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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이란 핵시설 파괴 "미드나잇 해머" 공격 작전

nyd만물유심조 2025. 6. 24. 17:29


파키스탄 인터내셔널 더뉴스 등 외신은 6월22일(현지시간) 미국이 이란의 포르도·나탄즈·이스파한 등 핵 시설 3곳을 ‘미드나잇 해머(Midnight Hammer·심야의 망치)’ 작전명으로 GBU-57 벙커버스터 폭탄을 사용 파괴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여기에 따른 작전, 조종사의 역할과 폭탄의 가격 등을 종합 소개한다.

- 작전 수행.
댄 케인 미 합참의장은 6월2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실시된 이번 작전명은 ‘미드나잇 해머’”라면서 “20일 자정부터 21일 아침까지 미 본토에서 B-2 스피릿 폭격기 편대가 이륙했다. 공격 편대의 일부는 서쪽으로 이동해 태평양으로 진입하며 미끼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케인 합참의장에 따르면 미군은 ‘미드나잇 해머’ 작전 중 초대형 폭탄인 벙커버스터를 실을 수 있는 B-2 폭격기 여러 대를 이용해 기만전술을 펼쳤다. 미주리주(州)에 있던 B-2 폭격기들을 일제히 괌으로 향하게 함으로써 전 세계의 시선이 ‘미끼’에게 향하게끔 한 것이다.

그 사이 B-2 폭격기 7대로 구성된 ‘진짜 부대’는 무려 18시간 동안 어떤 국가도 알아채지 못하도록 조용히 이란을 향해 날아갔다. 미 국방부는 이 폭격기들과의 통신을 최소화하며 통신 보안에 심혈을 기울였다.

전 세계의 시선이 괌으로 향하던 B-2 폭격기에만 쏠려 있는 사이 ‘진짜 부대’는 이란 영공에 접근했다. 이내 미 잠수함이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20여 발을 발사했다. 미군 전투기들은 B-2 폭격기 앞을 유인 비행하며 이란 전투기와 미사일에 혼란을 유발했다.

케인 합참의장은 “작전 당시 4세대, 5세대 전투기가 적 전투기와 지대공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폭격기 편대를 보호하기 위해 편대 앞쪽에서 이동했다”면서 “오후 6시 40분쯤 폭격기 편대 선두의 B-2기가 포르도 첫 번째 목표 지점에 벙커버스터 2발을 투하했고 이어 나머지 B-2 폭격기들도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작전에 참여한 미 항공기는 125대 이상이며 B-2 스텔스 폭격기, 4세대ㆍ5세대 전투기 다수 편대, 수십 대의 공중 급유기, 유도 미사일 잠수함, 정보감시 및 정찰 항공기 전력, 수백 명의 유지보수 및 작전 전문 인력이 동원됐다”고 덧붙였다.

또 “이란군은 미군 항공기에 포탄 단 한 발도 쏘지 못한 채 완전히 무방비로 당했다”면서 “이란 전투기는 비행하지 않았고 이란의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은 임무 내내 우리를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미드나잇 해머’ 작전은 최고 기밀 수준으로 계획‧실행됐다. 미 합참은 이번 작전의 정확한 시기나 내용을 아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으며 극소수의 인사에게만 공유됐다.

B-2 폭격기 부대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도 외교 무대에서 속임수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드나잇 해머’ 작전 개시 이틀 전인 지난 19일 “이란에 2주를 주겠다”며 외교적 협상의 길이 열려있음을 암시했다. 당시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이란과 협상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밝혀 백악관이 무력 사용보다 외교적 해결 쪽에 무게를 더 싣고 있다는 듯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미국은 이어 20일에도 스위스 제네바에서 독일, 프랑스, 영국 외무장관과 이란 외무장관의 핵 협상을 조율해 협상에 무게를 두는 것처럼 행동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2주의 시한을 약 열흘 이상 앞둔 21일 이란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의 핵시설에 미군의 미사일이 쏟아졌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포르도 핵시설에는 초대형 관통 폭탄(MOP) GBU-57 12발이, 나탄즈 핵시설에는 2발 투하됐다. 지하 수십 m의 콘크리트와 암반을 뚫고 목표 지점을 파괴하도록 설계된 이 폭탄이 실전에서 사용된 사실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B-2에서 투하된 GBU-57은 지하 깊숙한 콘크리트와 암반층을 관통한 뒤 내부에서 폭발했다. 특히 최신 개량형에는 지하 구조를 감지해 최적 위치에서 자동 폭발하는 ‘스마트 퓨즈’가 탑재돼 지하 깊숙한 곳에서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포르도의 핵심 농축시설이 지하 80~90m 깊이에 위치해 있는 만큼 단일 타격으로는 부족해 다수의 폭탄이 투입됐다는 평가다.

이번 작전은 포르도에 그치지 않았다. 나탄즈와 이스파한 핵시설에도 벙커버스터 2발과 토마호크 미사일 30발이 동시에 투하됐다. 토마호크는 미군 오하이오급 잠수함에서 발사된 것으로 추정되며 미 국방부는 발사 위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이 전략폭격기를 동원해 포르도를 정밀 타격한 것은 이곳이 이란 핵개발의 ‘심장부’로 여겨지는 상징성과 전략적 중요성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 곰주(州) 산악지대 지하 깊숙한 곳에 위치한 포르도는 2000년대 초 군사시설로 조성됐다. 위성사진에는 지하 터널 5개, 환기구, 대형 지상 구조물 등이 드러나지만 실제 핵심 시설은 지하 80~90m 아래에 숨겨져 있다. 이란은 2000년대 초반 포르도를 건설하며 1981년 이라크의 오시라크 원자로가 이스라엘의 전투기 공습으로 파괴된 사례를 참고했다고 알려졌다. 이라크의 실수를 반면교사로 삼은 이란은 핵심 원심분리기를 지하 깊숙한 곳에 배치했다.

- B-2 폭격기 조종사의 역할과 집중력.
로이터 통신은 6월 23일 (현지시간)미국 B-2 폭격기의 조종사들이 40시간 이상의 장시간 임무에 대비해 비행 계획뿐 아니라 무엇을 먹을지에 초점을 맞추고 몇 주간 준비 과정을 거쳤다고 보도했다.

‘미드나잇 해머’란 이름의 이 작전은 이들 폭격기가 원래 있던 곳으로 복귀에 성공하면서 끝났는데 총 37시간 논스톱으로 진행됐다. 이는 각각 폭격기에 탑승한 조종사들에게는 엄청난 인내심을 요구하는 것이다.

9년간 B-2 폭격기 조종사로 복무한 적이 있는 스티브 바샴 전 유럽사령부 부사령관(퇴역 중장)은 로이터에 “우리(조종사)는 수면 연구를 거치고 실제 영양 교육을 통해 각자 무엇이 잠을 깨우는지 배운다”고 말했다.

이 조종사들은 음식에 대한 지식과 그것이 소화를 느리게 하거나 빠르게 하는지에 대한 교육을 받는다고 전해졌다. 이는 화학 변기가 하나뿐인 이 군용기에서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바샴 중장의 조종사 시절 단골 메뉴는 통밀빵에 칠면조 고기를 얹은 샌드위치로 치즈를 넣지 않았다. 그는 “가능한 한 싱겁게 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임무 중 배탈이 났을 경우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날개 길이가 52.4m인 B-2 폭격기는 급유 없이 1만1000㎞ 이상 비행할 수도 있으나 대부분 임무에서는 비행 거리가 그보다 길어 여러 차례 공중 급유를 해야 한다.

특히 조종사들의 피로가 누적될수록 재급유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데 이는 공중급유기에서 뻗어 나오는 관을 눈으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바샴 중장은 공중급유기의 불빛과 미리 외워둔 기준점에 의존해야 한다면서 특히 달이 뜨지 않는 야간 비행 중에는 급유 작업이 더 위험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몸에서 아드레날린이 뿜어져 나와 목표로 한 곳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계속 버틸 수 있다면서 “아드레날린은 사라진다. 물론 조금 쉬면 마지막 급유 작업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간식으로 해바라기씨를 먹으면 주의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B-2 조종석에는 뒤쪽에 한 명이 누워 쪽잠을 잘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전날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도 이 폭격기 안에는 조종사가 좀 더 편하게 임무를 수행하도록 휴식 공간과 화장실이 있고 미니 냉장고와 전자레인지도 갖춰져 있다고 보도했다.

이 밖에도 B-2 폭격기는 적외선과 레이더, 음향신호 엄폐 기능 등 첨단 기능을 갖추고 있으나 작전의 성공 여부는 여전히 인간 조종사들의 능력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고 로이터는 짚었다.

이 폭격기에는 조종사 2명이 탑승하게 되는 데 이는 B-1B, B-52와 같은 구형 폭격기의 조종사들보다 많은 일을 수행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각 기체에는 4명, 5명이 탑승한다.

물론 ‘플라이바이 와이어’라는 디지털 비행조정장치가 B-2에도 있으나 이는 전적으로 컴퓨터 입력에 의존해야 한다고 전해졌다. 바샴 중장은 초기 소프트웨어는 조종사의 명령보다 속도가 느려 급유를 복잡하게 했다면서 반응성은 개선을 통해 향상됐으나 높은 고도에서 긴밀하게 편대 비행해야 하는 어려움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전했다.

- GBU-57 벙커버스터 폭탄의 가격 등.
외신은 포르도·나탄즈·이스파한 등 이란의 핵 시설 3곳을 공습한 ‘미드나잇 해머(Midnight Hammer·심야의 망치)’ 작전 때 사용한 GBU-57 벙커버스터 폭탄의 천문학적 가격을 보도했다.

“GBU-57 벙커버스터 폭탄의 제작비용은 약 350만 달러(한화 약 48억 원)에 달한다”며 현재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미국만 보유하고 있는 무기다. 무게 13.6t, 길이 6.2m로, 지하 수백 미터 깊이의 요새화된 시설까지 파괴할 수 있는 초대형 관통 폭탄이다.

미국은 이번 작전에서 포르도에 12발, 나탄즈에 2발 등 총 14발의 벙커버스터를 투하했다. 포르도 핵시설 파괴에만 최소 576억 원을 쏟아부은 셈이다. 벙커버스터 14발의 비용을 모두 합치면 672억 원에 달한다.

벙커버스터 폭탄은 B-2 폭격기를 이용해야만 운반할 수 있다. 벙커버스터를 운반한 B-2 폭격기는 대당 제조 가격 24억 달러(3조 2000억 원)로 미군이 소유한 전투기 중 가장 비싸다. 그뿐만 아니라 B-2 폭격기는 시간당 운용비만 해도 수십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미드나잇 해머’ 작전에 동원된 B-2 폭격기는 총 7대이므로, 가격을 합치면 22조 4000억 원에 이른다.

‘미드나잇 해머’ 작전은 미국 미주리주 화이트먼 공군기지에서 B-2 스텔스 폭격기 7대가 이륙한 시점부터 이란 핵시설 타격까지 총 37시간 동안 비행하며 진행됐다. 실제 이란 내 핵시설(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 타격 자체는 약 25분간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미국이 시간 동안 쏟아부은 비용은 최소 23조 원에 달하는 셈이다.

이 밖에도 이번 이란 공습 작전에는 4·5세대 전투기, 공중급유기 수십 대, 정보·감시·정찰용 항공기 등 125대가 넘는 항공기 및 약 75발의 정밀유도탄이 투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