立春. 2018.2.4
2018년의 입춘시간은 2월 4일 06시 28분이다.
영하의 추운 날씨지만 입춘이다. 봄기운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데 무슨 입춘이냐 하겠지만 입춘을 한자로 보면 入春이 아니라 立春이다. 봄(春) 기운이 만들어지는(立) 시기라는 뜻이다. 다 준비된 봄이 ‘이제 봄이다’하고 들이닥치는 것이 아니라 차근차근 봄을 준비하는 시기로 받아들여야할 것 같다.
입춘은 봄의 시작이며, 태양의 황경(黃經)이 315도 일 때를 말한다. 태양이 춘분점으로부터 움직이는 길을 따라 15도 간격으로 나누어 태양의 각 점을 지나는 시기를 24절기로 나누었고, 입춘이 24절기의 시작이다. 무술년은 60갑자의 35번째로 60갑자의 해가 바뀌는 것은 신정이나 구정으로 보지 않고 24절기의 시작인 입춘(立春)이 돼야 비로소 해가 바뀐다고 본다.
자연의 이치를 보면 양이 극에 달하면 음이 시작되고 음이 극에 달하면 양이 시작하는 순환의 구조이다. 밤과 낮이 순환하며, 봄 여름 가을 겨울이 계절적으로 순환하다. 이것이 순리요 자연의 섭리다. 자연과 더불어 조화하며 자연의 이치를 따라 살아가는 삶의 지혜를 자연의 현상속에서 얻기를 바란다. 이제 곧 입춘이 다가온다.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봄이 시작되니 크게 길하고, 경사스러운 일이 많게 되기를 기원한다.
‘입춘에 장독 깨진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입춘 무렵은 아직 춥다. 봄이라면서 왜 추울까. 밤이 가장 긴 날은 동지다. 동지 다음날부터 해가 조금씩 길어진다. 그래서 동지를 한 해의 시작, 하늘의 봄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매일 조금씩 길어지는 해가 아주 조금씩 땅을 달구기 시작하면서 땅에도 봄이 찾아온다. 땅이 따끈하게 데워지지 않아 아직은 춥다.
꽁꽁 언땅이 녹으면서 겨울잠 자던 곤충들이 슬슬 기지개를 켜며 강물 속에서는 얼음이 녹아 물고기가 헤엄친다. 땅 위의 생명들이 추워서 꼭 감은 눈을 차마 뜨지도 못한 채 어디선가 느껴지는 온기에 몸을 꼬물거리며 기지개 켜는 모습이 그려진다.
아직 춥기는 하지만 낮에는 기온이 영상으로 오르기 시작하고, 산새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숲에 들어가면 딱따구리가 나무를 쪼는 소리도 들려온다. 나무와 풀과 곤충과 새들이 봄맞이를 준비하는 입춘에 사람은 무엇을 해야할까.
옛사람들은 입춘에 적선공덕행이라 하여 아무도 모르게 좋은 일을 해놓았다. 밤중에 몰래 냇물에 다리를 놓거나 거지 움막에 밥을 한솥 갖다 놓는 선행을 했다.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몰라야 적선공덕행이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