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최대 무기 ‘거미줄 땅굴’, 서울 지하철 1.5배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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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은 10월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전투중인 하마스의 땅굴은 길이 300마일(약 483㎞)로 추정되는 지하터널이라고 밝혔다. 가자지구 곳곳의 집과 건물 지하를 거미줄처럼 이어서 만들어 ‘가자 지하철(Gaza Metro)’로 불린다. 2년 전 하마스는 지하터널의 총연장이 500㎞에 이른다고 주장했는데, 이 말이 사실이라면 서울 지하철(총연장 350㎞)의 1.5배에 달하는 셈이다.
BBC도 “하마스 지하터널의 길이는 런던 지하철(약 400㎞)를 넘어설 것”이라며 “깊이도 약 최대 40m에 이른다”라고 전했다. 터널의 폭은 매우 좁은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 이후 하마스 측이 터널 굴착에 필요한 전문 장비를 사용할 수 없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북한의 땅굴과 흡사하다는 평도 나온다.
길고 깊은 하마스의 지하터널은 이스라엘군의 지상 작전에 가장 큰 장애물로 여겨진다. 터널엔 수천개의 로켓이 축적됐고, 곳곳엔 지뢰가 설치돼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BBC는 “하마스가 전체 터널 망에 가공할 만한 양의 로켓을 확보했고 부비트랩을 설치할 시간도 충분했다”라며 사전 정보 없이 이스라엘군이 터널에 침투하면 병력 피해가 상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미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지하터널에 고전한 경험이 있다. 2009년과 2014년 가자지구에 이스라엘의 지상군을 투입됐을 때, 갑자기 땅굴에서 나와 기습하는 하마스 무장대원들에게 휘둘려 피해가 컸고, 결정적인 타격을 주지도 못했다. 때문에 “이번에도 이스라엘군은 민간인 사이에 섞인 하마스를 상대하면서 지뢰와 터널로 이뤄진 ‘지옥 같은 덤불’에 직면할 것”(워싱턴포스트)이란 예상이 나온다.
특히 하마스의 지하터널은 게릴라전에 “매력적인 도구”라고 CNN은 전가했다. 세계에서 가장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인 가자지구의 특징 때문이다. 한국의 세종시보다 좁은 약 365㎢ 면적에 약 230만 명의 주민이 거주하는 가자지구에서 건물과 집 지하에 설치된 터널을 정밀 타격하는 건 매우 어렵다는 설명이다.
지하터널을 통한 게릴라전이 이어지면 민간인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이스라엘은 2014년 가자지구 공습 당시에도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려고 했지만 팔레스타인 사망자 약 2000명 중 절반 이상은 민간인이었다고 예루살렘포스트는 전했다.
하마스는 이미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사실상 ‘인간 방패’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 10월7일 기습 공격 이후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자 “건물 지하에 숨어 있는 무고한 가자지구 민간인들이 사망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군사 전문가 리치먼드 바라크 박사는 “하마스는 ‘인간 방패’ 사용에 능숙하다”라며 “과거에도 공습이 임박하면 무고한 민간인을 건물 꼭대기에 올려놓아 이스라엘의 공격을 여러 번 취소하곤 했다”고 짚었다.
하마스가 지하터널을 ‘인질 수용소’로 활용할 경우 이스라엘군의 공격은 한층 주춤할 수밖에 없다. 하마스가 납치한 인질은 약 200~250명 사이로 추정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약 30개국 국적자가 하마스의 인질로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도 지상전이 시작되면 지하터널 곳곳에 배치될 가능성이 높다.
바라크 박사는 “땅굴에선 아이언돔이 작동하지 않는다”며 첨단 군 기술을 장착한 이스라엘군이 하마스 땅굴의 위협에 대처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지상전이 시작되면 전쟁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하마스 수뇌부는 지하터널 속에 지휘통제 센터를 두고 터널을 운송과 통신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