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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의 살만 국왕, 6월21일 왕세자 교체

nyd만물유심조 2017. 6. 22. 19:02

 

 

 

1사진-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만 국왕

2사진- 살만 사우디 왕세자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만 국왕이 6월21일 왕세자를 교체했다. 지금까지 제1왕세자였던 무함마드 빈 나예프 왕자가 사실상 폐위되고, 제2왕세자였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자가 제1왕세자로 격상됐다. 새 제1왕세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은 살만 국왕의 아들이다. 올해 31세다.

 

사우디 국영 SPA통신에 따르면 이날 열린 왕위계승위원회에서 위원 34명 중 31명의 몰표를 받아 살만 국왕의 아들인 무함마드 빈 살만 알 사우드 국방장관(32)이 왕위 서열 1위가 됐고 종전 서열 1위였던 살만 국왕의 조카인 무함마드 빈 나예프 알 사우드 내무장관(58)은 모든 공적 지위가 박탈됐다고 밝혔다.

 

살만 국왕이 제1왕세자를 교체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2015년 1월 즉위한 후 같은 해 4월 당시 제1왕세자였던 무크린 왕자를 폐위했다. 이번에 물러난 무함마드 빈 나예프 왕자는 당시 제2왕세자였다가 제1왕세자로 격상됐었다. 그러나 그 역시 2년 후 무크린 왕자와 같은 처지가 됐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살만 국왕의 아버지인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국왕이 1932년 건국해서 1953년 서거한 후 지금까지 알 사우드 국왕의 아들들이 형종제급(형이 죽으면 동생이 승계)의 형태로 왕위를 이어오고 있다.

살만 국왕의 이복형이자 전임 국왕이었던 압둘라 국왕이 2015년 1월 90세의 나이로 서거하자, 당시 79세였던 살만 국왕이 왕위를 승계했다. 압둘라 국왕은 승계 서열에 따라 왕이 되기는 했지만, 살만 국왕에 비하면 그는 왕실 내 비주류 혈통으로 분석됐다. 살만 국왕은 이와 달리 압둘아지즈 왕의 부인 가운데 가장 유력한 인물인 수다이리 왕비의 아들로 주류 왕실 인물이다.

그는 즉위 직후, 압둘라 국왕이 정해준 승계 서열을 고치기 시작했다. 자신의 이복형제인 무크린 왕자를 제1왕세자에서 폐위한 것이다. 이에 따라 당시 제2왕세자였던 무함마드 빈 나예프 왕자가 제1왕세자가 됐다. 이는 두 가지 큰 의미를 가진 것으로 풀이됐다. 우선 압둘아지즈 왕의 아들들이 승계해 오던 것은 살만 국왕이 마지막이라는 것이다. 또 하나는 같은 수다이리 왕비 소생 동복형제인 나예프 왕자의 아들 무함마드 빈 나예프를 제1왕세자로 올림으로써 왕위 계승을 주류인 수다이리 계열로 복귀시켰다는 것이다. 제2왕세자로는 살만국왕의 아들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자가 임명됐었다.

하지만 살만국왕의 왕실 승계 구도 개편 의지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던 것으로 이번에 드러났다. 무함마드 빈 나예프 왕자를 제1왕세자에서 해임하고 자신의 친아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자를 그 자리로 격상시켰다. 이번의 제1왕세자 교체가 사우디아라비아 특유의 형종제급 방식에서 부자상속으로 변경되는 계기가 될 것인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이 발표한 칙령에는 무함마드 빈 살만 제1왕세자가 자신의 아들을 후계자로 임명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이는 이번 조치에 대한 다른 왕족들의 불만을 무마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물러난 왕세자는 “이번 결정에 이의없다”고 밝히고 새 제1왕세자는 “전 왕세자를 앞으로도 존중하겠다”며 사촌간의 우애는 변함없음을 과시하고 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제1왕세자는 그동안 국방장관과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회장을 맡아왔다. 이란에 대한 강경노선과 카타르에 대한 단교 등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정치적 위상이 더욱 커지면서 기존의 석유정책에는 큰 변화가 없겠지만 대외관계는 더욱 강경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3월 워싱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자는 트럼프의 5월 사우디 방문을 확정지으며 입지를 더욱 단단하게 다졌다. 취임 후 해외 첫 방문지로 사우디를 찾은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의 숙적인 시아파 종주국 이란을 비난하고 사우디가 이끄는 수니파 연합에 호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는 최근 사우디가 테러 지원을 이유로 카타르와 단교하고, 이란을 견제하며 중동에서 세력을 확장하는 밑거름이 됐다.

 

살만 국왕이 80대의 고령인 것을 감안하면 무함마드 빈 살만 왕자는 사우디의 30대 국왕으로 즉위할 가능성이 있다. 원유에 의존하는 경제구조에서 탈피해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는 사우디의 ‘비전 2030’ 정책이 보다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 여러 부인을 둔 다른 왕실 인사와 달리 부인이 1명인 점과 외신 인터뷰에 적극 나서는 그의 태도도 사우디의 개혁과 변화를 이끌 지도자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일조했다.

 

하지만 무함마드 빈 살만 왕자의 ‘호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국방장관으로 예멘 공습을 이끌었지만 피해는 누적됐고, 반군 후티와의 평화협상도 난항을 겪고 있다. 그는 지난달 TV 연설에서는 “이란의 목표는 이슬람을 주도하고, 시아파 사상을 퍼뜨리는 것”이라며 “이란과의 전쟁에 나설 것을 맹세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무함마드 빈 살만은 이란과의 대화는 철저하게 배제한다는 입장”이라며 “사우디와 이란의 종파 분쟁은 한층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