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국가경쟁력 평가, 한국28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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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은 6월20일, 2023년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IMD는 세계경제포럼(WEF)과 함께 국가경쟁력 순위를 발표하는 주요 기관이다. 평가 항목은 경제 성과·정부 효율성·기업 효율성·인프라 등 4개 분야 20개 부문이며, 주요 통계 지표와 설문 결과 등을 통해 평가가 이뤄진다. 평가 결과는 1989년부터 발표되고 있다.
올해 한국의 순위는 조사 대상 64개국 중 28위로, 지난해(27위)보다 한 단계 하락했다. 한국 순위는 2020년 23위를 기록한 후 3년 연속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지난해 32위에 그쳤으나 올해 평가에선 27위로 올라서며 한국을 앞질렀다. 종합 순위 1위는 덴마크가 2년째 차지했다. 2위는 아일랜드였다. 아일랜드는 과거 경제위기로 고초를 겪었으나 임금 인상률 한시적 상한 설정, 법인·소득세 감면 확대 등 정부 정책에 힘입어 경제가 빠르게 재건됐다.
한국은 1인당 소득 3만달러 이상, 인구 5000만명 이상 국가를 뜻하는 ‘30-50 클럽’ 7개국 중에선 미국과 독일에 이어 3위였다. 아시아·태평양 14개 국가 중에선 7위로 지난해(6위)보다 한 단계 떨어졌다.
올해 평가에서 한국의 순위가 떨어진 데는 정부 효율성 부문의 순위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 정부 효율성 순위는 대부분의 하위 항목 순위가 내려간 탓에 작년 36위에서 올해 38위로 떨어졌다. 재정은 32위에서 40위로, 기업 여건은 48위에서 53위로, 제도 여건은 31위에서 33위로 순위가 각각 내려갔다.
특히 재정 부문은 2018년부터 순위가 하락세다. 재정의 세부 항목 중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수지는 9위에서 24위로 크게 떨어졌다. GDP 대비 일반정부 부채 역시 22위에서 29위, 일반정부 부채 실질증가율은 34위에서 56위로 순위가 하락했다. 지난해 2차 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한 예산으로 늘어난 재정 적자와 불어난 국가채무 등이 순위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 효율성 순위는 33위로 지난해와 같았다. 세부 항목 가운데 노동시장(42위→39위)과 경영 관행(38위→35위) 등의 순위는 올랐지만, 생산성(36위→41위), 금융(23위→36위) 등의 순위는 내려갔다. 인프라스트럭처 부문 순위도 16위로 지난해와 동일했다. 다만 저출산 고령화 등 인구 구조의 변화로 인해 기본 인프라(16위→23위)의 순위는 하락했다. 과학 인프라(3위→2위)와 교육 인프라(29위→26위) 순위는 상승했다.
경제 성과 순위는 지난해 22위에서 올해 14위로 올랐다. 세부 평가 항목 중 고용은 6위에서 4위로, 물가는 49위에서 41위로, 국내 경제는 12위위에서 11위로 순위가 올라갔다. 최근 취업자 수 증가와 소비자물가 상승률 하락세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