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은하수 사진상 수상작
여행·사진 블로그인 캡처디아틀라스(Capture the Atlas)가 최근 ‘2025년 은하수 사진상’ 수상작 25편을 선정해 발표했다. 우리나라에서 견우와 직녀를 이어주는 오작교 설화가 7월7석(음력7월7일)을 배경으로 하는 것도 이 무렵인데 은하수가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 것과 무관치 않다고 본다.
8회째를 맞은 올해 수상작에는 아프리카의 차드와 나미비아, 아르헨티나,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등 지상의 멋진 풍경을 배경으로 찍은 것과 함께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촬영한 사진도 포함됐다. 밤하늘의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을 더해주는 혜성, 유성우, 월식 같은 천체 현상도 함께 담겨 있다. 이 가운데 일부를 소개한다.

위 사진은 미국 유타주와 애리조나주에 걸쳐 있는 파리아캐년의 일부인 코요테 버츠(Coyote Buttes)를 배경으로 포착한 은하수다. 파도가 치는 듯한 사암 지형과 은하수가 어우러져 말 그대로 경이로운 풍경을 연출했다.

우주의 천체 사진가로 잘 알려진 미국항공우주국(나사) 최고령 우주비행사 돈 페티트가 국제우주정거장의 조망창 큐폴라에서 찍은 은하수다. 페티트는 “내 마음이 사색에 빠져 있는 동안, 내 눈은 지구에서 반사되는 희미한 빛에 푹 빠져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9월부터 7개월간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체류하다 지난 4월 자신의 70살 생일에 지구로 돌아왔다.

올해 3월14일 칠레 안데스산맥의 해발 2000m 고지대에 있는 세로톨롤로천문대에서 찍은 은하수다. 이날은 때마침 개기월식이 함께 일어났다. 작가는 “개기월식이 진행되는 동안 달이 어두워지면서 장엄한 은하수와 희미한 황도광, 그리고 뚜렷한 대기광이 더욱 뚜렷해졌다”고 말했다. 황도광이란 황도, 즉 천구상에서 해가 지나는 길에 있는 우주 먼지가 햇빛을 산란하는 현상을, 대기광이란 지구 대기의 원자와 분자가 태양의 자외선을 에너지원으로 해서 빛을 내는 현상을 말한다.

2024년 8월 미국 캘리포니아의 시에라네바다산맥에 있는 언덕 앨라배마힐스에서 페르세우스 유성우가 떨어지는 날에 본 은하수다. 작가는 “3일에 걸쳐 유성을 포착한 끝에 이 사진을 완성했다”고 말했다.

아프리카 뿔 근처 홍해와 인도양의 해상교통로에 있는 예멘의 소코트라섬에서 촬영한 은하수다.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모양의 보틀트리를 배경으로 찍었다. 병 모양의 줄기엔 물이 저장돼 있다. 보틀트리는 건조한 기후에서 살아남기 위한 자연의 선택이다.

사계절 스키장으로 이름난 스위스의 체르마트 마을에서 본 은하수다. 은하수의 가장자리(오리온자리)를 보여주는 겨울 은하수(오른쪽)와 은하수의 중심부를 펼쳐주는 여름 은하수(왼쪽)를 한 장의 사진에 담았다. 해발 3200m에서 촬영한 이 사진은 두 사진을 결합한 뒤 새벽에 촬영한 전경을 추가해 완성했다. 오른쪽에 뾰족이 솟아 있는 산이 마터호른이다.

2024년 6월2일 과테말라 아카테낭고 화산이 분출하고 있을 때 포착한 은하수다. 작가는 “화산이 폭발하면서 화산재 기둥이 수직으로 솟아올라 은하의 대각선 경로와 약 45도 각을 이뤘다”며 “지구의 분노와 우주의 고요가 놀라운 시각적 대비 효과를 유발했다”고 말했다.

남아메리카대륙에서 3500km 떨어져 있는 지구 제일의 외딴섬 가운데 하나인 칠레 이스터섬에서 본 은하수다. 작가는 “변덕스런 날씨 속에서 새벽녘에 모아이 석상들을 정신없이 촬영하던 중 갑자기 하늘이 맑아지며 은하수가 훤히 드러났다”고 말했다.

오스트리아의 도브라치산에서 본 겨울 은하수다. 작가는 “황도광과 게겐샤인(태양 반대쪽 황도면에서 나는 빛), 목성과 화성까지 사진에 담았다”며 “영하 12도 추위 속에서 3시간을 기다린 끝에 상상했던 그대로의 겨울동화 같은 풍경이 펼쳐졌다”고 말했다.

2024년 4월 포르투갈 마데이라섬의 해발 1800m 고지대에서 촬영한 은하수다. 14개의 사진을 합쳐 완성했다. 작가는 “바위투성이 언덕 위로 은하수가 아치를 그리며 펼쳐져 마치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며 “10kg의 배낭을 메고 그곳까지 가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었다”고 말했다.

동글동글한 돌 무더기들이 널려 있는 뉴질랜드 모에라키 볼더스 해안에서 본 은하수다. 작가는 “은하수가 하늘에서 폭포수처럼 바다 위로 쏟아져 내리고 있다”고 표현했다.

해발 3500m에 위치한 아르헨티나 후후이의 광활한 소금평원에서 본 은하수다. 작가는 “밤에 소금을 채취하는 연못에 도착하자 갑자기 바람이 잦아들고 공기가 무거워지면서 기묘하면서도 매혹적인 분위기가 조성됐다”며 “은하수의 위치가 너무나 완벽했을 뿐 아니라 지평선은 대기광으로 인해 다양한 색조로 물들여져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