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용 생존배낭 준비
지진,전쟁 등 재난시를 위해 비상배낭을 준비해 둡시다.
정부의 국민재난안전포털(www.safekorea.go.kr)에 보면 “모든 가족 구성원들은 반드시 비상용 백(Go Bag)을 준비해 두어야 한다”고 적시하고 챙겨야 할 물품 목록을 공개하고 있다. 가족구성원 숫자만큼 가방을 준비해두고, 대피 시 이를 각자 들고 움직이라는 것이다.
행정안전부가 권고하는 비상용 배낭의 내용물은 물, 비상식량, 손전등, 라디오, 배터리, 여분의 휴대전화 배터리, 호루라기, 비상의류, 속옷, 병따개, 화장지, 수건, 귀중품(현금/보험증서), 안경 등 생활용품, 생리용품 등이다. 귀중품 및 중요한 서류는 방수가 되는 비닐에 보관하고, 여분의 자동차 키와 집 열쇠 세트나 신용카드, 현금카드 및 현금, 편안한 신발과 가벼운 우비, 얇은 담요, 보온력이 좋은 옷 등도 함께 챙겨놓도록 안내한다. 잘 외우지 못하는 가족연락처, 당황해서 생각 안 나는 행동요령, 지도도 프린트 두면 요긴하다. 집 밖에서 일정기간 대피할 상황을 가정하면 나침반, 야광봉, 마스크, 방독면, 상처치료ㆍ수건용 부직포타월, 바람막이 재킷 등을 추가해야 한다. 통상 한 사람이 대피소, 거리 등에서 72시간 버티는 것을 기준으로 한 것인데, 이는 큰 재해가 발생해 전기 통신 교통 등 인프라가 차단되거나 행정기관이 기민하게 대처하기 어려운 시간이 이 정도라는 것이다.
가족 함께 식량 교체하며 환기
생존물품 중에서 가장 핵심은 생수와 열량 높은 비상식량이다. 비상식량 하면 흔히 라면을 떠올리지만 지하 대피소 등에서 취사를 하기는 어렵고, 유통기한도 수 개월로 짧아 적절하지 않다. 오히려 초콜릿, 초코과자, 에너지바, 포도당 사탕, 캔뚜껑을 뜯어 바로 먹을 수 있는 각종 통조림 등이 좋다. 군용 식량도 인터넷에서 살 수 있다. 식량에서 중요한 것은 유통기한인데, 참치캔 등 통조림은 수년간 보관할 수 있지만, 초콜릿과 과자 역시 유통기한이 수개월에 불과하다. 주기적으로 먹어 없애고 새 것을 채워넣어야 한다.
미 하와이 태평양방재센터에서는 대피소의 비상식품을 3개월마다 먹고 새 것으로 교체하는 파티를 연다고 힌다.
물과 비상식량 외에 라디오, 손전등, 호루라기, 보온모자, 마스크 등 6~7가지는 빼놓지 말아야 할 최소한의 생존 물품들이다. 휴대폰에 라디오 수신기가 포함되지 않은 국내 상황에서는, 휴대폰 기능이 마비될 상황을 가정해 정부 지침을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라디오를 꼭 준비해야 한다. 먼지나 가스가 많은 지하공간에서 구조를 요청할 경우 소리를 지르며 오염물질을 들이키는 것보다는 호루라기를 불거나, 손에 잡히는 파이프 등으로 소리를 내는 것이 효과적인 만큼 호루라기도 가방에 넣어두는 것이 좋다.
개인 상황에 따라 필요 물품 구비
가족 중 영유아가 있는 경우 스틱 타입의 분유, 물티슈, 기저귀 등을, 노인이 있는 경우 상비약 등을 별도로 챙겨 넣는 것도 중요하다. 또 직장이나 거리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사람은 휴대용이나 직장용 미니배낭이 유용하다. 물, 사탕, 라디오, 마스크, 손전등 정도만 챙겨도 큰 위안이 된다.
72시간을 넘어 장기 대피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령 핵 공격에 대비하려면 생존배낭이 아닌, 2주 생존을 위한 가정용 비상물자 상자를 준비해야 한다. 통상 핵 폭발 후 14일이 지나야 방사능 수치가 1,00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져 지상을 오가는 정도의 활동이 가능하다는 것을 감안한 것이다. 성인 한 사람에게 필요한 식수가 하루 2ℓ인 것을 감안하면 물만 해도 28ℓ나 되는 짐을 배낭에 넣어 대피소로 가기는 어렵다. 깊은 지하실이 딸려있는 주택 거주자라면 지하실에 2주치 물과 식량 등을 쟁여둘 수도 있겠으나, 그렇지 않을 대부분의 시민들을 고려하면 정부와 지자체, 아파트 주민회 등이 대피소, 아파트와 주요 건물 지하주차장 등에 2주치 물, 식량, 담요 등을 구비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가족 연락 등 대피 계획도 세워야
이쯤 되면 자연스럽게 다음 과제가 떠오른다. ‘어디로 피할 것이냐’다. 대피소에 대해선 미리 정보를 숙지하고, 전략을 세워둘 필요가 있다. 재난의 유형에 따라 대처요령이 다르기 때문이다.
국민재난안전포털 등을 보면 태풍, 지진, 폭발, 화재, 공습, 핵 폭발, 화학무기 공격 등 재난의 종류에 따라 그 대처 방법과 유의사항이 모두 다르다.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책자도 없다. 이래서 생존주의가 번성한다. 이를테면 행안부 지침은 “지진 경보가 울릴 때는 공원과 운동장으로 대피하지만, 핵 공격 경보가 울릴 때는 대피소 등 큰 건물 지하로 대피한다. 가급적 지하 3층(15m) 이하로 피하는 것이 좋으며 불가능할 때는 열을 피할 수 있는 콘크리트 벽 뒤로 피해야 한다. 반대로 화학무기 공격을 알리는 경보가 울릴 때는 2층 이상의 고지대에 머물러야 한다. 경보가 핵 공격과 화학무기 공격 중 어느 것인지는 민방위 음성안내로 구분해야 한다”고 돼 있다. 이제 가족들에게 암기토록 하자. 지진은 밖으로, 핵은 지하로, 화학무기는 위로 피한다. 현재의 위기가 어떤 유형인지는 정부의 안내에 의지해야 한다.
가족이 직장과 학교 등으로 멀리 떨어져 있을 때 재난이 터지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교통은 마비되고 통신도 끊겼다면. 이럴 경우를 대비해 각자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 상황이 어느 정도 정돈된 뒤에 어디에서 만날 것인지 1차, 2차 집합소를 정해두거나 연락방법을 결정해 두는 것이 좋다. 휴대폰을 쓸 수 없을 경우 서로의 SNS 계정에 글을 남기기로 한다거나, 제3의 지역에 거주하는 친척에게 연락해 서로 안부를 확인하는 식이다. 식량 담당, 중요 서류 담당 등 역할을 정해두는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