불어난 규모다. 미국은 국방 예산이 우리나라 돈으로 1000조원에 육박한단 이유로 ‘천조국(千兆國)’이란 별칭이 붙었는데, 국방 예산이 실제로 1000조원을 넘어서게 됐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 맹방 벨라루스와 군사 긴장이 고조된 폴란드도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도날트 투스크 신임 총리는 지난 12일 “군비 증강을 통한 군 현대화를 계속 추진한다”고 밝혔다. 2차 대전 이후 ‘나치 독일’에 대한 반성으로 군사 정책에서 신중함을 기해온 독일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을 기점으로 재무장 태세에 들어섰다. 내년 국방비 규모를 518억유로 규모로 끌어올린 독일 정부는 별도의 국방 특별 기금까지 조성, 내년 GDP 대비 국방비 비율을 2% 이상으로 끌어올릴 거라 자신하고 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긴장 수위가 높아진 ‘세계의 화약고’ 중동에서도 정부군과 일부 반군이 군비 확충 태세를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고 있다. 이스라엘은 최근 가자지구 공습에서 신형 무기들을 실전 배치하는 등 신(新)무기 도입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라 향후 국방비 증액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냉전 이후 조금씩 미뤄져 온 국가별 군비 경쟁이 ‘두 전쟁’ 사태로 가속하고 있다”며 “특히 올 들어 러시아의 뉴스타트(핵 통제 협정) 이탈과 CTBT(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 비준 철회 등 군비 감축 조약들이 대부분 유명무실해져 국제 사회가 핵무기를 두고 다투는 최악의 사태로 치달을 수 있다”고 했다. 중국도 지난 10월 미 국방부 보고서에서 500개 이상 핵탄두를 보유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