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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공산국가) 국가 파산 위기상태

nyd만물유심조 2017. 11. 15. 18:43

 

 

베네수엘라가 국가 파산을 향해 가고 있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나서 “디폴트(채무불이행)는 없다. 명확한 전략이 있다”고 자신하지만 이를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 베네수엘라에 답은 보이지 않는다. 갚을 돈도 없고, 우방 중국과 러시아가 언제까지 사정을 봐 줄지도 알 수 없다. 국제통화기금(IMF)에 손을 벌리자니 마두로 정권의 정체성을 포기하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

 

베네수엘라 중앙은행과 재무부 자료에 따르면 이달 현재 외환보유액은 99억8000만달러, 대외채무는 1400억달러다. 톰슨로이터는 올해까지 베네수엘라 정부가 상환해야 하는 채무를 22억9000만달러, 내년 상환액은 56억1000만달러로 추산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11월14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국가신용등급을 ‘선택적 디폴트’로 강등했다. 베네수엘라는 11월12일까지 상환해야 했던 채권 이자 2억 달러를 내지 못했다. 지난달 27일 만기였던 8억4200만달러도 4일 지나 겨우 상환했다. 영국 경제지 이코노미스트는 국가파산위험을 거래하는 파생상품 신용부도스와프(CDS) 가격으로 볼 때 베네수엘라가 파산할 가능성은 12개월 내 75%, 5년 내 99%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디폴트는 시간 문제라는 얘기다. 더 큰 문제는 그 이후다. 디폴트가 현실이 되면 베네수엘라에서 유일하게 달러를 벌어들이는 창구인 국영 석유기업 페데베사(PDVSA)부터 마비된다. 페데베사 자회사인 미국 소재 정제사 시트고(citgo)나 나라 밖 항구의 유조선 등 해외 자산이 동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석유 외에 뚜렷한 산업이 없고, 식량과 생필품 대부분을 수입에 의지하는 베네수엘라 입장에서는 최악의 상황이다. 당장 물건을 사는 데 써야 할 최소한의 달러마저 끊어진다. 베네수엘라 식량 생산과 유통 체계는 오랜 경제난과 수개월에 걸친 시위로 이미 무너졌다. 올 한해에만 영양실조 아동이 지난해 대비 30% 늘었다. 디폴트가 되면 국가의 먹거리 조달능력은 아예 바닥이 될 수 있다.

 

마두로는 지난 13일 대외 부채 재조정을 위한 채권자 회의를 열었다. 좌파 성향 중남미 언론 텔레수르 등은 전체 채권자 91%인 414명이 참석했고, 뚜렷한 성과를 거뒀다고 보도했지만 서방 언론이 전한 분위기는 다르다. 참석자는 100여명에 그쳤고 30분도 채 되지 않아 끝났다. 로이터통신은 “회의에서 구체적으로 나온 결과는 전혀 없다”고 보도했다.

 

지금으로선 지정학적 이유로 오랜 기간 베네수엘라를 지원해 온 중국·러시아의 도움만이 유일한 희망이다. 중국은 지난 10여년간 베네수엘라에 500억달러에 달하는 차관을 제공했고, 석유로 채무를 상환하는 것도 받아들였다. 러시아 역시 최근까지 두 차례나 긴급차관을 제공하는 등 베네수엘라를 지탱하기 위해 애써왔다. ‘미국 뒷마당의 반미국가’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에 걸린 이권도 크다. 그러나 두 전통적인 우방국 사이에서도 마두로 정권을 향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다. 채무 상환 만기를 유예할 수는 있어도 돈을 더 빌려줄 지는 알 수 없다.

 

중국·러시아도 지원을 중단하면 마지막으로 국제통화기금(IMF)에 손을 벌려야 한다. IMF는 최대 300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마두로 정권이 고강도 신자유주의·긴축 경제개혁을 수반해야 하는 IMF 구제금융을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자기정체성을 부인하는 결과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는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 시절인 2007년부터 IMF와의 연례 경제 협의를 중단했다. IMF가 미국 주도 신자유주의 경제질서를 강요한다는 이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