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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 어원과 실제 말의 체중변화

nyd만물유심조 2017. 11. 8. 20:52

 

 

 

 

가을엔 많은 동물 중에 왜 말이 살찐다고 하게 된 것일까. 이 말을 처음 쓴 건 당나라 때 시인 두심언(?~708)이었다. 이 두심언의 손자가 바로 시성(詩聖) 두보(712~770)이다.

 

유목민족이라 겨울이면 먹거리가 떨어지던 흉노는 가을걷이를 끝낸 중국 남쪽 지방을 침략해 물자를 빼앗아가기 일쑤였다. 두심언은 흉노의 침략을 막으러 북방으로 떠나던 친구 소미도에게 씨를 지어 선물했다. 아래는 그 시 가운에 일부를 옮긴 것이다.

 

여기서 두 번째 행 ‘추고새마비(秋高塞馬肥)’가 바뀐 말이 천고마비인 것이다. 구름이 걷히고 요사스런 별이 떨어졌다는 것 흉노를 물리쳤다는 뜻이다. 그렇게 흉노를 몰아내고 나면 전쟁에 지친 말도 다시 살이 오를 것으로 본 것이다.

 

두시언은 이렇게 승리하고 돌아오라는 바람을 담아 친구에게 시를 선물했다. 이 시는

‘수레를 타고 도읍으로 돌아오니, 같이 놀던 벗들 모두 나와 반기네(輿駕還京邑 朋遊滿帝畿·여가환경읍 붕유만제기), 개선하기로 한 약속 지키니, 봄 아침 햇살이 함께 노래하고 춤추네(方期來獻凱 歌舞共春輝(방기래헌개 가무공춘휘)’로 끝이 난다.

 

 

★실제 경주마의 체중 가을에 가장 살쪄

경주마는 경주에 출전할 때마다 체중 검사를 받고, 한국마사회는 이 체중 검사 결과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려두고 있다.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 ‘파이선’을 가지고 마사회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서울 경주마 1757마리 가운데 미검마(未檢馬) 245마리를 제외한 1512마리의 몸무게 데이터를 보면, 경주마는 보통 한 달에 한 번 정도 경주에 출전하고, 이 1512마리는 총 1만9988번(평균 13.2번) 체중 검사를 받았다. 이 정도 데이터면 표본 숫자가 부족하다고는 할 수 없다.

 

실제 결과를 보면 8월에 472.5㎏이던 평균 몸무게는 가을이 시작되는 9월에는 473.7㎏로 1.2㎏ 늘어나고, 10월에는 다시 474.3㎏까지 올라간다. 11월이 되면 473.1㎏으로 내려오기는 하지만 그래도 여름보다는 살이 찐 상태이다.

위에 있는 그래프를 보면 가늠할 수 있는 것처럼 계절별 몸무게 역시 가을이 제일 높다. 아예 3월부터 석 달씩 봄, 여름, 가을, 겨울로 구분해 보면 가을 평균 몸무게가 473.7㎏으로 가장 많이 나갔다.

이전 계절보다 몸무게가 늘어난 비율을 살펴봐도 마찬가지. 전체 서울 경주마 가운데 63.1%가 여름 석 달보다 가을 석 달 평균 몸무게가 더 많이 나갔다. 요컨대 가을은 가장 많은 말이 가장 많이 살찌는 계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