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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기씨 사망진단서 외인사로 변경

nyd만물유심조 2017. 6. 15. 20:08

 

 

 

 

 

서울대병원은 6월15일 기자회견을 열어 “백남기씨의 사망진단서에 기재된 사망의 종류를 외인사로 바꾸기로 했다”고 밝혔다.

 

백씨는 지난 2015년 11월14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1차 민중 총궐기’ 집회에 참가했다가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다 지난해 9월25일 사망했다. 당시 주치의였던 백선하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백씨의 사인을 병사로 기록해 유족과 시민단체는 물론 서울대 의대 재학생 및 동문들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사망자의 사인이 바뀌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 일부에서는 서울대병원이 새 정부가 들어서자 정부의 눈치를 보고 사망진단서를 수정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에서 사망진단서가 수정된 것은 병원 설립 후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새 정부가 출범했기 때문에 이런 조치가 취해진 것은 아니며 상심이 컸을 유족들에게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병원 측은 정권 눈치 보기에 대해 “6개월 전부터 논의가 진행됐다”며 선을 그었다. 지난 1월 유가족이 진단서 수정을 요구하며 병원을 상대로 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하면서 논의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그동안 진단서 작성과 관련해서는 병원이 의사 개개인에 개입할 근거는 없었지만, 소송 제기로 이에 대응하는 병원 의료윤리위원회가 작동, 공식 절차가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위원회가 절차에 따라 담당 진료과인 신경외과에 소명을 요구하자, 신경외과에서 “의사협회 작성지침에 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밝혔고 이후 사망진단서를 작성한 전공의가 위원회의 권고를 받아들여 직접 진단서를 수정했다. 이 과정이 6개월이나 소요된 데에 대해서는 전공의가 담당 교수 지도에서 벗어나는 4월 이후 절차가 진행된 데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연수 서울대병원 부원장은 “백남기 농민의 사망진단서를 직접 작성한 전공의는 피교육자 신분이지만, 사망의 종류를 판단할 수 있는 지식과 경험이 있고 법률적인 책임도 갖고 있다”며 사인변경에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는 바꿔말하면 유족의 소송이 없었다면 사인 변경도 없었다는 의미로, 논란 이후 문제를 덮기에만 급급했다는 점에서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병원 측이 향후 대책으로 내놓은 의사 개인의 판단과 대한의사협회 등 전문가 집단의 의견이 엇갈릴 경우 이를 해결하는 ‘의사직업윤리위원회’ 신설 얘기도 당초에는 없었다.

 

전공의에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모습도 논란이다. “전공의가 충분한 판단능력을 갖췄다”며 전공의가 직접 사망진단서를 수정했다고 강조했지만, 지난해 논란이 있을 때는 백선하 교수의 ‘병사’ 판단에만 매달렸기 때문이다. 백 교수는 여전히 병사라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한편, 6월16일 이철성 경찰청장이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청사에서 지난 2015년 11월 경찰의 집회진압용 물대포를 맞아 쓰러져 결국 숨을 거둔 고(故) 백남기 농민 사건에 대해 처음으로 공식 사과했다. 경찰은 그동안 객관적 사실규명이 우선이라며 사과표명을 미뤘지만 백씨를 치료했던 서울대병원이 사인을 ‘병사’에서 ‘외인사’로 수정해 경찰의 책임소재가 분명해지자 잘못을 인정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