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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영향, 세계 제조업경기 10년래 최악

nyd만물유심조 2019. 10. 3. 18:59

 

 

 

 

미국 공급관리협회(ISM)는 10월1일(현지시간) 미국의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7.8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제조업 PMI는 기업의 구매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경기 동향지표다. 50을 밑돌면 제조업 경기가 위축 국면, 50을 웃돌면 확장 국면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 제조업이 추락하고 있다. 미국과 독일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최악이다. 중국 일본도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미·중 무역전쟁이 해소되지 않고 오히려 격화 양상을 보이면서 글로벌 공급 사슬이 붕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미국 제조업 PMI는 50을 한참 밑돌았다. 전달 49.1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6월(42.8) 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티머시 피오레 ISM 의장은 “미국 제조업 지표가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으며 지난 7월부터 수출이 위축되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 제조업 경기도 10년 만에 최악이다. 시장정보업체 IHS마킷은 9월 독일 제조업 PMI를 41.7로 집계했다. 2009년 6월(40.9) 후 최저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9월 PMI도 45.7로 7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과 일본도 제조업이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중국의 제조업 PMI는 49.8, 일본은 48.9였다.

 

실제 중국이 올해 성장률 6%를 수성하기 쉽지 않고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최대 경제 대국인 독일 경제도 비틀거리는 등 글로벌 경기위축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미국 최대의 자동차 기업인 제너럴모터스(GM)의 대규모 파업 장기화로 미국 자동차 산업이 입는 타격도 만만치 않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제조업 경기둔화가 서비스업으로 확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토르스텐 슬로크 도이체방크 AG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제조업 데이터를 보면 제조업 둔화가 서비스업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를 자아낸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미국의 성장률 급락은 불가피해진다. 지난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연 2.8%에서 2.4%로 0.4%포인트 낮췄지만 블룸버그는 내년 상반기 성장률이 1%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1940년대 이후 미국의 경기 확장기에 실질 GDP 성장률이 2%를 밑돌면 거의 항상 경기침체가 뒤따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이후 경기침체 가능성을 배제하기가 힘들다. 

 

소비와 함께 미 경제를 뒷받침하고 있는 고용 부문도 심상치 않다. 10월2일 발표된 ADP 전미고용보고서에 따르면 9월 민간 부문 신규고용은 시장에서 예상한 14만명보다 5,000명 적은 13만5,000명에 그쳤다. 게다가 8월 신규고용의 경우 당초 지난달 발표된 19만5,000명에서 무려 3만8,000명 줄어든 15만7,000명으로 이날 하향 조정됐다. 다만 시장에서는 4일에 나올 비농업 신규고용지표와 함께 종합적으로 고용시장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촉발된 글로벌 공급 사슬 붕괴는 한국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중국의 대미 수출이 감소하면서 한국에서 중국으로 수출하는 중간재도 급감하고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에다 최대 수출시장 가운데 하나인 미국이 흔들리면 올해 2% 성장 달성은 물 건너갈 수밖에 없다. 지난달까지 10개월 연속 감소한 수출도 더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정부는 2%대 초반 성장을 기대하고 있지만 이미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최근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을 2.0%에서 1.8%로 내린 상태다. 블룸버그는 “국제무역 상황을 가장 먼저 반영하는 한국의 물가가 낮아졌고 호주는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추면서 디플레이션의 망령이 되살아났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