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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빨리 물을 섭씨 10만도로 가열, 성공

nyd만물유심조 2018. 5. 21. 21:03

 

독일 전자가속기연구소(DESY) 자유전자레이저과학센터와 스웨덴 웁살라대 소속 카를 칼레만 연구팀은 X선 레이저를 이용해 0.0000000000075초(75펨토초·1000조분의 75초) 안에 물을 섭씨 10만도로 가열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통상적으로 물을 끓일 때는 온도를 높여 물 분자를 격렬하게 흔드는 방식을 쓴다. 난로에서 열을 전달한다든지 전자레인지를 사용할 때처럼 마이크로파로 물 분자를 빠르게 앞뒤로 진동하게 만들어 열을 내는 것이다. 이번에 연구팀은 극도로 강력하고 짧은 X선 레이저를 쏴 물 분자에서 전자를 축출하는 방식을 활용했다.

 

전자를 쳐 내면 전하 균형이 깨지는데 이때 원자들이 강한 반발력을 느끼고 격렬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연구팀은 이 과정에서 75펨토초라는 짧은 시간 안에 물이 뜨거워지고 액체 상태가 아닌 플라스마 상태로 변하게 되는 것을 포착했다. X선이 처음 물줄기와 충돌하고 나서 25펨토초 정도까지는 물 분자가 꿈쩍도 안 하지만 75펨토초가 지나면 확실한 변화가 일어났다. 원자에서 전자가 제거되면서 전기적으로 충전된 기체를 생성하는 플라스마 상태가 된 것이다.

 

공동 저자인 올로프 옌손 웁살라대 연구원은 "물이 액체에서 플라스마로 변하긴 하지만 원자들이 아직 먼 거리를 이동할 시간이 없기 때문에 물은 여전히 액체 상태를 유지한다"며 "지구 중심부보다 훨씬 뜨거워지고 태양이나 목성에서 발견되는 플라스마에 비해 밀도가 약간 낮긴 하지만 비슷한 성질을 띠게 된다"고 설명했다.

 

물은 생명의 근원으로 지구상에 생명체 등이 존재할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구성 요소인데 X선을 활용해 물 상태를 조절하면서 밀도, 열 용량, 열 전도 등 물의 고유하고도 예외적인 특성을 이해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연구진 설명이다.

 

이번에 쓰인 X선 레이저는 물 이외에 다른 액체 구조를 관찰하는 데도 응용할 수 있다. 니쿠소르 팀네아누 웁살라대 연구원은 "X선 레이저를 활용해 단일 분자나 다른 작은 입자를 이미지로 구현하는 기술 개발까지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