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여성시장 측근비리로 권한제한
이탈리아의 포퓰리즘 정당으로 분류되는 오성운동이 12월18일 자기 당 소속의 첫 로마 여성 시장인 비르지니아 라지(38)의 측근 비리 의혹과 관련해 그의 권한을 제한하는 조처를 취했다.
오성운동은 2013년 총선에서 창당 4년만에 제2당에 오를 만큼 급부상한 정당으로,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로마 역사상 최연소이자 최초의 여성 시장을 당선시켰다.
그러나 ‘반부패’와 생활밀착형 정치를 내세운 라지 시장이 임명한 로마시 고위간부들이 최근 잇따라 부패 혐의로 체포되거나 사임하자, 오성운동은 라지 시장이 “중요한 결정”을 할 때엔 당 지도부의 승인을 받도록 권한을 제한했다고 <아에프페>(AFP) 등 외신들이 전했다. 기성 정치에 대한 대중들의 불신과 염증을 업고 차기 총선에서 집권까지 넘보는 오성운동이 재빨리 ‘구태 정치’와 거리를 두는 모양새를 보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코미디언 출신의 베페 그릴로 오성운동 대표는 17일 밤 자신의 블로그에 “우린 오늘부터 분위기를 쇄신한다. 잘못은 바로잡아야 하며 의문의 여지를 남겨선 안 된다”고 썼다. 그릴로 대표는 “로마시는 비르지니아 라지 시장과 오성운동과 함께 갈 것”이라면서도 “실수가 있었고, 라지 시장도 그걸 인정했다. 그는 세상에서 가장 못믿을 사람들을 신뢰했다”며 부패 관료와 선을 그었다. 그는 또 라지 시장에게 “공직자 임명과 같은 중요한 결정은 앞으로 당 지도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경고했다고 덧붙였다. 현지 언론들은 그릴로 대표가 한때 라지 시장을 출당시키는 최고 수위의 징계까지 검토했다고 전했다.
지난 16일 ‘라지의 라스푸틴’이란 별명을 갖고 있는 라파엘레 마라 로마시 인사국장이 2013년 주택정책국장 재직 시절 부동산 개발업자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체포됐다. 앞서 13일에는 라지 시장의 또다른 측근인 파울라 무라로 환경국장이 도시폐기물업체의 자문을 맡았다가 수사 대상이 되자 사임했다. 영국 <가디언>은 최근 “측근 비리 수사에 따라 라지 시장이 ‘반 기성체제’를 앞세운 오성운동을 뒷받침할 능력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