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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번호가 010으로 되기까지

nyd만물유심조 2024. 1. 17. 20:53


과거  2G 휴대폰을 사용하던 시절 앞자리 전화번호는 011~019까지 다양했다. 현재 대표적인 이통 3사의 경우 SKT는 011, LG U+는 019, KT는 013을 사용했다.

하지만 많은 통신사가 휴대폰 번호 앞자리를 브랜드처럼 만들기 시작했다. ‘프리미엄 전화번호’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모든 통신사가 휴대폰 전화번호 앞자리에만 온 신경을 쏟았다. 가장 먼저 젊음과 신뢰 키워드로 011 번호를 홍보한 SKT가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성공했다. SKT는 특히 2G 이동통신망 서비스에서 대표적인 황금 주파수로 불렸던 800MHz를 통신사 전략으로 내세웠다.

800MHz 대역폭 주파수란 초당 8억 번을 진동하는 주파수를 의미한다. 다른 주파수보다 장애물을 더 잘 통과하는 특성이 있어 당시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황금 주파수로 불렸다. 이로 인해 전파 거리가 상대적으로 길어지고, 통신에 적합한 편이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서비스나 품질보다 점차 전화번호 이미지로 통신사를 선택하기 시작했다. 통신사도 기술보다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홍보에만 열을 올렸다.

- 3G 시대로 접어들며…01X 시대 저물다
3G 서비스가 막 보급되기 전까지도 전화번호를 둘러싼 통신사간 경쟁은 계속됐다. 결국, 2003년 정부가 해결사로 나서 통신사마다 각기 다른 휴대폰 전화번호 앞자리를 010으로 통합하는 정책을 내놓았다. 많고 많은 숫자 중 ‘010’이었던 이유는 통신사마다 010을 제외한 모든 01X 번호를 휴대폰 앞자리로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통신사들은 정부의 정책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현재 우리가 사용 중인 모든 전화번호는 한정된 국가의 자원이기 때문이다. SKT, LG U+, KT 같은 통신사들은 국가의 자원을 빌려 사용하고 있는 셈이죠. 정부는 전화번호 앞자리가 여러 종류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010 하나로 만들 수 있는 전화번호만 해도 8만 개에 달한다. 정부는 이 정도로도 충분한데 다른 번호까지 남겨두는 건 자원 낭비로 여겼다.

2003년부터는 본격적으로 3G 이동통신망 서비스가 시작됐다. 2003년 발표 후 2004년 1월부터 정부는 2G에서 3G로 전환하는 사용자와 2G나 3G를 신규로 개통하는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앞자리 변경을 먼저 권고하기 시작했다. 01X 번호 가입자들은 3G로 전환하려면 010 통합 번호로 변경해야 했다.

그렇다고 바로 모든 사용자의 휴대폰 번호 앞자리가 010으로 변경되지는 않았다. 정부는 여유 기간을 두고 몇 년에 걸쳐 통합했다. 특히 방송통신위원회는 01X 전화번호를 정해진 기간 동안 사용하는 한시적 번호 이동제를 2011년부터 2013년 12월 31일까지 시행하기도 했다. 그동안 01X 전화번호 사용자들은 꼭 010으로 3G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아도 됐다.

따라서 3G 서비스가 실제 대중화된 2010년 초기에는 01X 전화번호로 3G나 LTE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2013년 이후 해당 서비스는 종료됐다. 01X 한시적 번호 이동제를 이용하던 사용자들은 01X 번호를 010으로 수동 변경해야 했다. 그해까지 직접 변경하지 않으면 자동 010으로 전환됐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2G 사용자가 3G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01X보다 010을 전화번호 앞자리 수로 사용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게 됐다. 2G 사용자들만이 01X 전화번호 앞자리를 유지했다. 3G 서비스에서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유심칩이었다. 유심칩 등장 이후 데이터 연결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간단한 음성통화와 메시지 외에도 MMS, 영상통화, 인터넷 서핑 등 현재 스마트폰으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작업들이 가능해졌다.

2011년 쯤에는 3G 기술을 넘어 4G 기술도 상용화되기 시작했다. 초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던 통신사들도 국가의 정책을 반기기 시작했다. 점차 노후화되는 2G 기술을 유지하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2G는 디지털 방식 이동통신 시스템인 코드분할 다중접속(CDMA) 통신 방식 기술을 사용했다. CDMA는 1996년 이후 오랜 시간 사용된 통신 방식인 만큼 기술적으로 뒤처졌다. 무엇보다 이를 유지하기 위한 추가 비용도 피할 수 없었다.

점차 4G와 5G까지 상용화되면서 2G를 사용하는 소비자도 나날이 줄었다. 추가 유지 비용을 들여가며 각 통신사가 2G 통신망 서비스를 제공할 이유도 함께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많은 이동통신사가 2G 서비스 사업을 접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2012년 3월에는 KT가, SKT와 LG U+는 각각 2020년과 2021년 2G 사업을 종료했다.

하지만 사업 종료 전까지도 010으로 전화번호를 변경하지 않은 이용자들이 꽤 있었고, 010을 통합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순탄치 않았다. 010 통합제를 발표한 지 20년에 가까운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반대하고 변경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2021년 막바지에는 ‘010 통합 반대운동본부’까지 만들어져 2021년까지도 관련 시위가 계속되기도 했다.

하지만 LG U+마저 2G 서비스를 종료하며 2G 이동통신망 사업은 완전히 막을 내렸다. 010 자동연결 서비스도 2022년 1월 1일부로 종료되면서 01X 전화번호를 사용하는 사용자 기기의 경우 전화, 문자 등 여러 서비스에 제한이 생겼다.

010으로 한 데 통합하는 과정은 복잡했지만, 곳곳에 흩어져 있던 전화번호로 인한 혼란을 줄였다는 점에서 꼭 필요한 변화였다. 일각에서는 010 전화번호 고갈을 우려하기도 하는데 적어도 당분간은 불필요한 걱정일 것 같다. 정부도 2044년 이전에는 010 전화번호가 고갈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