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1.0, 최초 상용 한글 워드프로세서 개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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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1.0이 1989년 4월 24일 한글과컴퓨터에서 개발되어 최초의 상용 한글워드프로세서로 세상에 나왔다.
서울대를 졸업한 이찬진 씨는 알고 지내던 프로그래머 세 명(정내권, 우원식, 김형집)을 모아 한/글이라는 새로운 워드프로세서를 개발해 베타버전인 0.9판을 89년도 초반에 출시한다. 물론 이때의 베타버전은 소규모로 지인들에게 배포되었다고 하고(참고로 우리나라 컴퓨터 관련 산 역사라 할 수 있는 메카인 청계천에 뿌려졌다고 한다. 반응은 좋았으며 사업성을 확인. 테스트용.) 이들은 이듬해 4월24일 ‘아래아한글 1.0’을 내놓는다. 외국 프로그램을 우리말로 옮겨놓은 수준의 삼보 ‘보석글’, 금성 ‘하나워드’와는 차원이 달랐다.
1.0판의 인기는 이듬해 10월9일 한글과컴퓨터(한컴) 창립으로 이어졌다. 92년 내놓은 2.0판은 두 달 동안 3만개가 팔렸고 시장 점유율이 80%를 넘어서면서 창업 3년 만에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다. 2.5판은 94년 ‘서울 정도 600년’ 타임캡슐에 들어가는 영광도 누렸다.
한글 1.0은 5.25인치 2D 플로피 디스크 3장의 360 킬로바이트 용량으로 만들어져 세운상가의 소규모 유통업체 러브리컴퓨터를 통해 4만7천원(10만원이라고도함)의 가격으로 출시되었다. 물론 상용버전인 만큼 매뉴얼도 들어 있었지만, 이때는 대량생산을 하지 못해 링형 바인더로 묶여진 매뉴얼을 제공하는 등 매우 조악한 패키지 구성을 가지고 있었다고 알려져 있다. 이 때 당시에는 외국산 워드프로세서를 한글화한 프로그램들만이 존재하였던 것이 현실이었기 때문에 이는 획기적이었다.
1.0 판의 기능으로는 화면에 나온 모습 그대로 출력할 수 있는 위지위그 편집 기능이 있었고, 8가지 한글/로마자 비트맵 글꼴 역시 지원했다. 아울러 180 DPI 도트 매트릭스 프린터로 인쇄 역시 가능했고, 특수 문자 입력 및 선 그리기 기능 역시 포함하고 있었다. 아울러 당대 8비트 워드프로세서 중에서는 한글카드나 PC 기종에 따라 사용 제한이 걸린 경우도 있었으나, 한글 1.0은 그러한 제한에 구애받지 않고 사용할 수 있었다.
특히 컴퓨터 도입 초기였던 당대, 다른 오피스 프로그램에서는 지원하지 않았던 조합형을 채택하여 11,172자의 한글을 모두 표현할 수 있고 옛 한글도 상당수 지원하는 등, 당대로서는 한글에 가장 최적화된 워드프로세서라는 점이 한글 1.0의 차별화된 특징이었다. 두벌식 자판 및 세벌식 자판을 포함하여 여러 가지 입력 방법을 지원하는 등 한글에 최적화된 면 역시 돋보였다. 당대 나온 한글 소프트웨어가 해내지 못한 일들을 여럿 해내면서, 한글 1.0 출시 이후 한/글은 출시 이후 5년 동안 53만 9천개가 팔리는 호황을 누리기도 했다.
이런 면에서 한글 1.0은 한글 워드프로세서 역사, 나아가 컴퓨터에서 다루어지던 한글의 역사를 바꾸어 놓아 한글의 세계화, 그리고 정보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울러 한/글이 전 세계 워드프로세서 중 돋보이는 토종 소프트웨어라는 점 역시 대한민국 내 컴퓨터 역사의 한 획을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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