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d만물유심조 2024. 2. 2. 18:37

입춘:2024.2.4.
立春은 24절기 가운데 첫 절기로, 이날부터 새해의 봄이 시작(일부에선 동지를 주장)된다고 한다. 따라서 예전에는 이날을 기리고 닥쳐오는 일년 동안 大吉 多慶하기를 기원하는 뜻에서 갖가지 의례를 베푸는 풍속이 있었으나 근래에는 더러더러 입춘축만 붙이는 가정이 있을 뿐이다.
아직은 추운 겨울이나 조금은 햇빛이 강해지고 밝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동지가 지난 후 태양이 다시 북반구 쪽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북반구 쪽의 지구가 천천히 달구어지는 시차가 존재하여 입춘이 지난 후 한 달 정도 지나야 계절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다. 실제로는 춘분이 되어야 본격적인 봄이라고 할 수 있으며, 보통 3월 6일경인 경칩이 되어야 봄이 시작된다.

입춘은 음력으로 섣달에 들기도 하고 정월에 들기도 하며, 윤달이 들어있는 해에는 반드시 섣달(12월)과 정월에 두 번 들게 된다. 이것을 복입춘(複立春), 또는 재봉춘(再逢春)이라고 한다. 또 쌍춘년(雙春年)이라고 하여 그해에 결혼하는 것이 길하다고 한다. 입춘 전날은 절분(節分)이라 하였고, 철의 마지막이라는 의미로 '해넘이'라고도 불리면서 이날 밤 콩을 방이나 문에 뿌려 마귀를 쫓고 새해를 맞이했다.

입춘은 새해의 첫째 절기이기 때문에 농경의례와 관련된 행사가 많다. 입춘이 되면 도시 시골 할 것 없이 각 가정에서는 기복적인 행사로 입춘축(立春祝)을 대문이나 문설주에 붙인다. 입춘축을 달리 춘축(春祝), 입춘서(立春書), 입춘방(立春榜), 춘방(春榜)이라고도 한다. 입춘이 드는 시각에 맞추어 붙이면 좋다고 하여 밤중에 붙이기도 하지만 상중(喪中)에 있는 집에서는 써 붙이지 않는다. 입춘축을 쓰는 종이는 글자 수나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가로 15센티미터 내외, 세로 70센티미터 내외의 한지를 두 장 마련하여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국태민안 가급인족(國泰民安 家給人足) 등의 문구를 많이 써 붙였다. 입춘방 중 입춘대길은 남인의 거두 미수 허목이 만들었고, 건양다경은 우암 송시열이 만들었다. 그 외에 한지를 마름모꼴로 세워 ‘용(龍)’자와 ‘호(虎)’자를 크게 써서 대문에 붙이기도 한다.

여기에서 ‘건양’은 고종즉위 33년부터 다음 해 7월까지 쓰인 대한제국 고종황제의 연호(1896∼1897)다. ‘건양다경’은 그 당시 나라가 태평하고 백성이 편안하다는 뜻의 국태민안(國泰民安)을 비손하는 뜻에서 집집이 써서 붙였다고 한다. 최근에는 한글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입춘을 봄으로 들어간다고 하여 ‘들봄’, ‘건양’은 ‘널리 퍼지는 따뜻한 봄볕’이라고 생각하여 ‘한볕’으로 바꿔 "들봄한볕 기쁨가득"으로 쓰기도 한다. 또 “새봄 큰 기운 좋은 일 가득”을  쓰기도 한다.

세시풍속으로 '아홉차리’가 있는데 이날은 각자 맡은 바에 따라 아홉 번씩 일을 되풀이하면 한 해 동안 복을 받고, 그렇지 않으면 액을 받는다고 생각했다. 글방에 다니는 아이는 천자문을 아홉 번 읽고, 나무꾼은 아홉 짐의 나무를 하며, 노인은 아홉 발의 새끼를 꼰다. 계집아이들은 나물 아홉 바구니를, 아낙들은 빨래 아홉 가지를, 길쌈을 해도 아홉 바디를 삼고, 실을 감더라도 아홉 꾸리를 감는다. 또 밥을 먹어도 아홉 번, 매를 맞아도 아홉 번을 맞았다. 아홉 번 한다는 뜻은 우리 조상이 ‘9’라는 숫자를 가장 좋은 양수(陽數)로 보았기 때문이다. ‘아홉차리’는 정월대보름 풍속으로 보기도 한다. 가난해도 부지런하고, 열심히 살라는 교훈이 담긴 세시민속이다.
‘신구간(新舊間)’이란 해마다 대한 5일 후부터 입춘 3일 전까지의 기간으로 제주도 고유의 풍습인데 한 해에 한 번씩 있는 신들 사이의 인사이동 기간으로 이때는 땅 위의 모든 신이 옥황상제께 새로운 임무를 부여받고자 하늘로 올라간다고 한다. 그래서 신들이 없는 시기가 되는데 이때 이사를 하거나 해 묵은 집수리를 하면 동티(액)를 막을 수 있다고 하는 풍습이다. 또 '입춘굿놀이'도 제주도에서 하는 놀이로 탐라국 시대에 임금이 직접 쟁기를 잡고 백성에게 시범을 보인 데서 유래 되었다고 한다.
'입춘수 받아 마시기'로 입춘수(立春水)는 입춘 전후에 받아 둔 빗물을 말한다. 이 물로 술을 빚어 마시면 아들 낳고 싶은 남정네의 기운을 왕성하게 해준다고 생각했다. 참고로 가을풀에 맺힌 이슬을 털어 모은 물은 추로수(秋露水)인데 이 물로 엿을 고아 먹으면 온갖 병을 예방한다는 믿음이 있었다.

입춘 점복은 지방마다 다른데 열양세시기(洌陽歲時記)에 보면 보리뿌리점(麥根占)이라 하여 농가에서는 입춘날 보리뿌리를 캐어보아 그해 농사의 풍흉을 점치는데, 보리뿌리가 세 가닥 이상이면 풍년이고, 두 가닥이면 평년이고, 한 가닥이면 흉년이 든다고 한다. • 서울에서는 입춘날 보리뿌리를 보아 뿌리가 많이 돋아나 있으면 풍년이 들고 적게 돋아나 있으면 흉년이 든다고 한다. • 경기도 시흥·여주, 인천에서는 입춘 때 보리뿌리를 캐어 보리의 중간뿌리(中根)가 다섯 뿌리 이상 내렸으면 풍년이 들고, 다섯 뿌리에 차지 못하면 흉년이 든다고 한다. • 전남 구례군 마산면 마산리에서는 입춘 때 보리뿌리를 뽑아 살강 뒤에 놓아두면 보리뿌리가 자라는데, 보리뿌리가 많이 나면 길하고 적게 나면 그해 보리가 안 된다고 한다.

각 지방 속신을 보면 • 충남에서는 입춘날 오곡의 씨앗을 솥에 넣고 볶아, 맨 먼저 솥 밖으로 튀어나오는 곡식이 그해 풍작이 된다고 하고, • 제주도에서는 입춘날 집안과 마룻바닥을 깨끗이 청소한 뒤 체를 엎어두었다가 몇 시간 뒤에 들어보면 어떤 곡식이 한 알 나오는데, 거기에서 나온 곡식이 그해에 풍년들 곡식이라 한다. 입춘날 날씨가 맑고 바람이 없으면, 그해 풍년이 들고 병이 없으며 생활이 안정되나, 눈이나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면 흉년이 든다고 한다. 입춘날에 눈보라가 치는 등 날씨가 나쁘면 ‘입춘치’라 한다. ‘치’는 접미사로 보름, 그믐, 조금 또는 일진의 진사(辰巳), 술해(戌亥) 같은 것에 붙여 그 날 무렵에 날씨의 나빠짐을 나타내는 말이다. 따뜻한 봄을 맞이하는 첫날인 입춘에 이러한 입춘치가 있는 것을 농사에는 나쁘다고 생각하였다. • 전남 무안에서는 “입춘날 눈이 오면 그해 며루가 쓰인다.”고 하여, 그해 여름 벼농사에 며루(자방충)가 많이 생겨 해농(害農)한다 하고, • 제주도에서는 입춘날 바람이 불면 그해 내내 바람이 많고 밭농사도 나쁘다고 한다.

또 입춘날 입춘축을 써서 사방에 붙이면 그해 만사가 대길하나, 이날 망치질을 하면 불운이 닥친다고 한다. 제주도에선 입춘날 여인이 남의 집에 가면 그 집의 논밭에 잡초가 무성하게 된다는 믿음이 있어 특히 조심한다. 또 이날 집안 물건을 누구에게도 내주는 일이 없는데, 만일 집 밖으로 내보내면 그해 내내 재물이 밖으로 나가게만 된다고 한다. • 전남 구례에서는 입춘날 절에 가서 삼재(三災)풀이를 하는데, 삼재를 당한 사람의 속옷에 ‘삼재팔난(三災八難)’이라 쓰고 부처님 앞에 빌고 난 후 속옷을 가져다가 불에 태운다. • 경남 창녕군 영산에서는 이날 새알심을 넣지 않은 팥죽을 끓여 먹고 집안 곳곳에 뿌려 벽사(辟邪)를 한다. • 충청도에서는 이날 보리뿌리가 내리기 때문에 보리밥을 먹어야 좋다고 하여 보리밥을 해 먹으며, • 전남 무안에서는 입춘이 일년에 두 번 들면 소금 시세가 좋다고 한다.

입춘절식(立春節食)은 입춘날 먹는 시절음식으로 오신채(五辛菜)라는 다섯 가지 매운맛이 나는 모둠 나물이다. 파, 마늘, 껍질이 누런 자줏빛이고, 속은 흰색인 파보다 더 매운 파인 자총이(紫葱-), 달래, 평지(유채), 부추, 파, 마늘과 비슷한 무릇 그리고 미나리의 새로 돋아난 새순 가운데 노랗고 붉고 파랗고 검고 하얀, 곧 우리 겨레가 좋아하는 오방색을 골라 무쳤다. 노란빛의 나물을 가운데에 놓고, 동서남북에 청, 적, 흑, 백의 사방색(四方色)이 나는 나물을 놓는데 임금이 굳이 오신채를 진상 받아 중신에게 나누어 먹인 뜻은 사색당쟁을 타파하라는 화합의 의미가 있었다고 한다. 또 일반 백성도 식구들의 화목을 상징하고 인(仁)ㆍ예(禮)ㆍ신(信)ㆍ의(義)ㆍ지(志)를 북돋는 것으로 보았다. 또 삶에는 다섯 가지 괴로움이 따르는데 다섯 가지 매운 오신채를 먹음으로써 그것을 극복하라는 의미도 있다고 한다.
이밖에 입춘의 시절식으론 뿌리를 당귀라 하여 약재로 쓰는 승검초(신감채 辛甘菜), 쇠고기 등을 길쭉길쭉하게 썰어 갖은양념을 하여 대꼬챙이에 꿰어 구운 산적(散炙), 죽순나물, 죽순찜, 달래나물, 달래장, 냉이나물, 산갓김치 등이다.

한편, 입춘 때 가장 큰 일은 장을 담그는 일이다. 장은 입춘 전 아직 추위가 덜 풀린 이른 봄에 담가야 소금이 덜 들어 삼삼한 장맛을 낼 수 있다.

속담으로는 입춘 무렵에 큰 추위가 있으면, “입춘에 오줌독(장독·김칫독) 깨진다.” 또는 “입춘 추위에 김칫독 얼어 터진다.”라 하고, 입춘이 지난 뒤에 날씨가 몹시 추워졌을 때에는 “입춘을 거꾸로 붙였나.”라고 말한다. 입춘 무렵에 추위가 반드시 있다는 뜻으로 “입춘 추위는 꿔다 해도 한다”는 말이 생겼고, 격에 맞지 않는 일을 엉뚱하게 하면 “가게 기둥에 입춘이랴(假家柱立春)”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