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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절기 알아봅시다
nyd만물유심조
2022. 1. 24. 16:30


24절기는 계절을 구분하기 위해 만든 역법으로서 태양의 움직임에 맞춰 1년을 15일 간격으로 24등분한 것이다. 그것은 다시 12절기와 12중기로 나뉜다. 한 달에 들어 있는 두 24절기 가운데 월초(月初)에 오는 게 절기, 월중(月中)에 오는 게 중기에 해당한다. 양력으로 치면 절기는 매월 4∼8일, 중기는 12∼23일 사이다. 계절의 추이를 섬세하게 반영하는 24절기는 농사일 뿐만 아니라, 우리네 삶의 리듬이기도 했다.
음력은 기후와 차이가 크기 때문에 음력 달력만으로는 농사를 짓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었는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양력의 요소를 도입한 것이 24절기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24절기는 음력이 아닌 양력과 잘 맞는다. 다만 후술하겠지만 24절기는 중국, 그것도 베이징과 화북 지방의 기후에 맞춘 것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실정과는 약간 차이가 나는 부분도 있었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세종조에 농사직설 등의 도서를 편찬하게 된다.
지구는 케플러의 법칙에 따라 한쪽 초점에 태양이 위치한 타원 궤도로 공전하고 있고 공전 속도도 일정하지 않아서, 24절기별 시간 간격이 계절별로 다르다. 근일점에 도달하는 1월 경에는 공전 속도가 가장 빨라서 절기 간 간격도 짧으며, 원일점에 도달하는 7월 경에는 공전 속도가 가장 느려서 절기간 간격도 길다. 윤달은 절기 중 12개를 뽑은 중기가 들어가지 않은 달에 넣는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겨울에 공전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윤달은 주로 여름 즈음에 들어간다.
그런데 삼복(초복, 중복, 말복)은 24절기로 착각하기 쉬운 날이지만 24절기에 포함되지 않고 잡절에 속한다. 다만 정하는 규칙에 24절기에 해당하는 날이 기준으로 들어있어 24절기에 의해 정해지는 것은 맞다. 다만 삼복은 십간이 '경'인 날에 든다는 또 다른 특성이 있어서 10일 단위의 날이 되며 해마다 24절기보다는 날짜가 더 확확 변한다. 그래서 한 해의 복은 이듬해의 복과 정확히 360일 또는 370일 간격이다.
한 해 24절기는 음력 1월 입춘(立春)부터 시작된다. 입춘의 '입'은 '곧'이라는 뜻을 가진 설 립(立) 자를 쓴다. 곧 봄이 온다는 뜻이다.
설날 대문에 임금이 세화를 붙였다면 백성들은 입춘에 좋은 뜻의 글귀를 쓴 춘축(春祝)을 붙였다. 백성들은 또 입춘에 보리를 뽑았다. 뿌리가 셋 딸려 나오면 풍작, 둘이면 평작, 하나면 흉작이라고 믿었다.
곧 봄이 온다 해도 입춘엔 여전히 춥다. 요즘도 '입춘 추위'란 말이 있다. 자연이 본격적으로 봄을 알리는 건 우수(雨水)와 경칩(驚蟄) 때다.
우수엔 눈이 비가 되고 얼음은 물이 되며, 기러기가 추운 지방을 찾아 길을 떠난다. 경칩엔 겨울잠 자던 동물이 깨어나기 시작하고, 초목에도 싹이 돋는다.
농사일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건 음력 3월 곡우(穀雨)다. 이 무렵엔 날씨가 고르고 비가 자주 내려 곡식이 자라기에 좋다.
여름이 시작되는 입하(立夏)를 지나 망종(亡種)이 되면 농사일이 제일 바쁘다. 옛 어른들은 망종 시기에 따라 한 해 농사를 점쳤다.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대체로 음력 4월에 망종이 들면 보리농사가 잘 되고, 5월에 들면 보리가 흉작이라고 했다. 낮이 가장 긴 하지(夏至)를 보내면 음력 6월 소서(小暑)가 온다. 한자로는 더위가 시작되는 때지만 장마전선이 걸쳐 습도가 높고 비 오는 날이 많다.
더위는 음력 7월 처서(處暑)에 비로소 멈춘다. 처서에 들판에선 벼가 익어가지만 서늘한 바람이 불면서 일교차가 심해지고, 사람들은 부쩍 쓸쓸해지며 외로움을 탄다. 풀잎에 맺히기 시작하는 이슬이 하얗게 보인다는 음력 8월 백로(白露)들어 가을 기분은 절정에 달한다.
이슬이 찬 공기를 만나 서리로 변할 무렵인 음력 9월 한로(寒露)가 든다. 사람이 추수로 바쁜 중에 자연은 단풍을 드리운다. 하늘엔 참새가 줄고 기러기가 는다. 동물들은 같은 달에 이어 오는 상강(霜降)이면 겨울잠에 들어간다.
입동(立冬) 이후 김장을 하고 나면 땅이 얼고 눈도 내리기 시작한다. 음력 10월엔 소설(小雪)이 있다. 소설엔 바람이 많아 어민들은 배를 타지 않았다.
연중 밤이 가장 긴 동지(冬至)가 따뜻하면 이듬해에 병이 많고, 추우면 풍년이라고 여겼다. 이어 음력 12월 소한(小寒)이 지나면 겨울을 매듭짓는 대한(大寒)이다. 소한의 얼음이 대한에 녹는다는 속담도 있듯 예부터 대한보다 소한이 더 추웠다.