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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컴퓨터의 상용화

nyd만물유심조 2017. 6. 28. 19:56

 

 

현재 컴퓨터 기술은 반도체 집적도가 증가함에 따라 노이즈 현상도 심해지는 '터널링 현상'을 극복하기가 어렵다. 반도체 회로가 더 이상 얇아질 수 없는 한계에 부딪치면 컴퓨터 성능 향상도 어려워지는 것이다. 이는 '나노기술의 한계'이기도 하다.

 

양자컴퓨터는 양자역학의 기본 성질인 "중첩(中疊. superposition)"이라고 불리는 현상을 이용해 0도 되고 1도 되는 상태를 만들어 내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1양자비트"라고 부른다. 이런 양자의 상태가 획기적인 계산속도를 가능케 한다.

 

즉, 양자컴퓨터는 양자 '중첩'과 '얽힘' 현상을 이용해 컴퓨터 성능 한계를 극복한다. 양자 비트(큐비트)는 0과 1을 동시에 갖기 때문에, 0이나 1 어느 하나로만 존재하는 일반 컴퓨터 비트보다 조합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항상 많다. 큐비트 수가 늘어날수록 경우의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이는 곧 계산능력 향상으로 이어진다. 다룰 수 있는 큐비트 개수가 늘어나면 양자컴퓨터 성능은 현존 컴퓨터와는 비교할 수 없이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 IBM 등은 수년 내 50개의 큐비트를 다룰 수 있는 양자컴퓨터를 만드는 게 목표다.

 

양자컴퓨터가 현실화하면 당장 위협을 받는 것이 현존 디지털 암호체계다. 이 암호체계는 소인수분해 문제 풀이의 난해성에 기초하는데 1994년 양자컴퓨터를 이용한 '쇼어 알고리즘'이 등장하면서 안전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쇼어 알고리즘은 양자컴퓨터로만 실행할 수 있는 수학 공식 같은 것으로 슈퍼컴퓨터로 수천년이 걸리는 소인수분해도 몇 시간이면 풀어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전혀 새로운 보안체계가 필요하게 되고 대안으로 유력한 기술이 양자암호통신이다. 이 기술은 원하는 정보를 암호화해 일반 통신망으로 전송한 뒤 이 암호를 푸는 열쇠를 빛 알갱이(광자=빛의 양자) 한두 개에 실어 보내는 방식이다. 중첩성, 비가역성, 복제불가능성 등 양자의 독특한 성질에 의해 최소한 이 구간에서는 정보 탈취가 불가능하다.

 

양자컴퓨터의 계산능력은 조합 최적화 문제라는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는 현대사회의 여러 가지 문제를 푸는 데 필요하다. 따라서 양자컴퓨터는 조합 최적화 문제를 종전 컴퓨터의 1억 배의 처리속도로 계산할 수 있다는 게 구글의 연구에서 밝혀졌다. 구글은 네이처 기고문에서 '하이브리드' 방식 양자컴퓨터를 5년 안에 상용화하겠다고 밝혔다. 양자 특유 불안정성 때문에 상용화에 10년 이상 걸리는 디지털 방식 대신 하이브리드를 채택해 기간을 단축하기로 했다.

 

지난 3월 초 IBM은 범용 양자컴퓨터 'Q'를 상용화한다고 발표했다. 계산 전용의 제한된 성능이 아니라 제약이나 금융, 보안, 인공지능 등에 널리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범용'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다만 성능은 아직 부족하다. IBM은 현재 5큐비트인 시스템 성능을 수년 안에 열 배인 50큐비트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더욱 상용화 속도가 빠른 것은 양자암호통신이다. 사실상 당장 상용화를 해도 무리가 없을 수준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다수 국가에서 상용망 적용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