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이팝나무의 계절과 이름유래 알아보기

nyd만물유심조 2017. 5. 19. 19:31

 

 

요즘 곳곳에 쌀알 같은 꽃잎들이 모여 이팝나무를 온통 하얗게 물들이고 있다. 함박눈이 내려 나무에 소복이 쌓인 것 같다는 낭만적인 감상에 빠져들게 한다. 서양에선 마치 흰 눈이 내린 것 같다 해서 이팝나무를 눈꽃나무(snow flowering)로 부른다.

 

하지만 이 같은 낭만은 불과 40∼50여년 전만 해도 우리에겐 사치였다. 배 곯던 시절 이 나무를 보며 서민들은 고봉으로 퍼담은 쌀밥을 떠올렸을 법하다. 이팝나무가 피는 시기는 24절기 중 입하 무렵이니 보리를 추수하기엔 아직 이른 때다. 곤궁한 삶에 먹고살 걱정이 컸던 ‘보릿고개’가 딱 이맘때였다. 이팝나무 꽃잎을 자세히 보면 쌀알처럼 생겨, 보릿고개 시절 그릇을 한가득 채운 쌀밥(이밥)이 떠오른다.

 

이팝나무 이름과 관련된 전설도 가난과 관련 깊다. 병든 노모를 모시고 살던 나무꾼에게 노모가 어느 날 흰 쌀밥을 먹고 싶다고 했다. 쌀독에 남은 쌀을 톨톨 털어 밥을 지은 나무꾼은 고심 끝에 마당에 있는 나무에 핀 흰 꽃을 따와 자기 밥그릇에 담고, 노모 밥그릇에는 흰 쌀밥을 담았다. 노모는 오랜만에 흰 쌀밥을 맛있게 먹었는데, 이 일이 알려지면서 나무꾼이 따온 흰 꽃 나무를 이밥나무로 부르다 발음이 변해 ‘이팝나무’가 됐다고 한다.

또 이팝나무는 풍년이 들지, 흉년이 들지를 가늠해보는 역할을 했다. 이팝나무 꽃이 잘 피면 풍년이 들고 그러지 않으면 흉년이 들었다고 한다. 이팝나무 꽃이 피는 시기가 못자리하는 철이어서 꽃이 잘 피면 물이 충분해 벼농사도 잘 됐다는 것이다. 다른 봄꽃에 비해 화려함은 덜하지만, 옛날부터 우리 조상과 함께 살아오며 애환을 같이한 나무가 이팝나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