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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과 선조들의 그림
nyd만물유심조
2017. 9. 30. 07:40
김두량(1696~1763)의 ‘월야산수(月夜山水)’
한가위 보름달 뜬 밤 풍경을 그린 조선 영조 시절의 화원화가이다.
그림 왼쪽 위에 ‘갑자년 중추에 김두량이 그렸다(甲子中秋金斗樑寫)’고 적혀 있다. 당시 갑자년은 1744년, 즉 273년전 추석 밤에 그렸다는 뜻이다.
보름달이 떠올랐건만 무슨 까닭인지 스산한 마음이 드는 그림이다. 맨살로 밤바람을 맞는 게 서늘해진 기온 탓인지, 뒤숭숭한 세상사 탓인지 혹은 누구를 향한 것인지 알 수 없는 아련한 그리움 때문인지 모를 일이다.
노자는 ‘도덕경’의 첫 구절에서 도의 진리는 말로 설명할 수 없다 라고 ‘도가도비상도(道可道非常道)’라 말했고,
뒤이어 ‘있음(有)과 없음(無)은 같은 데서 나왔으나 이름만 달리할 뿐이니 지극한 오묘함이 이를 통해 나온다’(此兩者同出 而異名···玄之又玄 衆妙之門)며 재차 강조했다.
없음에서 존재하고 있음에서 비워진 존재가 바로 그림속의 달이요, 여백의 미도 마찬가지다. 굳이 말하지 않고도 심중을 드러내고자 한 옛 화가들의 마음이 그대로 그림으로 그려져 있는 추석의 보름달을 그린 그림들에서 많이 볼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