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서리, 추상(秋霜)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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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秋霜)은 가을에 내리는 찬 서리로 보통 상강 즈음부터 내린다.
서리는 농작물에 큰 피해를 입히기 때문에 농민에게는 손해만 주는 반갑지 않은 손님이며 소비자들에게도 가격 상승으로 지갑만 얇아지게 하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반갑지 않은 손님인 것이다.
처음 내리는 묽은 서리를 ‘무서리’, 늦가을에 아주 되게 내리는 서리를 ‘된서리’라고 부르며 예부터 ‘무서리 세 번에 된서리 온다’고 했으니, 날씨가 추워질수록 서리가 강해진다는 뜻이다. ‘된서리’가 ‘타격을 크게 받는다’는 뜻으로 쓰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서리가 위에서 아래로 내리는 데 반해 서릿발은 밑에서 위로 솟아 땅속 수분이 얼면서 얼음조각이 흙을 밀어 올리므로 식물을 뿌리부터 상하게 해 서릿발의 피해가 더 큰 것이다.
옛말에 서슬 퍼런 추궁이나 엄한 명령을 ‘추상(秋霜:가을 서리)같다’고 말하며 서릿발 같다고 하였다. 채근담은 동양 최고의 처세서인데, 여기에 “대인춘풍(待人春風) 지기추상(持己秋霜)”이라는 글귀가 나온다. 이 말은 “남을 대할 때에는 봄바람(春風)처럼 따뜻하고 부드럽고 너그럽게 하며,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가을 서릿발(秋霜)처럼 엄격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것을 줄여서 ‘춘풍추상(春風秋霜)’이라고 한다.
우리가 춘풍추상의 삶을 살 것인지 아니면 대인춘풍 지기추상의 삶을 살 것인지는 본인의 의지에 달려 있다. 후자의 삶을 선택한 사람이 많을수록 사회는 혼탁해지고 언젠가는 불행해 질 것이며 춘풍추상의 삶을 사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사회는 깨끗해지고 약속과 원칙, 규칙이 바로서는 사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