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독살의 사례
2월15일 AFP통신에 따르면 세계적인 독살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1978년 영국 런던에 망명 중이던 불가리아 반체제 인사 게오르기 마르코프가 인체에 치명적 독성물질인 리친(Ricin)이 묻은 우산에 찔려 사망한 사건을 꼽았다.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독 우산' 공격을 당한 그는 사건 나흘 후 숨을 거뒀다.
1997년에는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 요원들이 요르단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최고지도자 칼리드 마슈알 독살을 시도했다. 그러나 해당 요원들이 체포되면서 이스라엘은 이들의 석방을 위해 해독제를 넘겼다. 혼수상태에 빠졌던 마슈알은 덕분에 살아날 수 있었다.
2004년에는 러시아가 지지하는 우크라이나 보수 여당 대선후보 빅토르 야누코비치에 맞서 출마했던 진보 성향의 야당 후보 빅토르 유셴코가 맹독성 화학물질인 다이옥신 중독으로 얼굴이 크게 훼손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유셴코의 지지자들은 러시아연방보안국(FSB)이 그 배후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 이후 동요하던 중도성향 유권자들이 유셴코 쪽으로 급속히 기울면서 그는 최대 라이벌인 야누코비치를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같은 해 야세르 아라파트 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프랑스에서 돌연 건강이 악화한 뒤 사망하자 이스라엘에 의한 독살설이 제기됐다.
결국, 프랑스 검찰은 2012년부터 이와 관련한 수사를 진행했고, 아라파트의 소지품 샘플에서는 치명적인 방사성 물질인 폴로늄-210과 납-210이 발견됐다.
그러나 현지 검찰은 이는 자연환경에서 발견될 수 있는 수준으로 독살 가능성은 없다며 수사를 종결했다. 별도 조사를 한 스위스 연구진은 "폴로늄이 비정상적인 수준"이라고 밝혔으나 고인이 폴로늄에 독살됐다는 결론까지 나아가지는 않았다.
2004년에는 또 인도네시아 인권 운동가 무니르 사이드 탈립이 자카르타에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가는 여객기에 탔다가 독성물질인 비소가 든 음식을 먹고 숨졌다.
2006년에는 영국으로 망명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정부를 노골적으로 비판하던 FSB 전 정보요원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가 FSB 요원 2명을 만나 차를 마시고 돌아온 뒤 쓰러져 약 3주 만에 숨졌다. 그의 체내에서는 폴로늄-210이 다량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