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실자본주의 지수" 정경유착으로 고통받는 국가 1위 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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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5월2일(현지시간) 정실자본주의 지수(crony capitalism index)를 조사한 결과 러시아가 정경유착 산업부문 억만장자가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19%를 차지하며 전 세계에서 정경유착으로 가장 많이 고통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 1위에 꼽혔다. 러시아는 지난해에도 1위에 올랐다.
이 지수는 GDP 내 정경유착 가능성이 높은 산업 분야의 억만장자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측정한 것으로 카지노업, 석탄업, 방위산업, 예금·투자은행업, 인프라, 에너지산업, 항만·공항, 부동산·건설, 철강·광산, 유틸리티·통신 등 정부 인허가가 필요하거나 정부 의존도가 높은 10개 업종을 정실 자본주의 산업으로 선정해 분석했다.
러시아는 정경유착 외 산업 자본이 20% 수준에 불과하고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 경제의 왜곡된 부분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경유착으로 축적된 러시아 재벌들의 재산은 우크라이나 침공과 서방 제재 등의 영향으로 2021년 4560억달러(610조원)에서 지난해 3870억달러(517조원)로 감소했다.
이 조사에서 2위는 체코, 3위는 말레이시아였으며 싱가포르가 4위, 멕시코가 5위를 차지했다. 인도는 올해 조사에서 10위를 차지했다. 정경유착 자본 비율은 지난 10년 사이 5%에서 8%까지 올랐다.
중국은 전년 조사보다 11계단 하락한 21위에 랭크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강력한 반부패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민간 기업들이 이에 영향을 받기 때문인 것으로 보여진다. 중국의 GDP 대비 정경유착 자본 비율은 2018년 4.4%에서 지난해 2.5%까지 낮아졌다.
미국은 비율이 2%에 불과해 26위에 올랐다. 다만 기술 부문이 포함되지 않은 조사로 이 분야가 포함되면 이 비율은 6% 수준까지 오른다. 지난 2017년의 경우 미국 20대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이 전체 산업 매출 중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에 달했고 많은 대정부 로비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 세계 정경유착 자본가의 재산은 3%인 3조달러(4014조원)로 25년 전 세계 GDP의 1%인 3150억달러(421조원) 대비 10배 가량 급증했다.
증가분의 약 65%는 미국, 중국, 인도, 러시아에서 나왔고 전 세계 정경유착 자본의 40%는 독재 국가에서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