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꼬리가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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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대 컴퓨터의학 연구소 연구팀은 2월28일(현지시간) 꼬리가 있는 동물과 꼬리가 없는 동물의 유전자를 비교, 꼬리가 있는 동물에게서 발견되는 'TBXT' 유전자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지금은 골반 부근에 흔적으로만 남아있지만, 인간에게도 한때 꼬리가 '있을 뻔' 했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간을 포함해 고릴라, 침팬치 등의 유인원은 약 2500만 년 전 유전자 변이로 인해 꼬리를 잃었다.
이번 연구는 2021년 9월 논문 사전게재사이트 '바이오 아카이브'에 이미 공개된 바 있다. 유인원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꼬리의 발달을 억제하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생했고, 이 유전자가 우세종으로 자리잡으며 후대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당시 가설을 입증하고자 실험 쥐에 해당 유전자를 삽입하는 단계였다.
이번엔 약 2년에 걸친 실험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척추동물의 꼬리 발달을 촉진하는 유전자 140개를 찾았다. 꼬리가 있는 원숭이와 그렇지 않은 유인원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확인했다. 그 결과 꼬리가 없는 유인원에게서 TBXT 유전자에 변형을 일으키는 Alu인자가 발견됐다.
Alu 인자는 영장류가 갖고 있는 DNA 반복염기서열이다. 유전체 여기저기를 옮겨다니며 다양한 돌연변이를 만든다. 이 과정에서 유전체가 진화하거나 유전적 질병이 발생한다.
연구팀은 유전자가위(크리스퍼캐스-9· CRISPR-Cas9)를 이용해 실험 쥐 배아의 TBXT 유전자에 Alu 인자를 삽입했다. 그 결과 배아 단계에서 Alu 인자가 삽입된 생쥐는 꼬리가 짧거나 아예 꼬리가 없는 채로 태어났다. Alu 인자가 TBXT 유전자에 변형을 일으켜 꼬리의 유무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또 Alu 인자를 삽입할 경우 신경관에 결손이 발생한다는 사실도 함께 확인했다. 연구팀은 "인간 신생아 1000명 중 약 1명은 Alu인자에 의한 돌연변이로 신경관이 결손된 채 태어난다"며 "꼬리의 진화가 오늘날까지도 인간의 건강에 계속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