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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원전 오염수 해양방류 무엇이 문제인가?

nyd만물유심조 2023. 8. 25. 17:50


일본은 예고한 대로 8월24일 오후 1시를 기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방류를 시작했다.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 약 12년 반 만이다.

오염수는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정화되어 방출되는데 방사성물질 62종은 제거되지만 삼중수소와 미량의 탄소14 등의 핵종은 남는다. 다만 삼중수소는 바닷물과 희석해 농도를 일본 규제기준의 40분의 1인 L당 1500베크렐 미만으로 만들어 내보낸다. 

- 얼마나 흘려보내나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내년 3월까지 탱크 30개에 보관된 오염수 3만1200t(오염수 총량의 2.3%)을 흘려보내기로 했다. 하지만 빗물, 지하수 등이 원자로로 계속 스며들고 있어 같은 기간 새로 생겨날 오염수 양 또한 약 2만 t으로 추산된다. 따라서 실제 감소하는 오염수의 양은 약 1만1200t(총량의 0.8%)에 그친다. 그렇다고 방류량을 대폭 늘릴 수도 없다. 일본은 방사능 처리시설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걸러지지 않는 방사성 물질 ‘삼중수소’의 연간 해양 방류치를 22조 Bq(베크렐)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규정했다.

새로 생겨나는 오염수는 원전 폐로(閉爐)에도 걸림돌이다. 일본은 향후 30년간 오염수를 모두 방류한 후 2051년까지 후쿠시마 원전을 폐로한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 그러나 신규 오염수가 계속 발생하고 있어 이 목표를 지킬 수 없을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 방류된 오염수 언제 우리나라 바다에 올까?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등 국책연구기관들의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면, 방류된 오염수가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유입되는 시점은 4~5년 뒤부터다. 중국·독일 등에서 이뤄진 연구 결과도 이런 전망과 크게 다르지 않다.

후쿠시마 앞바다에 방류된 오염수는 쿠로시오 해류 등을 타고 북동쪽으로 퍼져나가다가 미국 서부에 도착한 뒤 태평양을 시계 방향으로 한 바퀴 돌아 4~5년 뒤 제주도 남단 해역을 통해 유입된다는 것이다. 오염수 속 삼중수소는 태평양 전체로 퍼져 , 10년 뒤 제주 해역에 유입될 농도는 약 0.001㏃ ( 베크렐 ) 수준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바닷물에 섞여 든 오염 물질은 주해류 방향 만이 아니라 모든 방향으로 확산되기 때문에, 더 극미량으로는 더 일찍 도달할 수도 있다. 앞선 시뮬레이션에서 배경농도의 100만분의 1에 못미치는 0.0001Bq의 저농도로는 방류 2년 만에도 일시적으로 유입될 수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도민일보에 따르면 김해창 경성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최근 춘천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춘천갑 지역위원회가 마련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강의를 통해 “삼중수소나 세슘의 반감기는 각각 30년, 12년 정도인데 국내외 시뮬레이션을 종합하면 세슘의 경우 제주는 1개월 이내, 동해엔 6개월 이내면 도착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독일 킬 대학 헬름홀츠 해양연구소는 지난 2012년 일본의 원전오염수가 방류될 경우 방류 200일 만에 제주도에, 이후 약 2개월 후면 동해 앞바다에 도달할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또 중국 칭화대 연구진이 2년전 학술지 ‘국립과학리뷰’에 지난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주요 방사성물질인 삼중수소(트리튬)의 확산을 시뮬레이션 한 결과 방류 260일 후면 오염수가 우리나라 제주도를 비롯한 남해안에 도달하고 400일 후에는 우리나라 전체, 520일 후면 한반도 전역으로 확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시뮬레이션에서 한국은 1200일이면 남해안의 바닷물에 세제곱미터당 최소 0.29베크렐(Bq) 농도의 삼중수소가 들어차는 것으로 분석됐다.

티머시 무소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대 생물학과 교수는 지난 2023년 4월 그린피스 초청 기자회견에서 삼중수소와 관련한 과학 문헌 70만여 건 전수 조사결과, 삼중수소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는 사실상 전무하다고 밝혔다.

조지워싱턴대학 에너지·환경법 전문가인 미국의 에밀리 해먼드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방사성 핵종의 어려운 점은, 과학으로 완전한 답을 내놓을 수 없는 질문을 제기한다는 것입니다. 즉, 매우 낮은 농도에 노출됐을 때 '안전'하다는 기준이 무엇인가 하는 질문입니다."
"어떤 사람이 IAEA에 큰 신뢰를 보낸다 하더라도, 이와 동시에 기준을 준수했다는 사실이 환경적·인간적 영향이 "제로"라는 뜻은 아님을 인지할 수 있습니다."

대지진으로 파괴된 후쿠시마 제1원전의 오염수는 정상 가동하는 원전 냉각수와 달리 삼중수소 이외에도 세슘, 스트론튬 등 수십 종의 방사성 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대지진 당시 녹아내린 핵연료봉 잔해(데브리)가 물과 접촉했기 때문이다.

결국, 문제는 오염수 방류가 일회성이 아니라, 30여 년간 이뤄질 것이라는 점이다. 지속적인 방류가 바다와 인체에 어떤 악영향을 미칠지 연구가 부족한 상황에서 바닷물 한모금 마시곤 '안전하다'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오염수 방류의 위험성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방류하는 오염수를 투명하고 완전하게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