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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의 일생과 익선관(翼蟬冠)

nyd만물유심조 2023. 8. 16. 22:29



매미(蟬, 선)의 한자 이름에는 ‘한 가지’를 뜻하는 단(單)자가 들어 있다. 그것은 매미의 삶 전체가 인내와 단순함을 보여주고 살아가는 영역도 태어난 나무와 그 주변으로 간결함 때문인것 같다.

국내에서 주로 볼 수 있는 매미는 참매미, 말매미, 쓰릅매미, 애매미이다.
"맴~맴~맴~" 우는 건 참매미이고,
"치이이이~" 우는 건 말매미이다.
애매미는 “쓰름쓰름~”,
저녁매미는 “쓰르람쓰르람~” 하는 소리를 낸다.
최근에는 말매미가 더 눈에 띄는 것처럼 보인다. 아열대 기후를 선호하는 말매미는 예전엔 주로 제주 남부지방에서 서식했지만 도시 열섬현상으로 도심에서도 잘 적응하면서 그 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애매미는 기온이 올라가면 상대적으로 활동을 덜 하는데 수풀이나 산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매미는 보통 5~6년, 길게는 17년가량을 산다. 하지만 날개를 지닌 모습으로는 2~3주, 길게는 한 달 밖에 살지 못한다. 매미는 나무 껍질이나 틈에 알을 낳는다. 알 상태로 추운 겨울을 난 다음 다음 해 여름 깨어나, 10~40일만에 애벌레가 된다. 그 뒤 땅속으로 들어가 2~10년 정도 더 지낸다. 그렇게 나무뿌리의 즙을 빨아먹으며 4~5번 허물을 벗은 뒤에야 하얀색의 아기 매미가 된다. 매미 애벌레는 땅속에서 여러 차례 허물을 벗고 자란 뒤 땅 위로 올라와 우화(羽化, 번데기가 날개 있는 성충이 되는 것)하는 것이다. 성충이 된 다음에는 1개월가량을 사는데, 이때 짝짓기를 하고 알을 낳은 뒤 생을 마감한다.

매미는 목으로 울지 않는다. 발음기(진동막)로 불리는 배 아래쪽 V자 모양의 근육을 움직여서 소리를 낸다. 초당 300번 이상 늘였다줄였다 하면서 진동막을 흔들어댄다. 진동막이 한 번 휠 때 발생하는 소리의 압력은 수류탄이 1m 거리에서 터질 때의 압력과 같다. 흥미로운 사실은 매미는 시골보다 도시에서 더 크게 운다는 것. 작게 울면 암컷이 듣지 못할 수 있어서다. 몸집이 클수록 울음도 크다. 크게 울수록 암컷에게 인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미는 수컷만 운다. 소리낼 수 없는 기관이 없는 암컷은 그래서‘벙어리매미’로 불린다. 울음소리를 내는 가장 큰 이유는 암컷과 짝짓기를 하기 위해서다. 다른 수컷에 경고하는 의미도 있다. 매미 소리가 처절할 만큼 요란한 것은 죽을 때가 다가왔다는 뜻이다. 수컷은 짝짓기 뒤 생을 마감하고, 암컷은 알을 낳고 죽는다. 많은 수컷이 합창을 하는 이유는 천적인 새와 거미, 다람쥐 등의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신기하게도 매미는 제 몸 색깔과 비슷한 나무에 붙어 지낸다. 천적의 눈에 띄지 않기 위해서다.

매미는‘온도’와 ‘빛’이라는 두 가지 조건이 맞아야 소리를 낸다. 변온동물인 매미는 보통 15℃ 이상 돼야 울음을 시작한다. 주광성 곤충인 매미는 대부분 한낮에 운다. 매미가 밤에 우는 이유는 가로등 등 환한 인공 빛 때문이다. 밤을 낮으로 착각해 울어대는 것. 특히 빛에 민감한 참매미는 조명 때문에 밤에도 울어댄다. 온도가 내려가지 않는 열대야 영향도 있다. 밤에는 낮과 달리 생활소음이 적어 더 시끄럽게 느껴진다.

참매미 울음소리는 4㎑(킬로헤르츠 ) 정도이며 덩치 큰 말매미 여러 마리가 울때는 평균 울음소리 크기가 80~100dB(데시벨)로 크다. 80dB은 지하철이 역사로 들어오면서 내는 수준이다.

비가 오는 날에는 제한적으로 활동하며 소리를 내는 매미는 수컷뿐이다. 이들이 내는 울음은 짝짓기를 위해 암컷에게 보내는 세레나데이다. 수컷 매미는 비가 오면 암컷이 자신의 소리를 잘 듣지 못한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기 때문에 잘 울지 않는다. 매미는 주로 나뭇가지 사이에서 쉬는데 발톱이 발달해 있어 비가 와도 잘 버틸 수 있다.

사극에서 ‘익선관(翼蟬冠)’ 모자를 쓴 왕과 관리들을 보면, 왕이 쓴 관의 뒤쪽에는 한 쌍의 매미날개가 세로로, 관료들이 쓰는 관모에는 날개가 가로로 붙어 있는데 매미의 5덕을 잊지 말라는 뜻이다. 즉, 그 연유를 보면 3세기경 진(晉)나라 시인 육운(陸雲)이 매미를 유심히 관찰한 뒤 “매미는 머리에 주름이 있어 우아하고(文), 이슬을 먹고 사니 맑고(淸), 남의 곡식을 탐하지 않는 염치가 있으며(廉), 집이 없으니 검소함(儉)이 있다. 여기에 늘 때에 맞춰 행동하는 믿음(信)까지 있다”라고 칭송했다. 그가 이것을 ‘매미의 오덕’이라고 부른 후 관모에 본격적으로 매미날개를 붙이게 됐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