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의 유래
진달래의 ‘진(眞)’은 접두사로 ‘달래’앞에 붙은 것이다. 달래꽃은 달래꽃인데 그보다 더 좋은 참꽃이라 해서 붙여진 것이다. 같은 진달래도 토양산도와 유전형질에 따라 빛깔이 조금씩 달라진다. 빛깔에 따라 꽃잎 색이 연한 연(軟)달래, 표준색깔의 진(眞)달래, 아주 진한 난(蘭)달래라고 부르기도 한다. 예전의 우리나라 진달래는 모두 두견화(杜鵑花)로 기록되어 있다. 이는 중국의 전설에서 유래한다.
-두견화(杜鵑花)와 두견새(杜鵑)
중국 촉나라에 이름이 두우(杜宇)요 제호(帝號)를 망제(望帝)라고 하는 왕이 있었다. 어느 날 망제가 문산이라는 강가에 와보니 물에 빠져 죽은 시체 하나가 떠내려 오더니 망제 앞에서 눈을 뜨고 살아났다. 망제는 기이하게 생각되어 그를 데리고 왕궁으로 돌아와 자초지종을 물으니 “저는 형주 땅에 사는 별령이라고 하는 사람인데, 강에 나왔다가 잘못해서 물에 빠져 죽었는데 어떻게 해서 물을 거슬러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겠습니다.” 라고 했다. 그러자 망제는 하늘에서 내린 사람이다. 하늘이 내게 어진 사람을 보내 주신 것이라 생각하여 별령에게 집과 전답을 주고 그로 하여금 정승을 삼아 나라의 모든 일을 맡기었다.
망제는 나이도 어릴 뿐만 아니라 마음도 약한 왕이었다. 이것을 본 별령은 은연중 불충한 마음을 품고 주위사람들을 매수하여 자기의 심복을 만들고 정권을 휘둘렀다. 그때 별령에게는 얼굴이 천하의 절색인 딸 하나가 있었는데 별령은 이 딸을 망제에게 바쳤다. 이에 망제는 크게 기뻐하여 나라 일을 장인인 별령에게 맡겨 버리고 밤낮으로 미인을 끼고 앉아 나라에 관한 정사는 전연 관여하지 않고 방탕한 생활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자기 세력이 커지자 여러 대신과 역모를 꾀하여 망제를 타국으로 몰아내고 자신이 왕이 되었다.
망제는 하루아침에 나라를 빼앗기고 쫓겨나 그 원통함을 참을 수 없었다. 그리하여 그는 죽어서 두견이라는 새가 되어 밤마다 불여귀(不如歸)를 부르짖어 목구멍에서 피가 나도록 “귀촉, 귀촉(고향 촉나라를 돌아가고 싶다)”하며 슬피 울어 이 피가 묻은 꽃이 두견화라고도 한다. 두견새는 봄이 되면 밤낮으로 슬피 우는데 특히 핏빛갈이 붉은 진달래만 보면 더욱 우짖는다고 한다. 후일 사람들은 이를 귀촉도, 망제흔, 불여귀, 자규, 접동새라고도 하였다.
-두견새의 습성과 울음의 별명,홀딱 벗고 새
우리말로는 접동새라 하고, 한자어로는 두우(杜宇)·자규(子規)라고도 한다. 국어사전에는 소쩍새라고도 되어 있는데, 소쩍새는 올빼미과에 속하는 새로 두견이와는 그 생김새가 다르다. 우리 나라에는 5월경 동남아시아에서 날아와서 9월경에 남하하는 여름철새로, 단독으로 생활하며 나뭇가지에 앉아 있을 때가 많은데, 산중턱과 우거진 숲속에서 노출되지 않고 있어 자취를 보기 힘들다. 산란기는 6월 상순에서 8월 하순까지인데, 직접 둥우리를 틀지 않고 휘파람새의 둥우리에 알을 위탁시켜 포란과 육추(育雛:알에서 깐 새끼를 키우는 것)를 시킨다.
이밖에 굴뚝새·산솔새·검은지빠귀·긴꼬리홍양진이·촉새 등의 둥우리에도 산란한다. 이러한 습성은 두견이과에 속하는 새들의 공통된 습성으로, 매사촌은 쇠유리새·큰유리새·힝둥새·유리딱새의 집에, 뻐꾸기는 산솔새·동박새·삼광조·때까치의 집에 알을 낳는다. 알은 주로 위탁하려는 새의 알과 비슷한 색이며 자기 알보다 작은 알을 낳는 새에게 위탁한다. 이것은 자기가 낳은 알보다 큰 알은 그대로 두지만 작은 알은 버리는 가짜 어미새의 습성 때문이다. 다른 새의 집에 알을 낳을 때는, 어미새가 집을 떠났을 때 재빨리 낳으며 1개만을 낳는다. 이것은 가짜 어미새의 양육 능력을 고려한 행동으로 추측된다. 알은 9, 10일이면 부화되는데, 이것은 가짜 어미새가 낳은 알보다 3, 4일 일찍 부화되는 것이다. 부화 직후의 새끼는 나체 그대로로 초생우(初生羽)는 없다. 새끼는 부화 후 2, 3일 사이에 가짜 어미새의 알이나 새끼를 둥우리 밖으로 밀어 떨어뜨리고 둥우리를 독점해서 자기 혼자 먹이를 받아 먹고 자란다. 곤충류를 주식으로 하여, 나비·벌·파리·딱정벌레·메뚜기 등의 유충과 성충 및 알을 먹으며, 그 밖에 다족류도 먹는다.
•두견새 울음소리.
두견새는 대체로 그 울음소리가 구슬퍼서 한(恨)이나 슬픔의 정서를 표출하는 시가문학의 소재로 자주 등장하였다. 4음절이 반복되는 이 새의 울음소리가 '홀딱 벗고 홀딱 벗고'와 비슷하게 들려 '홀딱 벗고 새'란 별칭이 붙었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꼭 그렇게만 들리는 건 아니다. '카 카 카 코'로 들리기도 하고 '호 호 호 히'로 들리기도 하는데 앞의 3음절은 높이가 같고 마지막은 낮다. 음계 상으로 옮기면 '미 미 미 도'라고 한다.
'홀딱 벗고 새'란 별명이 붙은 사연은 여러 버전이 있지만, 공부를 게을리 한 스님이 환생한 새라는 설과, 여름에 스님이 개울에서 목욕하는 것을 보고 놀리느라 '홀딱 벗고 홀딱 벗고'라고 울었다는 데서 유래되었다는 설 등이 있다. 전자의 경우 수도하던 스님이 남편을 저 세상에 보내고 명복을 빌기 위해 절을 찾아 탑돌이를 하는 여인의 모습에 마음을 빼앗겨 공부에 소홀했는데 그 스님이 죽은 뒤 새로 환생해서 전생의 게으름을 후회하며 우는 울음이라는 것이다.
'홀딱 벗고'란 흔히 상상되는 다소 외설적인 의미와는 거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아상(我相), 망상, 욕심, 어리석음, 유혹 등 공부를 방해하는 모든 것을 남김없이 벗어던지고 공부에 몰두해 불성(佛性)을 깨닫겠다는 회한 가득한 다짐의 울음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